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분기 만에 국내 성장률 마이너스 전환… 올 실질 GDP 성장률 -0.2% 전망
건축착공면적, 1월 -85%·2월 -57%
출하대비 재고증가율, 9.1%p 높아
하청 중기 많아… 소비위축시 직격
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인천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부진하면서 제조업과 물류업 등 인천의 주력 산업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이 -0.2%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국내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2분기(-0.2%) 이후 3개 분기 만이다.
2022년 6.8%, 2023년 4.8%의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을 올리며 17개 시도 가운데 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인천 경제도 국내 경제의 후퇴에 먹구름이 끼었다.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 부문의 각종 지표가 올해 들어 악화했다.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인 주요 선행경기지표를 보면 내림세가 뚜렷하다. 인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에 따르면 인천의 건축 허가 면적 증감률은 지난해 1~4분기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7.2%, 2월은 -58.0%를 기록하며 감소 폭이 확대했다. 또 다른 건설 경기 선행지표인 건축 착공 면적 증감률도 지난해에는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5.0%, -57.2%를 기록했다. → 그래픽 참조

제조업 경기 선행지표인 재고순환지표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고순환지표는 제품 출하 증가율에서 제품 재고 증가율을 뺀 수치인데, 올해 2월 기준 -9.1%p로 집계됐다. 제품 판매 증가율보다 재고가 쌓이는 비율이 9.1%p 높았다는 의미로, 소비심리 위축이 반영된 결과다.
재고 적체는 기업의 설비·시설 투자 감소 현상을 심화하고 다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 만큼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인천의 제조 중소기업과 운송·물류업이 생산·소비 동시 감소로 타격을 크게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하운 전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은 “인천 제조업은 서울·경기·충청 등의 고객사로부터 하청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소비 위축으로 생산이 줄면 가장 먼저 위기를 맞는 구조”라며 “인천의 올해 GRDP 성장률은 예년과 비교해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지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들 기미를 보이자 인천시도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지방재정 상반기 신속집행 추진계획’을 수립해 올해 전체 예산 14조6천억원의 62%에 달하는 9조800억원 이상을 집행한다. 소비·투자 관련 사업비 집행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비가 아직 집행되지 않아 재정 투입에 어려움이 있는 사업을 파악한 후 정부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소비투자 부문 활성화를 위해서도 관련 사업비를 신속하게 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