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페셜

  • [영상+] 주민이 합심해 탄생시킨 '토비바코(뜀틀)'… 아이들 놀이방·어른들 사랑방으로 [경기도 빈집 리포트·(3)]
    기자들의 기억법

    [영상+] 주민이 합심해 탄생시킨 '토비바코(뜀틀)'… 아이들 놀이방·어른들 사랑방으로 [경기도 빈집 리포트·(3)] 지면기사

    경기도 지리적 특성 닮은 조후시 준공 40여년·수년째 비어있는 집치안 문제 등 지역 골칫거리 전락민관협력 통해 새 활용 방안 모색 "토비바코는 일본어로 '뜀틀'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합심해 개조한 동네 빈집을 발판삼아 다음 단계의 도전을 응원한다는 의미예요."토비바코는 일본의 조후시가 주민들과 합심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로 개조한 빈집의 새로운 이름이다. 이 이름은 인근의 쿄리츠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지었다. 토비바코는 준공한 지 40여년이 지났고 수년째 비어있는 집이었다. 현재는 개조돼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지역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자연스레 발걸음을 토비바코로 옮긴다. 아이들은 토비바코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떠들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간식거리까지 마련돼있어 인기가 좋다. 또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래 비어있던 탓에 치안 문제 등으로 지역의 골칫거리였던 빈집이 어떻게 지역 주민의 아지트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토비바코가 위치한 조후시는 도쿄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다. 도쿄의 중심부인 신주쿠 도심에서 약 15㎞ 거리에 있다. 신주쿠역에서 게이오선 급행으로 20분, 일반 지하철로는 40분 정도만 달리면 도착한다. 지리적인 특성만 봐도 조후시는 경기도와 상당히 닮아있다.이런 점 때문에 조후시의 성격도 성남, 수원 등 경기도 도시들과 매우 유사하다. 도쿄와의 접근성이 좋고 타마강과 아지노모토 스타디움과 같은 대형 경기장 등 각종 여가 시설들이 잘 마련돼 편의성이 높아 한때는 도쿄를 오가는 직장인과 학생뿐만 아니라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조후시도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빈집이 늘어나는 추세는 피할 수 없었다. 2020년 조후시가 직접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690동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5년 조사(576동)보다 19.8% 늘어난 수치다.사태가 점점 심각해짐을 느끼고 조후시는 빈집정비사업에 뛰어들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 사유재산·소송까지 부담… 지자체가 빈집 정비 이끌 환경 만들어야 [경기도 빈집 리포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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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유재산·소송까지 부담… 지자체가 빈집 정비 이끌 환경 만들어야 [경기도 빈집 리포트·(2)] 지면기사

    권리와 의무 사이 소유주 자발 철거 세금 부담 커져도심선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영향농촌선 인구구조에 지역쇠퇴 엮여발생 원인따라 접근방식 변화 필요빈집 문제가 경기도 도심까지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정비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는 소유주 반발에 부딪혀 빈집 정비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고 직권으로 철거하려면 법적 다툼까지 고려해야만 한다. 소유주의 자발적인 정비를 유도하기 위한 요인도 사실상 없다시피 한 게 지금의 현실이다.게다가 도내 빈집은 각 지자체마다 처한 상황도 제각각이다. 도심 속 빈집이 발생한 주된 원인은 경기 악화 등이지만, 농촌 빈집은 지역쇠퇴 등의 문제가 맞물려있다. 원인이 다른 만큼 해결방법도 지역에 따라 달라야 한다.■ 사유재산이라 소송 위험성…지자체 쉽사리 손 못대국내 빈집 정비 법안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도시 지역 빈집에 관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과 농촌 지역 빈집을 대상으로 하는 '농어촌정비법'에는 지자체 직권으로 방치된 빈집을 철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이때 조건은 다음과 같다. 빈집이 붕괴·화재 등 안전사고나 범죄발생의 우려가 높은 경우, 위생상 유해 우려가 있는 경우, 관리가 적절히 안돼 현저히 경관을 훼손하고 있는 경우, 주변 생활환경 보전을 위해 방치하기에는 부적절한 경우 등이 전제가 돼야 한다. 이런 경우 지자체는 빈집 소유주에게 안전조치나 철거를 명령할 수 있다. 소유주가 특별한 사유 없이 60일 내에 명령을 행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는 직접 빈집을 정비하거나 소유주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자체에서 소유주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빈집을 강제로 철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빈집이 일종의 사유재산인 탓에 철거 후 지자체가 소유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부담이 커서다.지난해 도내 지자체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수원시가 망포동의 빈집 소유주에게 조치 명령을 내렸지만, 이를 행하지 않자 지난 1월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수원시 관계자는 "이행강제금까지 부과

  • '흉물로 남은 빈집' 정비하려 해도 소유주 찾기부터 난관 [경기도 빈집 리포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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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물로 남은 빈집' 정비하려 해도 소유주 찾기부터 난관 [경기도 빈집 리포트·(2)] 지면기사

    권리와 의무 사이 동두천 동광극장 인근 구도심활력 잃고 '비행 장소'로 전락돌봄센터 등 변신 시도하지만허가없이 사유재산 개발 불가동두천 생연동 구도심 골목길에 우뚝 선 2층짜리 다가구 주택은 이곳 주민들의 '단골 민원거리'다. 거주하는 사람이 없어 빈집이 된 지 오래됐고, 낮인데도 으슥한 기운을 뿜어낸다. 빛바랜 건물은 노숙인들이 아무 때나 드나드는 거처가 됐고, 갈 곳 없는 청소년들에겐 어른들 몰래 비행을 즐기는 장소로 전락했다.한때 월세를 놓으려 해봤지만 들어와 살려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낡아서 팔리지도 않았다. 주민들의 눈초리만 받게 되자 급기야 빈집 소유주는 출입구를 막아놓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사실 이 지역은 동두천 동광극장에서 도보로 7분 정도 떨어진 구도심이다. 동두천 시민들에게 만남의 장소였던 동광극장을 중심으로 한때는 상권이 활발하게 형성됐다고 한다. 인파가 몰리는 시내였던 만큼 이 지역 집들은 잘 나가는 매물이었지만, 이제는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엔 빈집만이 남았다.이대로 방치할 수 없어 동두천시도 나섰다. 현재는 빈집정비사업을 통해 해당 빈집건물을 아동돌봄센터로 리모델링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지역 애물단지를 탈바꿈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단 빈집 소유주를 찾는 것부터 첫번째 난관이었다. 그 다음 난관은 소유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고, 이것이 가장 큰 난관이기도 하다. 실제로 빈집 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대부분의 지자체 관계자는 빈집 소유주를 설득하는 과정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공공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만, 빈집일지라도 결국 '개인의 소유'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 없다. 어렵게 빈집 소유주를 설득해도 한순간 변심해버리면 빈집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동두천시 또한 빈집정비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소유주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소유주를 설득하는 데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됐습니다. 아무래도 소유주가 한번에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설득하기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매매도 어려운

  • 경기부진에 준공 후 미분양 속출… '잠재적 빈집' 쌓인다 [경기도 빈집 리포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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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부진에 준공 후 미분양 속출… '잠재적 빈집' 쌓인다 [경기도 빈집 리포트·(1)] 지면기사

    구도심 1243호… 평택 239호 최다 '도내 미분양' 8월 기준 9567가구작년 동월比 77.1%인 4166가구↑"금리 부담 얼마나 버티느냐 관건"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와 지자체에서는 '1년 이상 전기, 상수도 사용량이 없는 주택'을 빈집으로 보고있다. 이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농어촌정비법 등에 명시됐다. 반면 통계청은 이사 등을 이유로 일시적으로 비어있는 집, 미분양, 공공임대주택 등까지 빈집으로 집계한다. 조사 목적에 따라 빈집을 판단하는 기준이 정부부처마다 다르다는 뜻이다.경기도 빈집 현 상황은?경기도내 빈집은 일반적으론 도농복합도시·경기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앞선 수원의 사례처럼 도심에도 빈집이 생겨나고 있다. 대체로 구도심에서 빈집이 발생하고 있다. 도내 도심 속 빈집(1천243호)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평택(239호)이 가장 많았다. 동두천(163호), 부천(122호), 의정부(103호), 수원(76호) 등이 뒤를 이었다.사람들이 보다 나은 정주여건을 찾아 이동하는 게 주된 이유였다. 정종국 경기도 도시재생추진단장은 "주택 수명, 경제인구구조의 변화, 주택에 대한 눈높이 상승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광역 지자체 안에서도 농촌을 떠나 도시로 집중하는 (일반적인 빈집발생)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동화로 인한거죠. 경기북부만 봐도 사람들이 동두천에서 양주 옥정신도시로 이사를 많이 가요. 낡은 도시에서 신도시로 가는거죠."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개발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경기도의 도시빈집 감소세도 정체됐다. → 그래프 참조정 단장은 "전국적으로 보면 도는 전체 주택 수(지난해 기준 472만5천372호)에 비해 빈집(3천726호) 비율(0.079%)이 낮은 지자체에 속한다"면서도 "내수경제가 침체돼 부동산 투자가 줄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경기도 도심 빈집은 엄중히 다뤄야할 사회 문제"라고 경고했다. 부동산 시장 악화… 미분양 아파트 속출하는 경기도도내 미분양 주택도 늘어나고 있다

  • 수원 번화가 인계동마저 '공동화' 도심 속 흉물 [경기도 빈집 리포트·(1)]
    기자들의 기억법

    수원 번화가 인계동마저 '공동화' 도심 속 흉물 [경기도 빈집 리포트·(1)] 지면기사

    "계십니까?" 물으면 2곳 중 1곳은 '…' 흡연하고, 소변 보고… 관리 사각우범지대 우려, 부동산 거래 기피 경기도도 늙는다.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고 미래 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젊은 경기도지만 나이 들어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를 방증하는 게 '빈집'이다.그간 빈집은 주로 농어촌 지역이나 도농복합지역 등에 버려진 집을 떠올렸다. 하지만 도시가 많은 경기도 역시 빈집으로 골머리를 앓기 시작했다.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도심 속 빈집이 늘어났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문제가 불거지며 잠재적 빈집들도 생겨났다.경인일보는 경기도 빈집 실태를 추적했다. 한국보다 먼저 빈집의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에 고심 중인 일본 현지 사례를 통해 도내 빈집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살폈다. → 편집자 주수원 인계동 도심 속에도 빈집이? 노숙자들이 이런 거 저런 거 막 갖다놓고 불도 나고 고양이 배설물까지…말로 다 못해 유정순(71)씨가 50여년째 살고 있는 수원 인계동 구천교 일대는 팔달구 중앙에 있는 마을이다. 대도시인 수원에서도 특히 인계동 일대는 번화가지만, 유씨가 사는 마을은 늘 한적하다. 도심공동화로 인해 젊은층이 빠져나간 전형적인 구도심이다. 마을을 거닐다보면 빈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건물 외부 슬레이트는 누렇게 변했고, 반쯤 뜯겨나간 건물 벽면이 곳곳에 나뒹굴었다. 일부 빈집 대문에는 '이 지역은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경찰관 순찰 강화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라는 문구가 붙여져 있었다. 온갖 나무와 잡초가 빈집 지붕까지 덮었다.유씨의 안내를 따라 이른바 '빈집 골목'으로 향했다. 골목 입구에는 빈집을 비집고 나온 쓰레기 더미가 있었다. 성인 한명이 가까스로 지나갈 정도의 이 골목에는 양옆으로 빈집 4호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골목에 맞닿은 집들 중 절반 이상이 빈집이었다.유씨는 이곳을 '골치아픈 동네'라고 소개했다. "한때 도로가 생긴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계획이 철회되면서 다 떠나갔어요. 그 뒤로 사람들이 싹 빠졌고요. 지금은 혼자 사는 할머니들만 남

  •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6·끝)] 기후위기, 지금이 승부처… 승리 위한 단 한가지의 수 ‘저탄소’
    기자들의 기억법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6·끝)] 기후위기, 지금이 승부처… 승리 위한 단 한가지의 수 ‘저탄소’

    눈감고 귀닫으며 무시하고 싶어도 지구온난화는 이제 '경기도온난화'다. 매년 여름을 겪어낼 때마다, 우리는 체감하고 있다. 화상을 염려할 만큼 여름 한낮의 태양이 두렵고, 소나기가 더이상 여름의 낭만이 아니라 공포라는 것을. 기상청은 기후정보포털을 통해 '기후변화상황지도'를 지역별로 제공한다. 기후변화상황지도는 기후변화국제협의체(IPCC)의 시나리오를 이미지화한 자료다. 재밌는 건 이대로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 때, 즉 고탄소 대기가 계속될 때와 탄소를 줄이기 위한 행동을 했을 때, 즉 저탄소 혹은 탄소중립을 노력할 때 달라지는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 이 시나리오를 가상의 인물, 2024년에 경기도에서 태어난 한지은씨의 57번째 여름을 가정해봤다. 2081년, 2024년생 경기도민 한지은씨의 57번째 여름. 지은씨에게 여름은 날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여름더위라는 말보다 지은씨에게 '폭염'이 더 익숙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은 여름마다 찾아오는 '재난'이었고 나이가 들수록 '재앙' 수준이 되고 있다. 여름은 점차 길어지더니, 이제는 일년 중 절반(181일)에 이르렀다. 여름의 시작도 4월로 앞당겨졌다. 재난 수준의 더위는 10월 말까지 이어졌다. 말 그대로 더위는 삶을 옥죄고 있다. 일 최고기온이 43.4도를 기록하는 것도 예삿일이 됐다. 지은씨의 57번째 여름내내 '역대 최장 폭염일수' 기록은 갱신돼왔을 만큼 진절머리가 난다. 폭염을 피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써도 대재앙이 돼버린 기후 앞에서 지은씨는 한없이 무력함을 느낀다.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현상이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갑자기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씨는 소름돋는 일을 겪었다. 차를 타고 막 출근길에 올랐던 때다. “퍽"하는,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순간 눈을 의심했다. 지은씨의 앞 차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달리던 도로에서 땅꺼짐 현상이 생긴 것이다. 뉴스에서 보긴 했지만, 눈 앞에서 목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지은씨는 공포에 바르르 몸을 떨

  •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5)] 00년생이 말했다, 우리는 살고 싶다고
    기자들의 기억법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5)] 00년생이 말했다, 우리는 살고 싶다고

    우리가 먹고 살만 하다 싶어졌을 무렵부터 생각해보면 학교 수업시간에 종종 '지구온난화' '기후위기' 등이 학습의 주제로 다뤄졌다. 스물네살, 2000년생인 한여빈씨의 기억도 그렇다. 신림동 살 때 같은 동네 반지하 침수된 기억 기후위기가 먼나라 얘기 아닌 것 깨달아 교육영상 나오는 빙하 위 북극곰은 우리였다 “학교 다닐때 지구온난화, 기후위기 교육을 매번 들었던 기억이 나요. 북극곰이 빙하 위에 떠 있고 동물들이 죽어가는, 그런 문제들로." 익숙하고 낯익은 지구 온난화는, 그러나 어디까지나 북극곰의 위기였을 뿐이다. 내가 직접 겪기 전까지는. “서울 신림동에 살았었는데, 거긴 아직 달동네가 있어서 저지대 반지하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요. 2022년에 비가 엄청 많이 왔었는데 우리동네 반지하가 침수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충격이었죠. 기후위기가 먼나라 얘기가 아니구나 하고." 학교 교육영상에서 봤던 빙하 위의 북극곰이 바로 우리였다. 그걸 깨닫고 기후위기와 관련된 각종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했다. 알면 알수록, '무기력'해졌다. “대학생 기후행동 단체에 들어가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 솔직히 너무 암울했어요. 세계 기후정책, 우리나라 기후정책 수준을 교육받았는데, 와 이정도 수준이면 해결 못하겠다 싶었어요. 저 뿐이 아니에요. 적극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활동을 하지 않는 일반 친구들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에 무기력함이 깔려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뭘 해봤자 바뀌겠느냐는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근데 그 친구들도 가만히 보면, 카페 가서 빨대 안 쓰려고 노력하고 분리수거도 엄청 열심히 합니다." 사실은 모두 무서운 거다. 언젠가는 닥칠 그 불행이. 그래서 여빈씨와 친구들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고,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한다. 별것 아닌 일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다. “요즘 부쩍 많아진 벌레들을 보면 기후위기가 일상 속 내 문제로 느껴져요. 벌레들 가만히 보시면, 어렸을 때 보던 그런 곤충들이 아니에요. 저희 단체에서 매년 7월 셋째주 주말

  • '기후 인플레' 심각… 무서워진 밥상, 막막해진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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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인플레' 심각… 무서워진 밥상, 막막해진 농심 지면기사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4·끝)]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피해 급증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에 가축재해보험 지급액 매년 증가 추세공무원들 '예측불가' 예산편성 딜레마… 사과·대파 가격 폭등도 ■ "평생 일군 농장 한순간에 쑥대밭" 예측할 수 없는 날씨에 막막한 농가"손 쓸 새가 없었지…."파주시 적성면의 한 축사에서 만난 한지훈(가명)씨 목소리에 허탈함이 가득했다. "자연이 벌인 일인데, 어쩔 수가 있나."한씨의 축사가 위치한 파주시 적성면은 지난달 17일 오전 7시 시간당 80㎜의 폭우가 쏟아졌다.그 시각, 파주시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었다. 시청에서 한시간 동안 관측한 강우량은 4㎜ 정도였지만, 당시 진동면의 시간당 강우량은 66㎜, 파평면 82.5㎜, 장단면은 90㎜가 기록됐다. 임진강 근처 기상청 측정기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도 나왔다. 말 그대로 '재난'이었다.비는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파주에 살며 이미 세차례 물난리를 겪었던 한씨도 이번 폭우는 감당할 수 없는 '재해'였다.한씨는 "한평생 일궈온 젖소 축사가 쑥대밭이 됐다"며 "축사에 물이 차오르고 풀과 사료가 물위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보고도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라고 말했다. 비를 맞은 젖소 중 일부는 유방염이 생겨 한동안 우유 공급에 막대한 손해를 봤다.예측이 불가능한 이상기후로 피해를 겪는 농가는 비단 한씨만의 일은 아니었다. 폭염과 폭우, 한파 등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이제 경기도는 가축을 기르기 힘든 환경이 되고 있다.재해에 따른 피해를 보장하는 '경기도 가축재해보험' 지급액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집계한 가축재해보험 사고유형별 보험금 지급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5년(2019~2023년)간 폭염으로 피해를 본 경기도 농가에 지급한 보상액은 연평균 100억7천600만원에 달했다.구체적으로는, 가축재해보험 보상액이 2019년부터 매년 134억8천200만원→64억7천600만원→96억9천600만원→74억5천600만원→132억7천만원을 기록했다.금

  •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3-1)] 시간당 100㎜ ‘하늘에서 시작된 홍수’… 파주 폭우 악몽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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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3-1)] 시간당 100㎜ ‘하늘에서 시작된 홍수’… 파주 폭우 악몽의 그날

    7월 17일 오전 3시 20분 기상청은 파주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전날인 16일, 이미 호우예비특보가 예고돼 파주시청 자연재난예방팀을 비롯해 안전총괄과, 주택가, 하수도과, 농업정책과 등 유관부서들 모두 17일 새벽 상황실에 모여 비상근무 중이었다. 재난예방팀 강재경 팀장과 박용 주무관은 구름 레이더를 주시했다. 이제껏 본 적 없던 구름의 모양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까지 총 6번의 예비특보를 겪어왔던 강재경 팀장도 가로로 길게 늘어진, 검정색 구름이 파주 하늘을 덮고 있었다. 장마철마다 구름떼를 관찰해온 박용 주무관도 검정색 구름은 처음 마주했다. 구름의 색깔은 구름 속 강수의 강도를 나타낸다. 0~0.5mm는 파랑, 1~4mm는 초록, 5~9mm는 노랑, 10~25mm는 빨강, 25~60mm는 보라, 70~90mm는 짙은 남색이고, 100mm 이상이 검정색이다. 그간 강수의 강도로 봤던 구름의 색은 보라색까지였다. 문제는 당혹스러운 색깔 만큼이나, 구름의 모양은 더 낯설었다. 그동안 파주에 비를 뿌린 구름은 대개 인천, 김포에서 생성됐다. 완만한 대각선 모양으로 서서히 고양을 지나 파주를 거쳐 연천, 포천으로 향하며 태백산맥에서 소멸하는 것이 통상적인 이 지역 비구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구름은 달랐다. 파주 바로 옆 서해에서 구름이 생성됐고, 각도가 아주 날카로운 대각선 모양으로 정확하게 파주를 향해 있었다. 박용 주무관은 당시 구름을 이렇게 기억했다. “구름이 날이 선 대각선 모양인 건 이례적이었습니다. 구름이 정확히 장단면 등 파주 북부만 치고 가게끔 모양이 형성돼 있었어요." 7월 17일 오전 4시 10분 화살 같은 검은 구름떼가 빠르게 파주를 근접해왔다. 호우주의보는 호우경보로 전환됐다. 비는 더욱 거세져 시간당 최고 44mm가 기록됐다. 이정도 강수량이라면 차량 운행시 와이퍼 속도를 최대로 놓아야 겨우 운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중점 시설 위주로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부서별로 맡은 구역 예찰을 돌았고, 산책로·야영장 등 위험 지역엔 계속 대피 방송을 송출했

  •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4)] 예측 불가능한 재난 위험성… 1차 산업의 ‘잿빛 미래’
    기자들의 기억법

    [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4)] 예측 불가능한 재난 위험성… 1차 산업의 ‘잿빛 미래’

    “손쓸수가 없었지..." 파주시 적성면의 한 축사에서 만난 한지훈(가명)씨 목소리에 허탈함이 가득했다. “자연이 벌인 일인데, 어쩔 수가 있나." 한씨의 축사가 위치한 파주시 적성면은 지난달 17일 새벽 7시 시간당 8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그 시각, 파주시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었다. 시청에서 한시간 동안 관측한 강수량은 4mm 정도였지만, 당시 진동면의 시간당 강수량은 66mm, 파평면 82.5mm, 장단면은 90mm가 기록됐다. 임진강 근처 기상청 측정기에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도 나왔다. 말그대로 '재난'이었다. 비는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파주에 살며 이미 세차례 물난리를 겪었던 한씨도 이번 폭우는 감당할 수 없는 '재해'였다.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몰렸기 때문이다. 미처 대비할 새도 없었다. 한씨는 “한평생 일궈온 젖소 농가가 쑥대밭이 됐다"며 “축사에 물이 차오르고 풀과 사료가 물위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보고도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라고 말했다. 비를 맞은 젖소 중 일부는 유방염이 생겨 한동안 우유 공급량에도 막대한 손해를 봤다. 농가 뿐 아니라 삽시간에 쏟아진 비로 집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산 비탈면에서 흙더미와 나뭇가지가 무너져내리며 인근 주택을 덮쳤다. 당시 파주시 법원읍 가야3리의 김선주 이장은 동네 주민 송대석(75)씨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이장님 밥 먹고 있었는데 퍽 소리가 나서 보니까 집 둑이 무너져서, 흙이 벽을 뚫고 들어왔어요. 냉장고도 밀리고…" 송씨의 집은 여전히 복구 중이다. 냉장고 옆에 있던 벽으로 흙이 뚫고 들어왔다. 풍선 터지듯 순식간에 벽이 무너졌고, 안방과 부엌에도 들어와 장롱과 화장대 모두 무너졌다. 이번 산사태로 법원읍에서 피해를 입은 가구는 4세대인데, 대부분 독거노인이었다. 예측이 불가능한 이상기후로 피해를 겪는 농가는 비단 한씨만의 일은 아니었다. 폭염과 폭우, 한파 등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이제 경기도는 가축을 기르기 힘든 환경이 되고 있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나타난다. 재해에 따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