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우동’이 유행한 적이 있다. 동네마다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던 그 많은 우동집들은 어느새 희미한 기억으로만 남았다. 군포에서 나름 짬뽕으로 유명하다는 집들도 ‘○짬뽕’ 형식의 상호명을 취하고 있다. 지난번 명짬뽕에 이어 이번엔 ‘몽짬뽕’이다.
이곳 짬뽕은 야무지다. 일반적인 짬뽕에 비해 국물의 양이 적고 걸쭉한 편으로, 볶음짬뽕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국물이 자작하다. 빈틈 없이 꽉 찬 느낌이다.
내용물도 충실하다. 육지의 돼지고기와 바다의 오징어, 산에서 온 표고버섯이 육해공을 대표해 출격한다. 특히 동그라미 모양의 오징어가 부족함 없이 담겨 있다. 굳이 해물짬뽕이냐 고기짬뽕이냐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말 그대로 그냥 짬뽕이다. 면과 국물, 풍성한 재료의 조화가 참 좋다.
짬뽕은 일단 국물 한 입이 시작. 굉장한 밀도다. 고춧가루를 가득 품은 국물이 사방에서 혀를 조여 온다. 마치 2002년 히딩크식 압박 수비에 다른 나라 축구팀들이 혀를 내둘렀던 것처럼 국물에서부터 강한 임팩트가 느껴진다. 일반적인 떡볶이 국물 정도의 묵직함을 생각하면 된다. 국물 뿐 아니라 면에도 짬뽕의 불향이 진하게 배어 있다.

이곳에선 짬뽕과 함께 적당량의 공기밥이 함께 나온다. 면을 먹고 난 뒤 국물에 말아먹으라는 뜻일 텐데, 원체 국물의 양이 적기 때문에 평소보다 빠른 스피드로 면을 걷어내야 한다. 말아 먹는 느낌보다는 비벼 먹는 느낌에 가깝다. 이게 또 별미다. 하지만 면을 먹는 데 시간을 지체할 경우 얼마 되지 않는 국물을 면이 다 빨아들이게 돼 국물 없이 공기밥과 단무지만 먹게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입 주위를 닦고 또 닦았건만 거울을 보니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그 모습이 재밌어 웃고 짬뽕의 행복에 겨워 또 웃는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