인천시향 정한결 부지휘자의 패기 넘치는 연주
‘민둥산의 하룻밤’ 편곡의 묘미 살려내
공연 후반부 강렬한 오케스트라 ‘절정’

전국 18개 교향악단이 총출동하는 한국의 대표적 클래식 음악 축제로 손꼽히는 예술의전당 ‘2025 제37회 교향악 축제’는 올해 ‘The New Beginning’(새로운 시작)이란 부제를 달고 지난 1일 개막했다.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올해 교향악 축제는 ‘MZ세대’로 불리는 1980~1990년대생 젊은 지휘자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데이비드 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윤한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김선욱)가 젊은 지휘자를 내세웠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은 지난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한결 인천시향 부지휘자가 교향악 축제의 두 번째 공연을 이끌면서 올해 ‘새로움의 물결’에 합류했다.
정한결 지휘자의 교향악 축제 데뷔 무대다. 정한결 지휘자가 교향악 축제의 무대에 오르기까지 인천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공석이라는 약간의 사연은 있었지만, 활기차고 패기만만한 연주를 선보여 무척 인상 깊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인천시향은 이날 공연에서 무소륵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림스키-코르사코프 편곡), 플루티스트 윤혜리가 협연한 이베르의 ‘플루트 협주곡’,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플루트 연주자 윤혜리와 정한결의 신구 조화가 돋보인 협주곡을 사이에 두고 편곡자가 다른 무소륵스키의 대표곡 2곡을 배치한 대칭적 구조의 프로그램이다.

정한결 지휘자는 공연에 앞서 관객들과 만나는 행사에서 “짧은 시간에 인천시향의 다양한 색깔과 캐릭터를 보여주고자 ‘전람회의 그림’을 선곡했다”며 “‘민둥산의 하룻밤’의 경우 무소륵스키의 절친한 동료이기도 했던 림스키가 편곡한 곡을 택했는데, 동료로서 이해하고 다듬은 모범적인 편곡의 묘미를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람회의 그림’은 미술 전시회에서 그림을 보는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한 독특한 형식답게 강렬한 색채를 발현하는 곡인데, 특히 ‘바바야가’부터 ‘키이우의 대문’으로 막을 내리는 이번 공연의 후반부에서 오케스트라가 쏟아내는 강렬함으로 관객들의 반응은 절정에 달했다.
이날 인천시향의 앙코르는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 중 ‘요정의 정원’이었다. 올해는 라벨 탄생 150주년이기도 하다. 인천시향의 앙코르 앞뒤를 합쳐 10분 넘는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