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선정 대표축제 공모 탈락
도비 끊겼지만… 흥행·저력 입증
지난해 관람객比 50% 이상 증가
내실있는 행사 마련도 주효 분석

“이래도 대표축제가 아니다?”
경기도는 군포철쭉축제를 외면했지만 시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도가 선정하는 대표관광축제 공모에 탈락하며 도비 지원이 끊긴 어려움 속에서도 일주일 간 54만 명이 넘는 역대급 방문객들이 축제 현장을 찾으며 10년 넘게 이어져 온 축제의 저력이 입증됐다.
30일 군포시에 따르면 ‘시민의 일상이 축제가 되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19~27일 군포시 철쭉공원 일원에서 열린 제11회 군포철쭉축제에 총 54만5천802명의 방문자가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객 수(36만370명) 대비 50% 이상 늘어난 수치며, 시 인구가 25만4천여 명인 점에 비춰보면 군포시민 전체 수의 두 배 넘는 시민들이 축제 현장을 찾은 셈이다.
인파 속에도 별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특수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성황리에 축제가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축제 개최 전 준비 과정에선 부침이 반복됐다. 철쭉축제가 경기도 대표관광축제 공모에서 탈락해 지난해 지원받았던 7천만원의 예산이 사라졌다. 이후 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문화사계’ 행사가 철쭉축제와 함께 개최되는 것으로 결정되며 전화위복(3월13일자 9면 보도)이 되는 듯 했으나, 전국적으로 ‘산불’이라는 변수가 발생하며 문화사계 행사는 돌연 취소됐다.
이처럼 예산 문제로 축제 규모가 과거 대비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높았지만, 이를 극복한 건 일반 시민들이었다.
축제 현장을 찾은 이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라이브와 숏츠 영상 등을 활발히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실제 한 시민이 올린 유튜브 라이브 영상 조회수는 4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봄철 나들이를 계획하던 시민들에게 홍보돼 상춘객들이 몰려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축제는 두 번 이상 방문한 N차 방문객이 특히 많았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족한 예산 속에서도 지역 예술인들의 알찬 공연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등 내실 있는 행사를 마련한 부분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통해 도심 속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일상 속 축제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은호 시장은 “지역축제의 지평을 넓힌 올해 군포철쭉축제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시민들이었다”고 밝혔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