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 같은 인천서 음악가 꿈꾸는 후배들 돕고파”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독일 유학파 바리톤 안갑성(44·사진)의 이야기에는 ‘동인천 지하상가’ ‘남동국가산업단지’ ‘백령도 해병대’가 등장한다.

화려한 오페라 무대에 서는 성악가에게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한 ‘짠물 내음’이 풍기는 이야기다. 안갑성의 고향은 바다를 곁에 두고 있는 인천 중구 인현동이다. 인현동에서 출발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인천 사람 안갑성’이 ‘성악가 안갑성’으로 나아가는 과정 속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던 소재들이 결국은 필수 요소였음을 알게 된다.

동인천 전성시대의 끝자락을 경험한 ‘동인천 키즈’ 안갑성은 광성고등학교 중창단 ‘아가페’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성악가의 꿈을 키웠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에 99학번으로 입학했다. 예술고 출신 학우들과 경쟁하기 어려워 한때 좌절하기도 했던 안갑성의 마음을 다잡은 건 해병대 생활을 한 백령도였다. 학비를 벌고자 남동산단의 중견 제조기업에서 일하기도 했다. 2007년 독일 유학길에 올라 산전수전을 겪고 2012년 국립오페라단 공연 무대로 금의환향했다. 안갑성은 클래식 음악과 뮤지컬을 넘나드는 전천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클래식 인디밴드라는 독특한 영역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안갑성은 “인천은 언제든지 나를 안아줄 수 있는 엄마 품 같은 도시”라며 “청소년 콩쿠르 같은 무대를 마련해 고향에서 음악가를 꿈꾸는 후배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