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당선자는 유별난 부인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이 당선자가 한복을 입고 김윤옥 여사와 함께 다정한 한때를 보내는 모습.
19일 제 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는 그야말로 '신화의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 목부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과 싸웠고,70~80년대 산업화 시대엔 '현대신화'를 만들었으며, 서울시장 시절엔 '청계천 복원'이라는 정치신화를 이뤘다. 이번 대선에서는 BBK 사건에 연루,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고, 선거 막바지에는 'BBK를 자신이 설립했다'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명박 특검법안'이 국회를 통과되는 수모를 당하면서 당당히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오뚝이'같은 인생 역정을 겪어야 했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는 '신화'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야심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뼈저리게 가난했던 유년시절
자수성가한 인물로 한때 샐러리맨들의 신화로 불렸던 그의 인생역정은 지난 1941년부터 시작된다.

가난한 목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어머니를 도와 생활전선에 나서야 했다. 학교 앞과 시장에서 좌판상을 하던 어머니를 따라 머리를 숙여야 했던 그 역시 김밥과 풀빵, 뻥튀기, 과일 등을 팔며 고학으로 경북 포항 동지상고 야간부를 졸업했다. 그는 이 시기를 "굴 껍데기처럼 우리 대가족에게 들러붙은 가난은 내가 스무살이 넘어서도 떨어질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번 후보자 연설에서 "어린 시절 어머니가 여학교 앞에서 좌판상을 할때 옆에서 머리를 숙이고 있는 저에게 '얘야 뭐가 부끄러워 머리를 숙이느냐.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라'는 교훈을 배웠다"면서 회고하기도 했다.

1959년 12월 그는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동생과 함께 서울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부모님은 이태원 판자촌에 단칸방을 얻어놓고 시장에서 노점을 했다. 작은방에는 부모님과 동생이 누워 다리조차 펼수 없었기에 달동네 합숙소에서 일당노동자로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매일 새벽 일자리를 찾아 달동네 산 꼭대기에서 허겁지겁 달려야 했던 시절, 그의 발길은 자신도 모르게 동숭동이나 안암동, 신촌 같은 대학로로 향했다.

▲ 이명박 당선자는 고려대 상과대학 학생회장을 지내며 '한·일 국교정상화'를 반대하는 6·3시위를 주도하다 징역 3년에 집행유에 5년을 선고받고 6개월간 복역했다. 당시 법원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당선자의 모습.
생존만이 유일한 과제였던 그 때 "대학시험이라도 한번 쳐보자, 시험에 합격만 하면 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중퇴가 된다"는 엉뚱한 생각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청계천 헌책방에서 책을 얻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불 좀 끄라는 노동자들의 원성을 들어가며 공부한 끝에 61년 고려대 상과대학에 합격한다.

어머니가 행상을 하던 이태원 재래시장에서 환경미화원 생활을 하며 대학을 다녔던 그는 상과대 학생회장 시절 '한·일 국교정상화'를 반대하는 6·3시위를 주도했다가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 유예 5년을 선고받고 6개월간 복역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운동권 학생이라는 이유로 취직을 할 수 없었던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고, 청와대와의 담판 끝에 1965년 현대건설에 입사한다. 국영기업체나 해외유학으로 그를 회유하려했던 정부를 향해 그는 "한 젊은이가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데, 국가가 그 길을 막는다면 국가는 젊은이에게 영원한 빚을 지는 것입니다"라고 했던 것이나, 현대건설 면접에서 "건설이 뭐라고 생각하나?" 라고 묻는 정주영 회장의 말에 "건설은 창조입니다"라고 했던 그의 말은 지금도 여러사람들을 통해 회자되고있다.

#현대 신화 주역
▲ 이명박 당선자가 현대건설 대표이사 시절 중동의 현대건설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현대건설에 입사한 그는 입사 5년 만에 이사, 12년만인 77년, 만 35세의 나이에 현대건설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며 '샐러리맨의 신화'가 됐다. 당시 제 1위인 삼성그룹에서는 현대의 파격적인 인사에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 중국의 장쩌민 주석, 구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 등과 교류를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CEO로서 국제적인 감각을 폭넓게 익혀 왔으며, 세계에서 3번째로 긴 말레이시아 페낭대교(연륙교)를 건설하고, 이라크 화력발전소를 짓는 투혼을 보였다.

목숨을 걸고 현장 폭도로부터 끝까지 금고를 지켰던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사건이나 국보위를 상대로 피눈물을 흘려가며 현대자동차를 지켰던 일은 그를 주인공으로 했던 TV 드라마 '영웅시대'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정계입문
▲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박근혜 전 대표와 경선을 펼치던 시절의 이명박 당선자.
1992년 이명박은 27년간의 현대생활을 마치고 14대 총선에서 민자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다. 96년 15대 총선에서는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4선인 이종찬, 청문회스타인 노무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으며, 2002년 7월부터 4년간 민선 3기 서울시장으로서 기업에서 배운 경영마인드를 공공 행정에 도입한 새로운 경영행정을 대도시 서울에 확립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했던 '청계천 복원 사업',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차질 없이 성공시켜 강한 추진력을 인정 받았다.

대규모 개발계획이 세워져 있던 뚝섬 125만5천900㎡를 시민의 숲으로 만든 것도 그의 치적 사업이다. 예산을 매년 8천억원씩 절감해 서울시 재정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지하철 건설 부채를 반으로 줄이기도 했다.

이같은 업적으로 서울의 변화와 이명박의 리더십은 타임즈, 비즈니스위크, 파이낸셜타임즈 등 국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차와 시멘트로 가득했던 서울 도심에 생명의 물길을 연 청계천복원사업은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올해의 히트상품, 베니스비엔날레 최고시행자상 수상 등 국내외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명물로 발돋움했다.

#한반도 대운하 대선 최대 공약으로
▲ '청계천 신화'는 '이명박'이란 이름을 전 국민의 뇌리에 각인시킨 일등 공신이다. 서울시장 재직 당시 이명박 당선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청계천 복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울시장 퇴임 이후 지난 10월부터 한나라당 경선에서부터 대선 직전까지 1년 2개월간 대선후보 1위의 반열을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서울시장 퇴임 이후 그는 대한민국 성장 동력을 찾아 국내외 정책탐사를 나서며 대선주자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경제 부활의 대동맥인 '한반도 대운하', 100년을 먹고살 미래의 쌀을 만들 '국제과학기업도시', '7% 경제성장-4만달러 국민소득-7대 강국'의 목표를 세운 '대한민국 747' 등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국가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굵직굵직한 비전들을 내놓으면서 대한민국 정치에 새로운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유럽의 운하 정책과 과학 도시, 미국의 대도시 행정, 두바이의 도시 혁명, 인도의 BT, IT 등을 탐사하며 대한민국의 미래지도를 그리기도 했다.

이 당선자가 탄생한 것은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과 당원들의 기대때문으로 해석될 정도로 경제 마인드가 있는 후보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경제위기, 국외적으로는 북핵과 안보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최강의 적임자라는 것이 이 당선자측의 자평이다.

#강력한 추진력과 지역주의 극복할 적임자

이 당선자는 한나라당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유일한 인물로서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벽을 뛰어넘어 온 국민으로부터 고루 지지 받는 통합대통령이라는 평가다.

샐러리맨 신화와 청계천 신화를 만들어낸 '이명박 리더십'의 원천은 '강한 추진력'과 '실행능력' 이다. 이는 지독한 가난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형성된 자수성가형 투지, 종업원 98명의 중소기업을 16만8천명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길러진 철저한 기업가 정신, 민선 3기 서울시장으로서 1천만 서울시민의 살림을 책임지는 기업가적 경영 마인드, 공무원사회에 경영행정의 효율을 불어넣는 도전정신이 결합되어 가능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이 당선자 지지자들은 "국가에도 경영 마인드가 절실한 시대에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서는 실물경제의 경험,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국제 감각, 희망과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실천력 등이 필요하다"며 "이 당선자에게서 이 모든 경쟁력을 발견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민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제1의 기대치가 '경제살리기'에 초점이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