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외부인 출입 철저 봉쇄
김문수 등 같은 건물 몰려 ‘세몰이’

여야 주요 대선주자들이 당별로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고 여의도에 경선 캠프를 잇달아 개소하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통령을 배출한 빌딩’으로 불리는 용산빌딩에 캠프를 차렸고, 국민의힘 주자 역시 정치 명당 자리로 유명한 대하빌딩에 김문수·홍준표·한동훈·유정복 후보가 나란히 붙어 있는 4층, 6층, 9층에서 캠프를 운영 중이다.
용산빌딩과 대하빌딩은 여의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중심지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과거 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가 자리했던 ‘승리의 상징’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도 ‘대선의 기운’을 품은 명당 자리를 두고 ‘이재명 vs 반이재명’ 진영의 ‘기(氣) 싸움’이 치열하다.
캠프 운용 방식에서도 후보들 간 차별화가 뚜렷하다.
이재명 캠프는 실무진 중심의 조용하고 치밀한 분위기를 보이는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같은 건물 안에서 상호 견제와 세몰이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며 긴장감이 연출되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007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듯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며 ‘부자 몸조심’ 모드에 돌입한 태세다.
캠프사무실 입구에는 비밀번호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어 내부 관계자 외에는 접근이 쉽지 않다.
이 후보 측은 언론 인터뷰도 경선 때는 하지 않기로 했으며, 언론 소통창구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캠프 공보 지원방’에서도 외부인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등 방어적 대응을 펼치고 있다.
반면, 김문수·홍준표·한동훈·유정복 후보는 ‘반 이재명’ 연대라도 하듯 한 건물에 몰려 있고, 사무실 운영 방식도 개방형이지만, 캠프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넓은 공간에 기자실을 운영하는 후보와 조직과 직능별 공간 확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한 캠프도 있었다.
국민의힘은 1차 컷오프와 결선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이들 사무실을 모두 대선 후보 선거사무실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멀티 캠프’ 전략을 구사하는 듯했다.
/정의종·하지은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