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국적, 종교, 성별, 지역, 직업, 경제적 계층, 개인의 정체성, 코로나19…. 세상은 셀 수 없는 혐오로 오염돼 있다. 혐오의 뿌리는 편견이다. 편견은 차별과 증오로 표출된다. 미국사회는 인종차별이 뿌리 깊다. 아시아계에 대한 경계심은 양면성을 갖는다. ‘황화 위협’(Yellow Peril)과 ‘모범적 소수 인종’(Model Minority)이라는 표현이 공존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자 정책은 과격하다. 최근 틈새 10㎝·높이 9m 멕시코 국경지대 장벽 건설을 재개했다. 유럽에서는 가톨릭과 이슬람교의 반목, 이민자 갈등
“이 밥은 숨 쉬는 대지와 강물의 핏줄, 태양의 자비와 바람의 손길로 빚은 모든 생명의 선물입니다. 이 밥으로 땅과 물이 나의 옛 몸이요. 불과 바람이 내 본체임을 알겠습니다. 이 밥으로 우주와 한 몸이 됩니다. 그리하여 공양입니다. 온몸 온 마음으로 온 생명을 섬기겠습니다.”(수경스님 ‘공양송’) 사찰음식은 1700년 한국불교의 정신을 담아 전승해온 고유의 식문화다. 발우공양은 단출하고 소박하다. 밥, 국, 물, 찬 그릇 등 4~5개의 목기에 먹을 만큼만 담고 남기지 않는다. 비움과 절제가 필요하다. 육류와 생선 등 동물성 재료는
“삶에는 가격 라벨이 붙어 있지 않으니 나는 가난하지 않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기는 쉽지만, 민주주의의 기초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그의 어록들이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는 삶으로 증명했기 때문일 테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재임 동안 우루과이를 쉼 없이 성장시켰다.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연평균 5.4%를 기록했다. 빈곤율과 실업률도 떨어졌다. 덕분에 국민들의 지갑은 두둑해졌다. 권력의 정점에 선
“작년 담임은 뺨 맞고 참았는데 왜 못 참아주나” “담임 바뀌면 안 되니 임신은 내년에 하세요” “신혼여행에서 빨리 귀국해라” 학부모들의 폭언이다. 이쯤되면 공포다. ‘내 자식 지상주의’는 ‘괴물 부모’를 만들었다. 일부 학부모의 이기적인 자식 사랑에 교사는 자괴감과 무력함에 괴롭다. 선생님은 ‘극한 직업’이 됐다. 교원 10명 중 9명이 “젊은 교사의 이탈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교원 5천59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저연차 교사들이 교편을 놓는 원인으로 40.9%가
아이스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루게릭병(ALS·근위축성측색경화증) 환자를 응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순간 근육이 일시적으로 위축되는 체험을 통해 루게릭병 환자의 고통을 함께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최근엔 정신건강이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주제가 됐다. 미국 Z세대를 중심으로 틱톡 등 SNS에 수만개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Speak Your Mind(마음을 말하세요)’ ‘#이제 마음의 병을 치유할 때’라는 제목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이다. 한국사회
세계적인 석학들은 대한민국을 ‘1호 인구 소멸 국가’로 지목해왔다. “두 세대 후 한국 인구의 85%가 사라진다”는 인구학자 폴 몰런드의 독설은 귀에 꽂힌다. 한국은 이미 지난 2017년 ‘고령사회’가 됐다. 지난해 12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5년 뒤에는 국민 4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이 된다. 인구 피라미드는 극단의 인구 변화를 보여준다. 한국은 1960년대 피라미드형 구조에서 2022년 항아리형으로 변했다. 이런 추세라면 2050년부터 역피라미드로 변형이 시작된다. 결국 2
한 해 버림받는 반려동물 수는 11만3천72마리에 달한다. 2023년 전국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수치다. 실제로는 몇 마리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유기·유실된 동물들은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간신히 구조돼 보호소로 이동한다. 지난 3월 경북 산불지역에서 다친 구조견 60마리도 반려마루 여주로 이송됐다. “‘반달이’는 말괄량이 단발머리 믹스견입니다. 사람한테 푹 안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질투가 많아서 혼자 사랑받아야 하는 아이랍니다.” “스코티시 폴드 고양이 ‘새롬이’는 새침하지만 애교도 많습니다. 엉덩이를 만지면 냥냥펀치를
시대를 막론하고 조직폭력배는 존재했다. “검계(劍契)의 이름이 나오기에 이르러 풍속이 허물어지고 세도가 무너짐이 극도에 달했다.” 조선왕조실록(순조 3년 8월 9일)은 무뢰한들의 약탈과 능범을 기록했다. 조선 중기 사회 소외계층이 모임을 조직해 원한 있는 양반과 탐관오리를 죽이고 약탈했다. 유곽이나 기생집의 진상 손님을 손봐주는 ‘왈짜’도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주먹들이 등장했다. 드라마 ‘야인시대(2002.7~2003.9)’ 김두한과 구마적이 1대 1 정면승부하는 장면으로 상징된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뒤에서 습격하지 않는다.
악질 민원인들의 행태가 금도를 넘은 지 오래다. 대민업무를 하는 행복민원실은 공포민원실이 됐다. 드러눕고 소란을 피우는 건 예사다.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지르기도 한다. 염산테러로 얼굴에 화상을 입히기도 한다. 항의는 밤낮이 없다. 새벽에 숙직실로 전화를 걸어 고함을 쳐댄다. 이쯤 되면 이성적으로 설득하고 넘길 수준이 아니다. “경찰이 돈 받고 증거를 인멸했다.” 인천의 50대 A씨는 지난 1년간 112에 388번이나 거짓 신고를 했다. 사건이 원하는 대로 처리되지 않고 종결됐다고 앙심을 품었다. 국민신문고에는 786회 진정 폭탄을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려면 지하철에 끼여서 다니기도 하고 사람들이 밀면 밀려도 봐야 한다. 대중이 사는 걸 똑같이 살아봐야 한다. 그래야 대중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프란치스코는 추기경 시절 전용차 대신 지하철을 이용했다. 교황이 된 뒤에도 전용차 파파모빌레(Papamobile)를 거절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아픔이 있는 곳을 향해 기도했다. 교황 즉위 후 아시아 첫 방문지로 온전히 한국을 택했다. 2014년 8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4개월 지난 때였다. 위로는 간절한 곳에 임했다. 기도의 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