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합의 ‘경제전권대사’ 임명해야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와 만나 협력방안 강구”

“경선 돌입하지만 정치적 유불리 따질 때 아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제21대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제21대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행보로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대응하기 위해 미국 출장 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트럼프 정부에 대응할 ‘경제전권대사’ 임명과 수출방파제 구축 등을 주장해온 김 지사는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며 미국을 직접 찾아 협상에 나선다.

김 지사는 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후 곧바로 미국 미시간주로 출국했다. 김 지사는 미국 자동차 완성차 3대회사(GM·포드·스텔란티스) 소재지인 미국 미시간주에 2박4일(9일~12일)간 머물며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와 만나 ‘관세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김 지사와 휘트머 주지사간의 만남은 김 지사 취임 후 세 번째다.

김 지사는 이날 출마 선언을 한 뒤 출국 보고를 통해 “지난주 평택항에서 자동차 업계와 간담회를 가졌다. 업계의 절규를 들었다”며 “정치권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있는 공직자로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제21대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제21대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어 “휘트머 주지사를 직접 만나 경기도-미시간주, 한-미 양국 자동차 산업의 상생을 위한 강력한 협력 거버넌스를 만들고 오겠다”며 “미시간 주정부뿐만 아니라, 현지 한국 부품 기업들과도 관세 전쟁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 우리 기업들을 각자도생의 정글에 방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조기 대선 국면 전환으로 곧장 경선 과정에 돌입한 시점에서 4일 공백이 생긴다는 리스크를 안고도 출장을 결정한 것에 대해선 “무역전쟁과 트럼프 관세 폭탄에 너무나 절박하게 대처해야할 사안이기 때문에 개인의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선 기간에 나흘이면 금쪽같은 시간이지만 별다른 고민 없이 담대하게 떠나게 됐다”며 “경제 운영을 책임져 왔고 글로벌 경험이 많은 제가 직접 나서 국내 자동차 산업, 더 나아가 경제 전반에 대해 대응책을 만들어 실천에 옮기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으로 28분여간 통화한 것에 대해선 “만시지탄”이라며 대응이 늦었다고 비판을 가했다. 김 지사는 “어제 통화를 보면 트럼프 정부 뜻에 수용한다는 기조가 보이는데, 한국의 관세 정책이 과연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정치적 리더십 공백과 무정부 상태에서 트럼프 정부로부터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것이 아쉽다. 여야정 합의로 경제전권대사를 임명하고, 당당하게 우리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김 지사는 “계엄과 내란이 우리 민생과 경제에 남긴 상처가 너무 크다.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지금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먹고 사는 삶을 책임지는 것, 무너진 민생과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제가 가진 모든 역량과 경험을 쏟아붓겠다. 좋은 성과 내고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강·이영지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