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소 대선 출마
대통령 40세 이상 제한, 시대착오적 조항
젊은 세대와 정책 민감한 4050 공략 자신
■ 대통령실·국회 이전
애매한 세종시 상태, 대한민국의 큰 손실
대전·세종 청사… 행정 중심지 충청 완성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지난 28일 한국지방신문협회(경인일보 등 9개 지역 대표 신문)와의 인터뷰에서 “빅텐트를 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그는 “정치적으로는 함께 못하더라도, 안철수 의원처럼 지향점이 비슷한 사람들과 과학기술이나 AI를 위한 고민을 함께 나눌 ‘스몰텐트’는 칠 의향이 있다”며 “무작정 이재명을 막기 위한 빅텐트 같은 건 하고 싶지 않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성남시가 아닌, 정부교부금을 타서 써야 하는 지자체장이었어도 무상시리즈를 할 수 있었을까. 그 행정능력이라는 건 성남시에 국한된다”며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만들고 지분을 확보해 세금을 안 내도 되게 하겠다는 건 과한 선동이고 그런 게 한계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최연소 대선 출마’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연령 하한 규정을 바꿀 생각은 없나
“만 40세 제한이 헌법사항이어서 이를 바꾸려면 개헌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30대 때도 대통령을 했고(프랑스 하한 연령은 만 18세, 미국은 만 35세), 우리나라도 박정희 대통령이 마흔여섯에 대통령을 했으니 40대 대통령이 없었던 게 아니다. LG나 한화 등에서는 벌써 30~40대 총수들이 나온다. 대통령은 40세 이상이 해야 한다는 건 세계적인 조류에 맞지 않고 시대착오적 조항이란 생각이 든다.”
- 제일 먼저 대선 후보가 되어 현장을 다니고 있다. 이준석에 대한 인식은 어떤 것 같나.
“우리가 강남역에 사무실이 있는데 젊은 세대의 경우 가만히 피켓만 들고 서 있어도 거의 열광한다. 또 대선마다 정책에 민감한 계층이 있는데 그게 40대~50대다. 가정을 이끌면서 아이를 키우고, 지출이 많다 보니 조그마한 세금정책·지원금정책·주택정책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바로 이 40~50대 공략이 진검승부라 보고 있다. 실제로 40~50대는 나를 만났을 때 정책 질문을 매우 많이 한다. 그 승부에 있어 ‘우리 자신 있다, 한번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리겠다.”

- 대통령실·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나는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이긴 국민의힘 당대표였다. 당시 우리가 당론으로 밀던 게 ‘KTX 세종역 설치’와 ‘세종시 (행정수도)완성’이었는데, 세종시가 저렇게 애매한 상태로 있는 건 대한민국의 큰 손실이다. 행정기관 이전이 지지부진하니까 세종에 가도 그냥 대전과 이어진 도시 정도로 여겨진다. 대전청사와 세종청사를 잘 연계한다면, 행정의 중심지가 충청권으로 많이 이동할 것이다. 그래서 내세우는 슬로건이 ‘노무현의 꿈, 박근혜의 소신, 이준석이 완성시키겠습니다’이다.”
- 수도권 집중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다
“수도권 시각에서는 집적화가 오히려 국토 발전에 유리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효율화엔 집중화가 옳긴 하다. 그런데 효율화라는 게 단순히 서울에 5천만명을 다 수용할 순 없지 않나. 서울 인구도 줄기 시작했다. 굳이 말하자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여러 핵심 지역이 있어야 하는 건 사실이다. 여기서 무턱대고 재정을 균등 배분했다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어느 정도 자율경쟁 요소를 도입해 지자체장들과 지자체 의회가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
- 자율경쟁의 구체적인 방안은 뭐가 있을까
“국내 지자체는 경쟁할 수단이 없어 경쟁이 안 되는 거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조정하는 식의 정책을 지자체는 펼 수가 없다. 일론 머스크가 사업장을 텍사스 스타베이스로 옮기려는 이유가 규제와 세율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 지자체 레벨의 규제조례 수준으로는 규제를 고칠 수도 세율을 조정할 수도 없다. 수도권 기업이 지역으로 이전할 기반이 없는 거다. 내가 오래전 책에 썼던,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같은 건 지역 입장에서 굉장한 기회로 봐야 한다. 전기 집약적 사업들이 충분히 지역으로 갈 수 있다. 여기에 지방 법인세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 등이 생긴다면 에너지 사정이 좋은 곳 중심으로 산업이 발달할 것이다.”

- 빅텐트 또는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에 대한 입장은
“빅텐트를 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정치적으로는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안철수 의원처럼 지향점이 비슷한 사람과 과학기술이나 AI를 위한 여러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스몰텐트’는 칠 의향이 있다. 무작정 이재명을 막기 위한 ‘반이재명 빅텐트’ 같은 건 하고 싶지 않다. 빅텐트라 하면 가장 큰 축인 국민의힘과 하는 것일 텐데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계산이 섰기 때문에 뛰는 것이고, 완주가 아닌 당선을 목표로 가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내 지지율이 치고 올라갈 때 2주일이 채 안 걸렸다. 총선 나흘 앞두고 발표된 조사가 (이준석)27% 대 43%이었다.”
- 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떤 상황이 될 거라고 판단하나
“한덕수 총리를 추대하려는 그런 섣부른 움직임 때문에 당내 내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한 총리가 단일화 경쟁에서 대선 주자가 된다 하더라도 그다음의 기술적인 문제를 풀기가 어렵다. 입당하는 순간 가처분에 걸릴 수 있다. (한덕수로 단일화될 경우)후보를 넘겨주는 절차는 없다. 국민의힘 후보가 사퇴하고 한 총리가 입당해서 다시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이 절차를 안 거치면 누군가 가처분을 걸 것이다. 애초에 한덕수 시나리오를 기획했다면 왜 5월3일까지 경선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정적일 때 안 좋은 얘기들이 나올 거고 당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질 것이다.”
■ 빅텐트
당선을 목표로… 무작정 ‘반이재명’ 거부
지향점 비슷하면 ‘스몰텐트’ 의향은 있어
■ 국민의힘·이재명
국힘, 한덕수 추대 움직임에 내분 가속화
李, 행정 능력 장점은 성남시장에만 국한
-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서슬 퍼렇던 시절에도 계속 경고하며 비판해왔고 윤 대통령의 위험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패싱 입당 등 처음 윤 대통령에게서 이상한 낌새가 보였을 때 진영논리로 덮어주려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독재자가 될 기미가 보이거나 조금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유권자들이)바로 쳐냈으면 좋겠다. 지금도 우리가 봤을 때 상식을 뛰어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필터링을 잘했으면 좋겠다.”
- 이재명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한다면
“기회 포착 능력은 뛰어난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점에 탄핵을 가장 먼저 언급해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중앙에서 한순간에 주목받은 것도 메시지 능력이고, 다른 사람에 비해 돈(예산)을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쓰는 건 행정 능력일 거다. 그러나 성남시가 불교부 단체였기 때문에 이는 한계가 존재한다. 정부교부금을 타서 써야 하는 지자체장이었어도 ‘무상시리즈’를 할 수 있었을까. 장점인 행정능력이라는 건 성남시장에 국한된 거다. 당장 경기도지사 되고 나서는 돈 쓸 곳이 많아지니까 무상 시리즈를 많이 못 했다. 이 후보는 주어진 상황에 최적화해서 유권자의 표를 사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게 강점이라고 본다.
지금 내세우는 비전 같은 건 비논리적인 게 많다.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식의 장밋빛 비전을 국민들에게 너무 가볍게 준다. 만들겠다는 데 그치지 않고 거의 30% 지분을 확보해 세금을 안 내도 되게 하겠다는 건 과한 선동이다. 그런 게 한계점이 될 거다.”

- 본인 만의 정치철학과 장점은
“나는 내가 맞는 말을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라는 게, 처음엔 얻어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나는 정치를 길게 해야 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30년 가까이 정치를 한다 치면 지금 판단에 대해 10년 뒤, 20년 뒤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기에 다른 정치인보다 훨씬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려 한다. 이재명 후보가 가덕도신공항 무조건 하면 된다 해도 가덕도가 개항할 무렵에는 책임 안 져도 되는 위치에 가 있을 거다. 내가 의견을 내면 개항할 때쯤 결과에 책임져야 할 상황이 온다. 그래서 나는 정치할 때 60~70대 정치인들과 저는 완전히 다른 지점에서 바라본다. 그게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좋은 일일 거다.”
이준석 후보는?
▲1985년(서울 출생)
▲서울과학고등학교 조기졸업
▲美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경제학 전공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국민의힘 대표(사상 최연소 제1야당 대표)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개혁신당 대표
▲제22대 국회의원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