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미의 나무이야기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신화부터 호패까지 우리 민족 역사에 살아 숨쉬는 박달나무

박달이란 우리말 이름의 어원부터가 배달, 백달에서 유래되었으며 배달겨례와도 뜻이 통해우리 민족의 정기를 나타냈다지난 10월 3일은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한 것을 기념하는 개천절이었다. 개천절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날이다. 단군신화는 기록된 책의 내용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하늘을 다스리는 환인의 아들인 환웅이 인간세상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하늘나라에서 3천명의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오면서부터 시작된다. 그곳에 신시를 만들어 다스렸는데 신단수는 환웅이 처음 내려온 곳에 있었던 신성한 나무이다. 이 개국신화에 나오는 '단군(檀君)'과 '신단수(神檀樹)' 모두 박달나무 '단(檀)'자를 쓰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이 나무가 박달나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신단수가 과연 박달나무가 맞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다.박달나무는 여러 고서에 기록이 남아있다. 중국의 진서(晉書)에는 박달나무로 만든 활 '단궁'이 기록되어 있는데 단궁은 지금의 강원도와 경북지방에 위치한 소국인 동예의 특산물로 고구려의 맥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전통 활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고려 충렬왕 때 쓰인 이승휴의 '제왕운기'에는 환웅이 강림한 태백산 신단수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데 중국 기록을 옮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박달이란 우리말 이름의 어원부터가 배달(倍達), 백달(白達)에서 유래되었으며 배달겨레와도 뜻이 통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나타냈다. 중국명은 초유(楚楡)라 하는데 회초리에 사용되는 단단한 나무라는 뜻이며, 일본에서는 이 나무를 찍으면 도끼가 부러진다 하여 오노오레(斧折)라고 이름 붙여져 있다.박달나무는 한민족의 희노애락이 담긴 나무이다. 건국신화에서부터 다양한 쓰임새로 인해 우리 조상들의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나무이기도 했다. 박달나무는 비중이 1에 가까워서 마른 나무도 물에 가라앉을 만큼 재질이 매우 무겁고 단단하며 조직이 치밀하기 때문에 농사를 짓거나 실생활에 꼭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데 쓰이는 없어서는 안 될 나무였다. 농사의 필수품이던 쟁기, 디딜방아의 방아공이를 만들고, 항상 무명옷을 깨끗하게 빨아서 풀을 먹여 입던 우리 민족이 늘 옆에 두었던 다듬이 판과 방망이, 그리고 홍두깨까지 박달나무로 만들어 이용해 왔다. 조선시대 16세 이상 남자들의 신분증명서인 호패, 여인네들의 미모를 가꾸던 얼레빗이나 절편에 무늬를 찍는 떡살, 함지박 같은 목기류, 윷놀이에 쓰는 윷도 박달나무가 으뜸이었다. 포졸이 들고 다니던 육모방망이로도 쓰였는데 도둑을 잡기도,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 매질하여 죗값을 철저히 치르게도 했지만 때로는 서슬 퍼런 권력의 과시와 수탈을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돼 민초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다.박달나무는 자작나무나 거제수나무처럼 곡우에 나무줄기에 상처를 내어 수액을 받아 마신다. 이는 한 신라 화랑이 수련 중에 물을 찾아 뛰어 가다가 박달나무에 걸려 넘어지면서 나무가 부러졌는데 거기서 흘러나온 물을 먹고 갈증을 해결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박달나무는 자작나무과의 잎이 지는 넓은잎 큰키나무이다. 한반도와 일본, 중국, 러시아 극동지방에 분포하며 주로 깊은 산에서 군락을 지어 자란다. 높이 30m, 지름 1m까지 자라기도 하지만 목재로 워낙 다양하게 쓰여 왔기에 거의 벌채되어 큰 나무는 보기 쉽지 않다.잎은 끝이 점점 뾰족해지는 달걀모양으로 가장자리에 불규칙하고 날카로운 잔 톱니가 있으며, 가지에 어긋나게 달리는데 가을에 노랗게 물든다. 5,6월에 피는 꽃은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달리며 수꽃꽃차례는 밑으로 처지고 암꽃꽃차례는 곧게 선다. 9월에 열리는 타원형 열매는 작고 두꺼운 껍질에 쌓여 있다.남쪽까지 단풍이 내려앉았다. 쾌청한 하늘 아래 가을이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행복한 설렘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박달나무의 노란 단풍과 붉은 가을 손님의 고운 자태를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8-10-14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온 수호목 '팽나무'

높이 20m, 지름 1m까지 자라고넓게 퍼진 가지에는 잔털이 있다어린잎은 재 푼 물에 데쳐 무쳐먹어목재는 단단해 건축·가구재 사용 통째로 파서 나룻배로 만들기도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로 끝이 보이지 않던 올여름 더위도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폭염의 기세는 좀 꺾여 수그러들기는 했으나 오늘부터는 기온이 다시 올라 여전히 더울 것으로 기상청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기상관측사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더워도 너무 더운 요즘 마을 어귀에서 시원한 그늘로 너른 품을 내주어 편히 쉴 수 있게 해주는 팽나무가 그리운 계절이다.팽나무라는 이름은 열매 때문에 생겼다. 열매를 작은 대나무 대롱에 넣고 대나무 꼬챙이를 꽂아 공기의 압축을 이용해 탁 치면 팽하고 날아가는 것을 '팽총'이라 하는데 팽총의 총알인 '팽'이 열리는 나무라 하여 팽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역에 따라 달주나무, 매태나무, 평나무 등으로 조금씩 다르게 부르기도 한다. 제주에서는 '폭낭'이라고 부르며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여기는데, 마을 중앙에 버티고 선 팽나무는 그 아래 돌이나 시멘트로 평평하게 대를 만들어 휴식공간으로 이용했다. 영어로는 재패니즈 핵베리(Japanese hackberry), 슈거 베리(Sugar berry)로 부르며, 속명인 켈티스(Celtis)는 '단맛을 가진 열매'를 나타내는 라틴어에서 온 것이다. 실제로 팽나무의 잘 익은 열매는 달콤해서 먹을 게 없던 시절 배고픈 아이들의 좋은 간식거리였으며 새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한자로는 박수(朴樹), 박유(樸楡) 등으로 쓰는데 한의학에서 팽나무의 껍질을 강조한 이름이다.팽나무는 느릅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한국, 중국과 일본에 분포하며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땅이 평탄하고 깊은 곳을 좋아하며 상당히 습한 곳에서도 잘 견디는데 특히 해풍에도 강한 편이다. 느티나무와 서식지가 겹치기도 하지만 팽나무는 정자목, 당산나무로 인가 근처 평지나 포구 등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산림청에서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팽나무는 1천300여 그루로 세 번째로 많은데 주로 전남과 경남, 제주에 있다.천연기념물 400호인 경북 예천 금남리의 팽나무는 마을 어귀에 있지 않고 논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이 팽나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땅을 소유한 나무인데, 마을 사람들이 풍년제를 지내기 위해 쌀을 모아 공동재산을 마련하면서 훗날 재산다툼을 피하려고 이 당산나무 앞으로 등기를 냈다. 이 나무의 이름은 황목근(黃木根)으로 성이 황씨인 이유는 팽나무의 꽃이 황색이기 때문이며, 이름인 목근은 '근본 있는 나무'라 붙여진 것이다. 이 팽나무는 땅을 소유하고 있으니 세금도 내고 있다.팽나무는 높이 20m, 지름 1m까지 자라고 가지가 넓게 퍼진다. 수피는 어릴 때는 회갈색을 띠지만 커갈수록 짙은 회색이 되며, 가지에 잔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는데 달걀형이나 긴 타원형이며 윗부분에만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새로 자란 가지 밑 부분에 우산모양 꽃차례로 달리는데 꽃잎도 없이 아주 작게 피므로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다. 10월에 등황색의 콩알만 한 열매가 달리는데, 기름을 짜 먹기도 한다. 어린잎은 나물로 무쳐먹기도 하는데 반드시 재를 푼 물에 데쳐서 우려내야 한다.목재는 단단하여 잘 갈라지지 않으므로 건축재나 기구재로 썼다. 큰 나무를 통째로 파서 '마상이' 또는 '마상'이라고 하는 나룻배, 물을 대량으로 퍼 올릴 때 쓰는 용두레를 만드는데 이용했으며 도마의 재료로도 좋은 나무이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8-08-19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다양한 이야기와 전통 문화가 깃든 느티나무

부러진 영통의 500여년 넘은 보호수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축조할 때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고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무렵이면 구렁이 울음소리 냈다는 영험한 나무한여름, 강렬하게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을 피해 시원한 그늘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이럴 때면 초록빛 숲의 바다로 들어가 숲의 향기를 들이 마시면 청량한 바람 속에서 몸과 마음의 평온을 찾고 다시금 재충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고향마을 어귀에 자리 잡고 서서 큼지막한 가지들로 짙은 그늘을 드리워주는 느티나무는 특히 여름에 사랑받는 나무이다. 느티나무는 수명이 길고 아주 크게 자라기 때문에 예부터 우리 조상들이 각지에 정자목이나 당산나무로 많이 심어 전국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다. 그래서 오랜 시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일상생활 속에서 매우 친숙하게 관계를 맺어온 나무로 희노애락을 함께 해왔으며, 수 백 년을 묵묵히 한 자리를 지켜왔기에 온갖 사연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은 당산나무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로서 신령이 깃든 신목(神木)으로 대접을 했다. 마을사람들의 건강과 무병장수는 물론 풍년을 기원하며 정성스럽게 제를 올렸다. 신성시했던 나무이기에 느티나무의 줄기나 잎을 꺾으면 그 마을에 재앙이 온다거나 나무에 해를 끼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고 믿고 보호해 왔다.느티나무는 전통 농경사회에서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나무이기도 했다. 봄에 잎이 나올 때 한꺼번에 많이 나오면 풍년,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다고 한다.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느티나무는 19그루로 은행나무 다음으로 많지만 전국 곳곳에서 노거수로 보호되고 있는 나무는 느티나무가 5천400여 그루로 가장 많다. 경기도내 보호수 중 최다 수종 역시 느티나무다. 지난달 말에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수원 영통의 수령 5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장맛비에 부러진 것이다. 이 나무는 조선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축조할 때 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고,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무렵이면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영험한 나무로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나무이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크다.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잎이 지는 넓은 잎 큰키나무이다. 우리나라 평안남도 이남 전역에 분포하며 중국과 일본에도 자생하는 나무다. 다 자라면 나무의 높이가 30∼40m, 가슴높이 직경이 최대 3m에 이른다. 가지가 위와 옆으로 뻗어 위쪽이 넓고 둥근 모양을 갖게 된다. 잎은 끝이 뾰족한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4~5월에 피는 꽃은 암수한그루이며 수꽃은 햇가지 아래쪽에 암꽃은 햇가지 끝에 달리는데 꽃잎이 없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아는 이가 드물다. 10월에 열리는 열매는 갈색의 콩팥모양이며, 수피는 회갈색으로 고목이 되면 코르크층이 발달해 용비늘처럼 독특하게 갈라져 떨어진다.느티나무 목재는 제일로 치는데 바로 흔히 말하는 괴목(槐木)이다. 색상과 무늬가 아름답고 재질이 단단하며 건조과정에서 트거나 갈라지는 일이 없어 건축재, 가구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으며 불상을 조각하는데도 쓰였다. 신라의 천마총이나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관도 느티나무였으며 현재 남아 있는 고려시대 건축물 기둥의 55%가 느티나무로 나타났다.느티나무는 느릅나무류처럼 약재로 쓰이는 경우는 드물지만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먹었으며, 봄에 어린잎을 살짝 말려 멥쌀가루, 팥과 섞은 후 시루에 쪄서 느티떡을 해먹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8-07-01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독특한 꽃과 풍성한 잎으로 사랑받는 칠엽수

꽃대 하나에 백에서 삼백 개 정도작은 유백색 꽃이 모여 있는데 한번 보면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꽃의 꿀샘이 깊어 꿀이 많아밀원식물로도 아주 인기가 많다밖으로 눈을 돌리면 온통 싱그러운 초록의 세상이다. 계절의 여왕 5월답게 녹색의 물결 위에 아름다운 꽃들이 우리 눈을 호강시켜준다. 길 가장자리에 새하얀 함박눈이 소복하게 쌓인 것처럼 탐스럽게 꽃을 활짝 피운 이팝나무, 사뿐히 나무에 내려앉은 나비의 화려한 날개 같은 산딸나무, 숨이 멎을 듯 한 향기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아까시나무, 라일락 등 풍성한 꽃 잔치가 여기저기서 펼쳐지고 있다.그 중에서 하늘을 향해 곧게 선 눈부시게 화려한 꽃으로 멀리서도 단연코 돋보이는 나무가 있다. 바로 칠엽수(七葉樹)다. 세계적으로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등과 함께 가로수로 사랑받는 칠엽수는 1920년대 초에 일본에서 들어온 나무이다. 사실 우리에게 칠엽수는 프랑스 이름인 '마로니에'로 더 알려져 있으며, 영어명칭은 Horse chestnut이다. 프랑스 파리의 명소인 몽마르트언덕과 샹젤리제거리의 가로수인 마로니에는 발칸반도가 원산지인 '가시칠엽수'라는 나무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마로니에로 주한 네덜란드공사가 1912년 회갑을 맞은 고종을 위로하기 위해 선물로 보낸 것이다. 지금도 덕수궁 포덕문 앞에서 아름드리 거목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젊음의 거리인 서울의 대학로에는 낭만을 상징하는 마로니에 이름이 붙은 공원이 있는데, 옛 서울대 본관 앞에 있는 나무는 1928년 서울대학교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 시절 일본인 교수가 심은 나무중 하나로 마로니에가 아니라 칠엽수다.칠엽수와 가시칠엽수는 생김새가 너무 비슷해 여간해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쭉쭉 뻗어 오른 뒤 사방으로 가지를 넓게 뻗는 것은 물론 잎의 형태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이 두 나무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열매에서 찾은 수 있다. 칠엽수는 열매에 가시가 없이 흔적만 남아 있고 잎의 뒷면에 적갈색 털이 있는 반면에 가시칠엽수는 열매 표면에 성게처럼 촘촘히 가시가 돋아나 있고 잎 뒷면에 거의 털이 없다.칠엽수는 칠엽수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중부 이남에서 가로수나 공원에 많이 심는다. 키가 삼십 미터까지 자라고 굵은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나무 모양을 둥글게 만들며 수피는 회갈색이다. 어렸을 때는 그늘에서도 잘 자라지만 커갈수록 햇빛을 좋아하며, 토심이 깊고 배수가 잘 되는 비옥한 땅에서 잘 자란다.칠엽수는 말 그대로 하나의 잎자루에 일곱 장의 잎사귀가 붙어있어 생긴 이름으로, 큼지막한 잎이 손바닥모양으로 다섯 장부터 아홉 장까지 붙어 있는데 대부분 일곱 장이기 때문이다. 잎은 가운데 잎이 이십에서 삼십 센티미터까지 크게 자라고 옆으로 가면서 점차 작아지는 모양을 하고 있으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데도 칠엽수만한 나무가 없으며, 바람결이 시원해지는 가을에는 노랗게 단풍이 들어 가을의 정취를 더욱 느끼게 해준다.5월에는 가지 끝마다 원뿔모양의 꽃이 모두 위로 달리는데 그 모양이 독특해 마치 소프트아이스크림을 꽂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꽃대 하나에 백 개에서 삼백 개 정도의 작은 유백색 꽃이 모여 있는데 한 번 보면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다. 꽃의 꿀샘이 깊어 꿀이 잔뜩 들어 있어서 밀원식물로도 아주 인기가 많다.가을에는 달리는 골프공만한 황갈색 열매는 밤처럼 생긴 적갈색 종자가 들어있는데 맛이 떫고 독성이 있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8-05-13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우아하고 청초한 꽃으로 봄을 대표하는 목련

유난히도 춥고 끝이 보이지 않던 겨울도 지나가고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 꽃들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나무들이 저마다 봄을 맞이하는 채비를 할 때 하얗고 커다란 꽃봉오리를 구름처럼 터트리는 목련을 만날 수 있다. 우아하고 청초한 모습으로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목련꽃은 봄을 대표하는 꽃이다.우리가 흔히 목련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백목련이다. 백목련은 자목련과 함께 100여 년 전에 중국에서 들어왔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목련은 제주도와 추자도에 분포한다. 가장 먼저 듬성듬성 꽃이 피는데 꽃잎이 여섯 내지 아홉 장으로 백목련의 여섯 장과 차이가 있으며, 꽃의 밑부분에 연한 홍색 줄이 있는 게 다르다. 함박꽃나무도 우리나라 자생종인데 산에 자라는 목련이라는 뜻에서 '산목련'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전역의 산에서 볼 수 있다. 함박꽃나무는 목련과 달리 잎이 나온 뒤 5월에 꽃이 피는데 향기가 매우 좋다. 북한의 국화로 목란(木蘭)이라고 부른다. 목련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분포하는 넓은잎 큰키나무로 보통 높이 10미터까지 자라며, 20미터, 가슴높이 직경이 1미터까지도 큰다고 한다. 수피는 회백색으로 매끄러운 편이며, 가지에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넓은 달걀형으로 잎 끝이 거북이 꼬리마냥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3, 4월에 피는 하얀 꽃은 잎보다 먼저 피고, 9, 10월에 익는 열매는 붉은색으로 닭벼슬 모양이다. 가지 끝에 달리는 손가락 마디만한 꽃눈은 많은 잔털에 덮여 있지만 겨울눈에는 털이 없다. 목련은 토심이 깊고 배수가 잘되는 습기 있는 땅에서 잘 자라며 해가 잘 들지 않는 음지에서도 생육에 문제는 없으나 꽃이 잘 피지 않는다. 목련(木蓮)은 '나무에 피는 연(蓮)'이라는 뜻이다. 이는 꽃 모양이 연꽃을 닮아서 붙인 이름인데, 이외에도 겨울눈이 붓을 닮아서 나무 붓이라는 뜻의 목필(木筆), 봄을 맞이한다는 뜻에서 영춘(迎春)으로도 불렸다. 대부분의 봄꽃들이 남쪽으로 해를 보고 피어나지만 목련의 꽃눈은 특이하게도 끝이 북쪽을 향하기 때문에 북향화(北向花)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햇볕이 잘 드는 남쪽 면이 먼저 벌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장이 늦은 북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북쪽을 향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목련의 꽃봉오리는 신이(辛夷)라고 해서 약 2천년 전부터 한약재로 사용해 왔는데, 꽃봉오리가 터지기 직전에 따서 그늘에 말렸다가 고혈압, 두통이나 축농증, 비염 등의 치료에 썼으며 특히 콧병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련꽃은 차로 마시기도 한다. 목련꽃차는 맑은 노란색으로 마셨을 때 입안 가득히 그윽한 향기가 퍼지고 따뜻한 물에 꽃의 결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눈으로 즐기기에 좋은 차다. 목련꽃차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맛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여름철 찬 음식으로 불편해진 속을 다스리는데 좋다. 목련은 꽃이 피는 기간이 사나흘 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다. 우리 조상들은 목련의 꽃 피는 모양을 보고 그해 날씨와 풍흉을 예측하기도 했는데, 꽃피는 기간이 길었던 해는 풍년이 들고 피어 있는 꽃이 아래로 처져 있으면 비가 올 징조로 보았다. 여름 장마철 집안에 습기가 많고 나쁜 냄새가 날 때 목련장작으로 불을 때면 냄새가 없어지고 습기를 잡을 수 있었다. 목재로서도 조직이 치밀하고 재질은 연해서 상이나 칠기를 만드는 등 목공예 재료로 많이 쓰인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8-03-25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그윽한 향과 아름다운 수형으로 사랑받는 향나무

끝이 보이지 않던 추위도 눈이 비로 바뀌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가 지나면서 불어오는 바람에 제법 따뜻함이 배어있다. 남녘에서는 올해 첫 나무심기행사를 시작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봄기운을 맞이하러 가까운 산사에라도 찾아가면 코끝에 스미는 그윽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불자들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부처님께 간절히 빌며 정성껏 피우는 향을 만드는데 쓰여 온 향나무는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우리의 나무라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향나무를 이 땅의 삶을 하늘에 까지 연결시켜주는 귀중한 나무라고 생각해 무척 소중히 여겨왔다. 궁궐이나 절, 정원 등에 으레 심었고 물을 맑게 한다고 믿어 우물가에 한그루씩은 심었다. 제를 올리는 곳이나 무덤을 지키는 나무로 또는 무덤가에 피워놓는 향불의 재료로 쓰기 위해서 많이 심어왔다.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는 불교의식으로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해안에 향나무를 묻어두는 매향(埋香)을 했다. 왜구의 약탈과 탐관오리의 학정에 시달리던 백성들은 미륵의 도래를 애타게 기다렸는데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향나무를 묻어 기원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관원이 임금을 알현할 때 손에 쥐던 명패인 홀(笏)이 있었는데, 5품부터 9품까지의 벼슬아치들은 향나무로 만든 홀을 사용했기에 향나무를 홀목(笏木)이라고도 부른다. 향나무는 목재 자체에서 좋은 향(香)이 나 붙여진 이름인데, 잎과 수액에서도 독특한 향기가 난다. 향나무는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늘푸른 바늘잎 큰키나무로 높이 20미터, 지름 2미터 이상도 크는 나무이다. 우리나라 북쪽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해발 800미터 이하에서 자라고 있으며 중국, 일본, 몽골 등에 분포한다. 울릉도가 향나무의 국내 최대 자생지이며 내륙에서는 자생지가 매우 드물고 일본 품종인 가이즈카 향나무를 조경수로 많이 심었다. 어릴 때는 생장이 느린 편으로 그늘에서도 잘 자라나 좀 크면 햇빛이 잘 드는 양지에서 잘 자란다. 건조한 곳에서도 생장이 괜찮으며, 땅이 깊은 사질양토를 좋아하나 어디서든 잘 자라는 편이다. 향나무의 수피는 어릴 때 적갈색이며 성장하면서 회갈색으로 바뀌는데 세로로 좁고 길게 갈라진다. 잎은 어린 가지에는 바늘잎이 마주 나거나 3개의 잎이 돌려나고, 7~8년생부터 비늘같이 부드러운 잎이 달린다. 4월에 피는 꽃은 황색의 긴 타원형인 수꽃과 둥글고 긴 모양의 암꽃이 지난해 가지 끝에 달린다. 열매는 구과로 검은색이며 모양은 구형 또는 편구형으로 이듬해 가을에 익는다. 향나무 씨앗은 발아억제물질이 있어 좀처럼 발아가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익은 열매를 새가 따먹으면 위액에 의해 발아에 적합한 상태로 변해 싹이 잘 나게 되고 멀리까지 자손을 퍼트릴 수 있어 향나무로서는 일거양득이라 할 수 있다. 향나무는 무늬와 색이 아름답고 조직이 치밀하며 결이 곧고 윤이 나 목재로서의 가치도 아주 높다. 여기에 향까지 좋아 고급 가구재로 이용했고, 조각재는 물론 관이나 불상을 만드는데도 사용했다. 신라시대 불상으로 알려진 해인사의 비로자나불도 향나무로 만들었다. 향나무의 추출물은 여러 연구에서 비만과 당뇨, 암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목질부 추출물은 피부주름의 개선효과와 항산화, 항노화 개선효과가 우수해 화장품 재료로도 사용되고 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8-02-25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최고급 바둑판을 만드는 비자나무

온통 회색빛 하늘로, 밝은 햇살을 보기 힘든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올 겨울 들어 더욱 강력해진 미세먼지는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며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숲은 우리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이슈가 되었을 때는 특히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생산하고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대기정화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1㏊ 규모의 숲은 연간 오염물질 168㎏을 흡수하여 우리가 호흡하게 해주는 허파역할을 한다. 한겨울에도 짙푸른 생명력으로 감동을 주고 눈덮힌 숲속에서 고고한 지조를 지닌 채 서있어 우리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나무로 비자나무가 있다. 비자나무는 주목과의 늘 푸른 바늘잎 큰키나무로 높이 25m, 지름이 2m까지 자란다. 따뜻한 곳을 좋아해 우리나라 남부지방과 제주도, 일본 중남부 등지에 주로 분포하며, 내륙에서는 전북의 내장산과 백암산 지역이 북방한계선으로 볼 수 있다. 비자나무는 건조하고 척박한 곳을 매우 싫어하며 그늘에서도 잘 자라지만 느리게 자라기로 유명해 키는 1년에 1.5㎝ 정도, 지름은 100년이 지나야 겨우 20㎝ 정도 밖에 자라지 못해 나이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나무의 형태는 곧고 긴 가지가 비스듬히 뻗어 위쪽이 타원형이 되며, 줄기는 어릴 때는 붉은 빛이 도는 회갈색을 띠지만 오래될수록 짙은 회갈색이 되며 세로로 깊게 갈라져 벗겨진다. 비자나무는 아무래도 깃처럼 배열된 반들반들한 잎이 특징이다. 잎의 길이는 2.5㎝정도로 가지를 가운데 두고 좌우로 약간 어긋나 꼬여서 달린 잎의 배열은 머리빗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연하며, 한문 비(非)자를 닮았다. 잎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 끝이 단단하고 뾰족해서 만지면 따갑다. 비자나무라는 이름이 비(非)자를 닮아서 생긴 이름이라는 설도 있지만 중국명 비자(榧子)를 차용해서 쓴 이름이라고 한다. 4월에 피는 꽃은 꽃잎을 달고 있는 완전한 모양이 아니기에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 피는 암수딴그루이다. 수십㎞ 떨어진 곳에 홀로 서 있는 암나무도 바람이 맺어주는 인연으로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봄에 꽃이 피고 꽃가루받이를 한 다음 작은 열매가 맺히는데 이 상태로 겨울을 난 다음 이듬해 봄에 다시 열매가 본격적으로 자라기 때문에 2년에 한 번씩 열매가 맺히는 것이다. 이 열매 속에 있는 씨앗을 비자라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비자나무를 여러 용도로 사용했다. 열매는 약제 또는 기름을 짜서 활용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구충제로 처방했고 '임헌경제지'에는 '씨를 살짝 볶아 약과나 두부를 부치면 향기와 맛이 좋다'고 했다. 비자나무는 다양한 쓰임새 때문에 고려와 조선에 걸쳐 주요한 진상품이었다. 목재는 재질이 치밀해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고 결이 고와 관재나 가구, 특히 바둑판 등의 고급 재료로 쓰였다. 비자나무 바둑판은 금빛 색상과 은은한 향기, 바둑을 둘 때 반상에서 은은한 종소리가 난다고 해서 최고로 꼽히기에 바둑애호가들에게는 로망이다. 비자 열매는 차나 한약재 형태로 꾸준히 제품화 되고 있다. 특히 피부주름과 탄력개선 효과가 입증이 돼서 화장품 원료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항산화효능이 강해 혈중의 중성지방을 낮춰줘 지질대사를 개선시킨다고 밝혀지기도 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8-01-21 김영박

[조성미의 나무이야기]1988년 서울올림픽 상징 나무인 구상나무

지난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행사가 열렸고, 국내 한 백화점에도 눈 내린 마을의 행복한 풍경이 연상되는 높이 8m의 대형 구상나무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는 등 연말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어둠속에서 따뜻하게 세상을 밝히는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나무가 바로 구상나무다.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리고 있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고유종이자 대표적인 고산성 식물이다.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 해발 1천m 이상의 높은 산에서 군락형태로 제한적으로 자라고 있다.구상나무는 1907년 제주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프랑스인 선교사에게 처음 발견됐다. 1920년 미국 하버드대 부설 식물원에서 근무하던 영국 식물학자 윌슨이 학계에 구상나무의 존재를 알렸다. 이후 품종을 개량하고 적당한 크기로 상품화시킨 구상나무는 한국 자생종이지만 지적재산권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갖고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종자전쟁시대에 소중한 유전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지키고 품종개량에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구상나무는 소나무과의 상록침엽교목으로 높이 20m, 줄기둘레가 한 아름 넘게까지 자라는데 습기가 많고 배수가 잘 되는 비옥한 땅을 좋아한다. 나무껍질은 잿빛을 띤 흰색이며 오래 되면 점차 껍질이 거칠어진다. 어린 가지는 노란색이나 나중에는 갈색이 된다. 잎은 줄기나 가지에 바퀴모양으로 돌려나며 앞면은 짙은 녹색, 뒷면은 흰색이다. 뒷면에는 숨을 쉬는 기공조선이라는 하얀 줄이 나 있는데 구상나무의 기공조선은 다른 나무에 비해 유난히 희고 선명해 멀리서 보면 수관이 은녹색으로 보여 매우 아름답다. 6월에 피는 꽃은 다른 소나무과 식물들처럼 꽃잎이 따로 없어 알아보기 힘들지만 빨강, 노랑 등 다양한 색깔의 꽃이 핀다. 10월에 익는 열매는 구상나무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솔방울과 같은 형태를 띠는 구상나무 열매는 원통형으로 색은 초록빛이나 자주빛을 띤 갈색이다. 열매의 색깔에 따라 푸른 구상, 붉은 구상, 검은 구상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종자에는 부채 같은 날개가 달려 있어 멀리 퍼뜨리는데 도움이 된다.이제 평창올림픽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구상나무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상징나무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늘을 향해 기개 넘치는 자태를 보이는 열매와 단정하면서도 기품 있는 나무형태로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로 선정된 것이다.구상나무의 이름은 제주사람들이 '쿠살낭' 혹은 '쿠상낭'이라고 부르는데서 유래했다. '쿠살'은 제주 방언으로 성게를 가리키는데 잎이 성게의 가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최근 10년 새 구상나무 서식지에서 집단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살을 발라낸 생선처럼 앙상한 몰골만 남긴 채 쓰러진 구상나무 군락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구상나무는 뿌리가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뻗어 잘 쓰러지는데 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과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기상이변으로 가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제자연보호연맹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늦었지만 정부와 관계기관이 모여 보존과 복원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앞으로도 이 땅에서 건강한 구상나무를 계속 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12-10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살아 천년 죽어 천년, 영원을 상징하는 주목

화사하고 눈부신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던 봄여름의 초록 잎과 오색찬란한 꽃들의 향연이 지나가고 가을 들어 붉디붉은 단풍과 황금빛 은행잎으로 수놓았던 화려한 축제도 이제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스산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내년 달력도 시중에 선을 보였다. 우리나라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촬영한 사진들을 수록한 달력에 자주 나오는 곳이 태백산과 소백산, 덕유산 정상부근에 살고 있는 주목이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삼아 흰 눈이 쌓인 산위에 굳건히 서서 웅장하고 담대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어 유난히 돋보인다. 주목은 주목과에 속하는 늘 푸른 큰키나무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동북부와 시베리아, 일본 등의 고산지대에 분포하지만 수형이 아름다워 워낙 조경수로 많이 심어왔기에 요즘은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추위에 강하고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높이 17~20m, 직경 1m까지 자라며, 나무모양은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있어 보기 좋고 안정감이 있는 원뿔형이다. 어렸을 때는 자라는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약 10년 이상 되면 자라는 속도가 좀 빨라지는 편이다.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존재한다고 할 만큼 나무 중에서 수명이 길고 우리나라 최고령 나무도 정선 두위봉에 있는 1,400살 주목이다. 줄기와 큰 가지는 붉은 색이며, 줄기는 세로로 얇은 띠 모양으로 벗겨진다. 잎은 다른 나무 아래에서도 부족한 햇빛을 놓치지 않고 흡수하기 위해 엽록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잎의 길이는 2㎝ 정도로 나선형태로 달리는데 옆으로 뻗은 가지에서는 깃털모양을 보인다. 잎 끝이 뾰족하고 뒷면에는 연한 황색의 줄이 있다. 4월에 피는 연황색 꽃은 화려한 꽃잎이 없어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핀다. 주목의 열매는 10월에 빨갛게 달리는데 소나무 등 다른 침엽수는 솔방울 형태로 열리는데 비해 앵두처럼 동그랗게 달려 눈길을 끈다. 특히 진한 녹색의 잎을 배경으로 달린 붉은 열매는 주목이 조경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목의 씨는 붉은 가종피에 둘러싸여 있는데, 가운데가 비어 있어 안에 씨가 보인다. 붉은 과육은 물이 많고 단맛이 나기 때문에 먹기도 하지만 독성이 있어 배탈이 나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주목과 비슷한 나무로는 중부 이북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회솔나무와 원줄기가 옆으로 누워 기며 자라며 가지에서 뿌리가 발달하는 설악눈주목, 구주주목 등이 있다. 구주주목은 유럽과 북미가 원산지인데 서구에서는 정원에 심어 다듬어가면서 기른다.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으로 삼각형, 원뿔 등 다양한 모양으로 전정해 가꿈으로써 정원을 더욱 특색 있고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주목은 나무껍질도 붉은 색을 띠고 나무 목질부도 유달리 붉어서 붉을 '朱'자를 써서 '朱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목의 목재는 최고급 가구재로 아주 귀하게 이용했다. 오래된 주목으로 만든 바둑판은 최고로 쳤으며, 주목지팡이는 가볍고 잘 휘어지지 않으며 지팡이의 붉은 빛이 무병장수하게 해준다고 믿어 우리 선조들은 노인들에게 선물하는 것을 가장 큰 효도의 하나로 여겼다. 특히 주목은 향기가 있고 재질이 좋아 목관으로 많이 사용했는데 경주 금관총 등 고분에서 주목으로 만든 관이 출토되었고 서양에서도 관으로 쓴 예가 여럿 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11-05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화려한 붉은 색의 향연을 펼치는 단풍나무

초록 녹음이 가득했던 산과 들에는 어느덧 한껏 높아진 쪽빛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잎들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마치 마술사가 지팡이를 휘두를 때 마다 온갖 색들이 쏟아져 내려 한바탕 아름다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가을이다. 기상청에서는 올해가 평년보다 일교차도 크고 날씨도 맑고 좋아 단풍의 색이 더 화려해진 총천연색으로 물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설악산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단풍나무는 우리나라에 150여종이나 되는 등 많은 종류가 있지만 흔히 단풍이라고 얘기 할 때는 단풍나무와 당단풍나무가 가장 대표적이다. 아름다운 색감으로 많은 종류의 조경수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봄부터 잎의 색이 붉게 되었다가 여름이면 퇴색되는 노무라단풍나무, 잎의 뒷면이 은빛이 나는 은단풍나무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외국에서 들여온 나무 중에는 설탕단풍나무도 있다. 캐나다 국기에 붉게 그려진 나뭇잎이 이 설탕단풍나무의 잎인데 북미에서도 특히 캐나다에서 많이 자란다. 캐나다에서는 설탕단풍나무 줄기에 구멍을 뚫고 수액을 채취하여 끓여서 시럽을 만든다. 이게 바로 메이플시럽인데 방금 구운 부드러운 핫케이크 위에 뿌려 먹으면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다. 단풍나무는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갈잎중간키나무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주로 자란다. 습기를 좋아해 산의 계곡 부근에서 자라며 높이는 10m에 달한다. 아기의 펼친 손바닥처럼 갈라지는 잎은 5∼7개로 깊게 갈라지는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5월에 피는 꽃은 검붉은 색이며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달리는데 아주 작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다. 단풍나무 열매는 9, 10월에 익는데 날개가 달려있어서 열매가 떨어질 때 헬리콥터의 날개처럼 회전하면서 떨어지게 된다. 바람만 잘 타게 되면 최대 100m까지 멀리 날아갈 수 있는데 단풍나무의 열매는 상당히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 무게중심이나 길이가 조금만 어긋나도 제 역할을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자라는 단풍나무는 당단풍나무이다. 중부지방에서는 대부분 당단풍나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당단풍나무는 밑동에서 여러 줄기가 갈라져 올라오며 키는 8m 정도로 자라는데 굵고 크게 자라나 성장은 느린 편이다. 수형은 가지가 옆으로 퍼져 위쪽이 넓게 둥그스름해지는데 여름철의 녹음을 한 층 더 시원스럽게 하며 가을에 무르익는 붉은 색 단풍은 흡사 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잎이 가지에 마주 달리는데 9∼11개로 갈라지고 뒷면 잎맥과 잎자루에 부드러운 잔털이 있으며 겨울에도 가지에 붙어 있다. 당단풍나무에서도 수액을 채취하는데 2월에서 5월까지 채취해 위장병이나 만성 대장염, 잦은 설사에 물처럼 마신다. 단풍나무류의 목재는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한 편이다. 잘 휘거나 갈라지지 않기 때문에 체육관이나 볼링장 같은 곳의 나무바닥이나 각종 악기, 조각, 건축 등 여러 가지 재료로 쓰인다. 단풍나무의 속명인 아케르(Acer)는 라틴어로 '강하다'는 뜻으로 재질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격적인 가을의 길목으로 접어들었다. 풍성한 나뭇잎들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숨어들고 청명한 하늘아래 맑은 햇살은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다가오는 추석연휴에는 숲과 만나 자연이 만드는 단풍의 정취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9-24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안타까운 이별 아쉬움의 징표, 버드나무

장마철보다 비가 더 자주 오는 날씨에 무더위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아직 남아 있을 늦더위에는 작렬하는 태양과 숨 막히는 지열을 피할 수 있는 시원한 계곡의 품이 무척이나 그리울 것이다. 물을 좋아해 계곡이나 개울, 호수 등 물가나 습지에서 무리지어 잘 자라는 나무,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선사해주는 버드나무이다. 버드나무 종류는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하며 40여 종이 있는데, 민요 천안삼거리에 나오는 능수버들부터 새색시가 꽃가마 타고 가는 길에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수양버들, 버들강아지라고도 불리는 시냇가의 갯버들,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키버들, 경북 청송의 주산지에 자라는 왕버들까지 다양하다. 버드나무는 버드나무과의 잎이 지는 넓은 잎 큰키나무로서 높이는 20미터까지 크게 자라며 암수딴그루이다. 줄기는 곧게 뻗으나 자라면서 비스듬해지며 가지가 굽어져 나와 전체가 둥그스름해진다.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거나 거의 동시에 피는데 암꽃과 수꽃 모두 타원형으로 이삭처럼 뭉쳐서 달린다. 5월에 달리는 타원형의 열매는 다 익으면 껍질이 벌어져 하얀 솜털이 달린 씨앗이 나오는데 바람을 타고 잘 날아서 곳곳에 종자를 퍼뜨려 번식이 잘 되게 한다. 잎은 길이 5∼12센티미터 정도로 가지 끝에 어긋나게 달리는데 끝이 뾰족한 피침모양이며 얕은 톱니가 희미하게 있다. 잎은 서리를 맞으면 허옇게 돼서 떨어진다. 버드나무는 능수버들이나 수양버들과 달리 가지가 축축 처지지 않아 구별하기 쉽다. 버드나무류는 우리나라 전통 시문학에서 소재로 가장 많이 다루어졌다. 특히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눈을 틔워 봄을 대표하는 나무이기 때문에 봄날의 서정을 표현하거나 이별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다. 특히 옛사람들이 그냥 버들이라고 하는 경우는 수양버들을 말하는데 버들이 이별의 아쉬움을 나타내는 징표가 된 것은 중국의 고사와 관련이 있다.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의 동쪽에 흐르는 '파수'라는 강에는 '파교'라는 다리가 있었는데 당시 파교에서 이별하는 사람들이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를 꺾어서 떠나는 사람에게 주고 그 사람의 평안과 무사함을 빌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조선 후기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버들가지를 주는 것이 재물을 들이지 않고서도 정성을 표할 수 있는 흔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나와 있다.불교에서 버들가지는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상징해 실바람에도 나부끼듯이 미천한 중생의 작은 소망까지 귀 기울여 듣고 이루어주는 것을 나타낸다. 버드나무는 잘 휘어지고 부드러운 속성 때문에 종종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 비유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정도전은 '삼봉집'에서 버들가지를 여인의 가는 허리로, 버들잎은 긴 눈썹으로 비유했다. 우리 조상들은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오월의 버드나무를 꺾어 문 위에 걸어 놓았다. 버드나무 줄기에는 '인'성분이 많다. 산골에서 도깨비가 나온다고 알려진 곳은 버드나무가 우거진 숲인 곳이 대부분인데 '인'이 캄캄할 때 빛이 나므로 이것을 도깨비불이라고 두려워했다. 버드나무는 한방에서 잎과 가지를 이뇨, 진통, 해열제로 사용해 왔으며, 서양에서도 현대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가 임산부의 통증완화를 위해 버들잎을 처방했을 정도로 오랜 기간 민간요법으로 이용되어왔다.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아스피린은 가정상비용 통증완화제에서 심장질환 예방까지 다양한 효과가 입증되어 널리 쓰이고 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8-20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불꽃같은 자태로 화려한 축제를 연출하는 자귀나무

후텁지근해서 짜증나기 쉬운 장마철이다. 한껏 녹음이 무르익어가는 요즘 숲이나 공원 등에서 곱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자귀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자귀나무는 여름에 가장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꽃을 피운다. 짧은 진분홍색 비단실을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 놓은 것 같은 꽃은 마치 공작새 수컷이 화려한 날개를 펼친 듯해 단번에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특이한 모양의 꽃은 사실 꽃잎이 아니라 수꽃의 수술이다. 우산모양으로 모여서 피는 꽃은 나무 제일 높은 곳에서 한 가지에 스무 개 정도 피는데 수꽃의 꽃잎이 퇴화되어 3㎝쯤 되는 수술이 술잔 모양의 꽃받침에 싸여 있다. 수꽃 사이에 달리는 암꽃은 피지 않은 꽃봉오리처럼 봉곳한 망울들을 맺고 있는데 수꽃과 달리 아주 수수한 생김새다. 자귀나무는 꽃만큼이나 잎의 모양도 매우 독특하다. 줄기에 잎이 하나씩 달리지 않고 초승달 모양의 작은 잎들이 모여 하나의 잎을 만들고 이들이 다시 줄기에 달리는 깃꼴 겹잎이다. 아까시나무처럼 대부분의 겹잎은 개개의 작은 잎들은 서로 마주보고 달리고 가지 끝에 홀로 달린 잎이 있는데 자귀나무는 홀로 남는 잎이 없이 완벽하게 짝이 맞는다. 낮에 활짝 퍼져 있던 잎은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거나 비가 오면 서로 마주 보며 접히는데, 이 모양을 보고 부부의 금슬을 뜻하는 합환목, 합혼수, 야합수 등의 이름으로 불렀다. 집안에 심으면 부부간의 애정이 두터워진다고 하여 결혼 초 울타리 안에 심기도 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는 아이가 나무 밑에 누우면 학질에 걸린다고 하여 집안에 심는 것을 금기시하기도 했다. 자귀나무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는데 '짝나무'에서 '짜기나무'를 거쳐 생겼다는 것과 목재를 찍어서 깎고 가공하는 연장인 자귀의 손잡이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나무였기 때문에 자귀나무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경상도에서는 소가 좋아해 아주 잘 먹는다고 해서 '소쌀나무' 또는 '소쌀밥나무'라고도 부른다. 서양에서는 실크트리 즉 비단나무라고 부르고, 남태평양의 휴가지로 유명한 사이판에서는 자치령의 국화로 정하기도 했다. 자귀나무는 낙엽활엽수교목으로 장미목 콩과에 속한다. 우리나라 황해도 이남에 분포하며 아시아와 중동이 원산지이다. 햇빛을 좋아하는 양수이며, 보통 3~5m 정도로 자란다. 회갈색의 줄기는 껍질이 갈라지지 않으며, 가지가 많이 나와 길게 옆으로 퍼져 역삼각형 모양이다. 10월에 열리는 열매는 콩과식물답게 15㎝ 정도의 납작한 긴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 겨울을 난다. 스산한 겨울바람에 자귀나무 열매가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시끄러워 여자의 혀에 비유해 '여설목'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우리 조상들은 자귀나무가 자라는 모양을 보고 농사에 활용하기도 했다. 자귀나무는 5월경에 잎이 늦게 나오는데 움이 트게 되면 늦서리가 없으니 마음 놓고 곡식을 파종할 수 있고, 첫 번째 꽃이 필 무렵에 팥을 밭에 뿌렸다. 한방에서는 자귀나무 껍질이나 꽃이 진통이나 강장, 진정효과가 있다하여 신경쇠약이나 불면증에 약재로 사용했다. '동의보감'에는 껍질이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근심을 없애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고 나와 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7-16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우리나라 숲의 대표주자 서어나무

나무마다 새순을 터트리며 아름다운 연두빛 신록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더니 어느덧 숲 속에는 봄의 싱그러움과 상쾌함을 덜어내고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높다랗게 솟아오른 나무 사이로 눈부신 햇빛이 쏟아지고,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진한 초록의 물결이 빡빡한 일상의 시름을 제대로 잊게 해주는 곳이 있다. 포천 광릉숲이다. 광릉숲 소리봉 주변은 인간의 손을 타지 않고 자연적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천이과정을 거쳐 야생의 환경에서 자라는 서어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이 서어나무 군락지는 국내 하나뿐인 천연학술보전림으로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숲은 자연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그 모습이 변해간다. 숲은 식물이 없는 나지에서 시작해 이끼나 곰팡이 같은 지의류나 선태류가 나타나고, 냉이나 망초 같은 1, 2년생 초본류가 자라난다. 여기에 다년생풀과 키가 작은 관목류가 나타난 후 햇빛을 좋아하는 큰키나무,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큰키나무의 순서대로 나고 자란다. 이 같은 천이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극상림을 이루게 되는데 서어나무는 온대 중부 활엽수림에서 볼 수 있는 극상림 중 가장 대표적인 나무이다. 서어나무는 자작나뭇과에 속하는 갈잎 큰키나무로 높이 15m, 직경 1m까지 자란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 고루 분포하며, 춥고 건조해 척박한 곳에서도 아주 잘 자란다. 서어나무는 새잎을 틔울 때 숲에서 단연 돋보이는데 모든 나뭇잎들이 파스텔 톤을 이룰 때 진한 붉은 색이 돌다가 주황색, 연한 녹색으로 변화한다. 가을의 단풍 또한 멋스럽다. 노랗지도 아주 붉지도 않은 은은한 색감으로 가을 숲의 정취를 한껏 더해준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있는 긴 타원형으로 끝이 길게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겹톱니 모양이다. 꽃은 4∼5월에 잎보다 조금 먼저 피는데 화려한 꽃잎이 없어 꽃 인줄 모르고 지나가기 쉽다. 꼬리모양 꽃차례로 무리지어 피는데 수꽃은 지난해 가지에서, 암꽃은 어린가지 끝에서 핀다. 10월에 익는 열매는 넓은 달걀모양이며 손가락 하나 정도 길이의 늘어진 이삭 안에 들어있다. 수피는 모양이 매우 독특한데 회색에 검은 얼룩이 섞여 있으며 세로로 요철이 있어 울퉁불퉁하다. 서어나무 이름의 유래는 한자로 '서목(西木)'을 우리말로 '서나무'라고 했다가 발음이 자연스러운 서어나무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어나무의 속명은 카르피누스(Carpinus)인데 켈트어로 나무를 의미하는 '카'와 머리를 뜻하는 '핀'의 합성어로 '나무의 우두머리'로 불린다. 또 서어나무는 수피가 마치 잘 다듬어진 보디빌더의 근육을 닮아 서양에서는 '머슬트리(Muscle tree)' 즉 '근육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어나무는 결이 치밀해 비교적 단단하고 탄력성이 좋지만 잘 쪼개지지 않는다. 또한 표면이 고르지 않아 이용이 제한적이었는데 농기구의 자루나 기구재, 방직용 목관, 피아노의 액션 부분에 쓰였고, 표고버섯 재배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광릉숲 서어나무 군락지에는 특별한 곤충을 볼 수 있는데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다. 곤충들은 아무 먹이나 먹는 것이 아니라 각자 먹이식물이 있는데 장수하늘소는 오래된 서어나무를 먹고 산다. 유충이 죽은 서어나무를 갉아먹고 자라기 때문에 광릉의 서어나무숲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6-11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쌀밥 같은 꽃으로 농사 풍흉 점치는 이팝나무

곱게 피었던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 그리고 봄의 여왕인 벚꽃이 지고 나서도 어디를 가든 꽃잔치는 계속 된다. 여기저기서 철쭉제가 열리고 다양한 꽃들이 앞을 다투어 피면서 꽃향기가 산과 들에 가득하다.신록이 절정인 계절의 여왕 5월에 싱그러운 봄날을 시샘하듯이 꽃이 피어 새하얀 함박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은 것처럼 장관을 연출하는 나무가 있다. 바로 이팝나무다.이팝이라는 이름은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멀리서 보면 사기그릇에 윤기 자르르한 흰쌀밥을 수북이 담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해서 잡곡 없이 입쌀로만 지은 이밥에서 나왔으며 이밥이 이팝으로 변했다고 한다. 특히 이팝나무에 꽃이 필 무렵은 지난해 수확한 양식은 거의 바닥나고 보리는 아직 피지 않은 보릿고개였다. 때마침 모내기철이라 주린 배를 움켜쥐고 농사일을 할 때 사람들은 흰쌀밥 같은 이팝나무꽃을 바라보며 다가오는 가을 풍요로운 수확을 기대했다. 이처럼 이팝나무엔 온 가족이 밥 한번 제대로 배불리 먹고 싶어 했던 옛사람들의 절박함과 한이 서려 있다. 이름에 대한 유래는 24절기 중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에 꽃이 피는데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실제로 전북지방에서는 입하목으로 부르기도 한다.옛날부터 이 땅에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오며 애환을 같이한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이 7그루인데 소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향나무 다음으로 그 수가 많으며 대부분 정자목이나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주는 당산목의 역할을 했다. 우리 조상들은 물이 많이 필요한 모내기철에 이팝나무꽃의 많고 적음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는데, 물이 풍부한 곳에서 잘 자라는 이팝나무에 꽃이 많이 피고 오래가면 그해는 벼농사도 풍년을 예상했다.이팝나무는 최근 들어 도심곳곳에 가로수로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탐스러운 꽃이 20일 이상 지속되고 단풍과 열매도 아름다우며 무엇보다 공해와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가로수로 사랑을 받고 있다.영어로는 '하얀 술'이라는 뜻의 프린지 트리(Fringe tree)라고도 하고 흰 눈을 연상시키는 꽃 때문에 스노 트리(Snow tree)라고도 한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잎을 차로 마시므로 다엽수(茶葉樹)라고도 부른다.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의 잎이 지는 넓은잎 큰키나무이다. 다 자라면 키가 30미터에 이르고 지름도 몇 아름이나 된다. 잎은 끝이 뾰족한 타원형이고 마주나며 길이는 3∼15㎝정도이다. 꽃은 5월에 새로 나는 햇가지 끝에 흰색으로 피는데 가느다랗게 넷으로 갈라져 있다. 어린 줄기는 황갈색이나 커 갈수록 줄기는 회갈색을 띠고 세로로 촘촘히 갈라진다. 9∼10월에 굵은 콩알만한 짙은 푸른색의 타원형 열매가 열리는데 때로는 겨울에도 가지에 매달려 있다. 번식이 좀 까다로워 발아와 삽목이 잘 안되고 어릴 때 생장이 느린 편이다. 중국, 일본, 대만에도 분포하며, 제주도에 자라는 긴잎이팝나무는 이팝나무보다 잎은 조금 더 길고 꽃잎은 좀 더 가늘고 긴 편인데 보기 드문 우리나라 특산이다.목재는 염료와 기구를 만드는데 이용한다. 민간요법으로 열매와 수피를 가을에 채취해 말린 후 중풍으로 마비된데, 치매, 가래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이팝나무 어린잎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말려서 차를 끓여 마시기도 한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5-07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동서양이 인정한 '진짜 나무' 참나무

4월은 산과 들에 벚꽃, 진달래, 개나리를 비롯한 다양한 꽃들이 만개하고, 헐벗었던 산들이 연두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다. 봄을 맞아 숲을 우아하게 수놓은 연둣빛 잎들을 두 눈 가득 담고, 온 몸을 감싸는 따사로운 봄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가까운 산을 오르면 자주 볼 수 있는 나무가 바로 참나무류이다.참나무는 소나무와 함께 우리나라 숲을 대표하는 나무인데, 참나무류는 전체 산림의 약 25% 정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참나무라는 이름은 없다. 참나무는 어떤 한 가지 수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등 참나무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나무를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참나무에 달리는 열매를 도토리라 부르기 때문에 도토리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참나무는 진짜 나무라는 뜻이며 참나무속은 학명이 쿠에르쿠스(Quercus)인데 라틴어로 '진짜', '참'이라는 뜻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참나무를 보는 안목이 다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참나무는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데 높이 20~30m까지 자라며, 잎은 어긋나고 대부분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피며, 열매인 도토리는 접시 같은 각두 안에 들어 있으며 타원형 또는 공 모양이다. 참나무류는 이름의 유래도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신갈나무는 옛날 짚신 바닥에 깔았던 나뭇잎이라 하여 신갈이나무라고 한데서, 굴참나무는 수피에 세로로 깊은 골이 파여 있어 골참나무라고 부르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갈참나무는 잎이 가을 늦게까지 달려있고, 단풍이 눈에 잘 띄는 황갈색이라서 가을 참나무로 불리다가 갈참나무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졸참나무는 참나무 중 잎이 제일 작기 때문에 졸병 참나무란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떡갈나무는 예부터 조상들이 오래 보관하기 위해 떡갈잎으로 떡을 쌌는데, 그만큼 넓은 잎을 가진 나무라는 뜻이다. 상수리나무는 임진왜란에 의주로 피난을 떠난 선조가 제대로 먹을 만한 음식이 없자 도토리로 묵을 만들어 먹었고 이 맛에 반한 선조가 환궁한 뒤에도 가끔 수라상에 올렸다고 한다. 수라상에 올린다는 뜻인 '상수라'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참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숲의 주를 이루어 우리 민족과 함께 생활해온 나무이다. 도토리는 대표적인 구황식물이었는데 흉년이 들 때마다 더 많이 도토리가 달려 백성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다. 이는 참나무가 꽃을 피워 수분을 하는 시기에 비가 많이 오면 모내기에 적당해 풍년이 들지만 참나무는 수분이 어려워 열매를 덜 맺기 때문이다.열매인 도토리는 동의보감에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쓰고 떫으며 독이 없어 설사와 이질 등을 낫게 하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여 몸에 살을 오르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도토리로 만든 음식은 소화가 잘 되며 뼈를 튼튼하게 하고 체중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의 건강을 위협받고 있을 때 몸 안에 쌓이는 중금속을 제거한다고 알려져 있는 도토리는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식품이다. 참나무는 목재의 질이 단단하여 유럽에서는 와인이나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술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재질이 좋아 건축재와 선박재, 관재 등으로 이용했고 참나무로 만든 숯은 최고로 친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4-02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초록잎 캔버스에 붉은 꽃 수를 놓은 동백나무

겨울이 서서히 물러가고 어느덧 남녘에서부터 꽃소식이 전해진다. 눈을 뚫고 나온 노란 복수초와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매화꽃이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엄동설한 추운 바람 속에서도 정열적인 붉은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는 인고와 기다림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보여주는 나무이다. 동백나무는 늦겨울에 따스한 봄의 온기를 전해 주는 전령사 역할도 하는데 붉은 꽃잎이 이제 막 단장을 마친 여인의 붉은 입술을 닮았다고 해서 '여심화'라 부르기도 한다. 동백의 활짝 핀 화려한 꽃송이는 숲을 불태울 듯 한 정경이지만 꽃이 떨어진 후에도 쉽게 지지 않는다. 오히려 또 다시 꽃을 피우는 듯하다. 동백꽃은 질 때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지지 않고 꽃봉오리 전체가 떨어져 나무 아래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장관을 연출한다. 꽃 필 때의 청초함과 눈부신 아름다움을 꽃이 지고난 후에도 한 결 같이 간직하고 있어 시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한편으로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은 애잔함을 노래하게 하는 꽃이다. 가수 이미자씨가 부른 '동백아가씨'는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고 프랑스의 문호 뒤마의 소설 '춘희'를 비롯해 오페라 '라트라비아타'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학과 오페라 등의 소재로 많이 다루어졌다. 그러나 꽃이 지는 모습이 불길하다고 해 제주도나 일본에서는 집안에 심는 것은 금기시 해왔다.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하며 크게 자라면 7~8미터까지 자라는 늘 푸른 큰키나무이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에 자라는 대표적인 나무이며,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까지 넓게 분포하고 있다. 동백나무는 주로 해안가에 떼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자라는 곳에 따라 11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화려한 꽃 잔치를 이어간다. 이른 봄 가지 끝에 1개씩 피는 꽃은 5개의 꽃받침 위에 5∼7장의 꽃잎이 있고 그 안에 노란색 수술이 자리 잡고 있다. 줄기는 회백색이고, 사계절 내내 반짝반짝 윤이 나는 잎은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어긋나게 달리며 잎 가장자리에 물결모양의 잔 톱니가 있다. 곤충이 없는 시기에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는 열매를 맺기 위해 동박새를 선택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조매화이다. 향기보다 강한 꽃의 색으로 동박새를 불러들여 꽃가루받이를 한다. 동백나무는 녹색의 작은 방울같이 생긴 열매도 보기 좋다. 열매는 갈색으로 익으면서 세 개로 벌어지고 그 안에 잣처럼 생긴 종자가 들어있다. 동백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 나무는 가구나 기구를 만드는데, 열매는 기름으로, 꽃과 잎은 약재로 쓰였는데 무엇보다도 많이 쓰인 것은 열매에서 짜낸 기름이다. 맑은 노란색의 동백기름은 불포화지방산 중 하나인 올레산이 많아 쉽게 산화되거나 증발되지 않고 공기 중에 놔두어도 잘 굳지 않아 등잔용 기름이나 윤활유, 화장품으로 이용했다. 동백기름은 식용으로도 사용했는데 맛도 괜찮은 편이고 심장병과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정평이 나있다. 특히 옛날 여인들은 이 동백기름이 필수품이었는데 머릿결이 갈라지거나 끊어지는 것을 방지해 윤기 있고 단정한 머릿결을 만드는데 썼다. 동백나무는 재질이 단단해 다식판이나 얼레빗, 화장대 등을 만드는데 사용했고, 가정에서는 동백꽃을 말린 가루를 상비약으로 준비했다가 화상과 타박상, 지혈 등에 사용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2-19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인 측백나무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가 무엇인지 물으면 알고 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모른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는 바로 대구시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숲이다. 경부고속도로 도동IC 부근에 있는 절벽에 1천400여 그루의 측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측백나무는 원래 중국이 원산지인데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데 있어 우리나라가 원산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논란이 많았으나 대구 도동외에도 충북 단양과 경북 안동, 영양, 울진 등 여러 곳에서 자생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지정되었다. 측백나무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하나같이 석회암 지대의 가파른 절벽의 암석틈에서 자라고 있으며 그 앞에 물이 흐르는 등 환경이 매우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다. 측백나무는 높이 25m, 직경 1m까지 자라는 늘푸른 큰키나무이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갈라지며, 작고 납작한 잎은 비늘모양으로, 가지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어긋나게 달린다. 4월에 피는 꽃은 황록색이며, 9~10월에 달리는 열매는 구과로 달걀형이다. 측백나무는 맹아력이 강하고 생장속도가 빠를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푸르고 가지가 촘촘히 뻗어 바람을 막거나 소리를 차단할 수 있으며 병충해에도 강하므로 생울타리나 방풍림으로도 많이 심고 있다. 측백나무와 사촌지간 쯤 되는 나무로 편백과 화백이 있는데 자라는 모양이 서로 많이 유사해 꽃과 열매를 보기전에는 상당히 구별이 어렵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측백은 W, 화백은 X, 편백은 Y자형으로 비늘잎이 쪼개지는 모양이 서로 달라 구분이 가능하다. 측백이라는 이름은 '본초강목'에 잎이 납작하고 옆으로 자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나와 있다. 잎은 옆으로 자란다고는 하기 어려우나 자세히 보면 비늘잎이 겹쳐져 있어 모양은 눌려서 납작한 편이니 연관성이 아주 없다고 할 수도 없다. 또한 측백은 한자로 側과 柏을 쓰는데 흰색(白)이 서쪽을 의미해 서쪽으로 기운 나무라는 뜻이지만 실제 이렇게 자라는 것은 아니다. 음양의 관점에서 보면 서쪽을 의미하는 나무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음수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측백나무는 소나무와 함께 선비의 절개와 고고한 기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그래서 경복궁을 비롯해 궁궐 여기저기에 심어져 있다. 중국에서도 사원이나 귀족의 묘지에 반드시 심는 나무였다. 관청은 '백부'라 하여 권위의 상징으로 측백나무를 심었으며, 산둥성 곡부에 있는 공자의 묘소에도 오래된 측백나무가 향나무와 함께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또한 측백나무의 잎은 앞뒤의 모양과 색이 비슷해서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군자의 나무라고 한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관리들을 감찰하는 기관인 사헌부를 '백부'라고 부른 이유도 측백나무처럼 늘 변함없이 원칙을 준수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측백나무는 예로부터 귀한 약재로 쓰여 왔다. 특히 서늘한 성질로 인해 혈액에 쌓인 습기와 열을 없애주는데 효과가 크다. 어린 가지와 잎은 각종 출혈에 지혈제로 쓰고, 근피는 화상으로 짓무른 부위를 치료하는데 사용한다. 최근에는 잎의 추출물이 발모촉진 또는 탈모방지에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측백나무 목재는 가공이 쉬워 건축재 등으로 다양하게 쓰여 왔는데 예전에는 관을 만드는 나무로 중요시 되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7-01-15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크리스마스 트리로 사랑받는 전나무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이 저무는 해의 아쉬움을 더해 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맘때쯤 거리에는 캐롤이 울려 퍼지고 멋지게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한층 더 분위기를 고조시켜 훈훈한 세밑 풍경을 만들어준다. 얼마전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보낼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장식하게 될 트리로 전나무가 낙점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보통 크리스마스 트리로는 전나무 외에도 구상나무, 소나무 같은 상록수가 쓰이는데 특히 전나무는 늠름하게 뻗어 올라간 아름드리 줄기와 짙푸른 잎새 등 모양이 장식용으로 제격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일설에 따르면 16세기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제일 처음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다고 한다. 루터는 어느 해 크리스마스 전날 밤 하늘에 아름답게 빛나는 별들을 배경으로 초록색 전나무가 서있는 모습을 보고 종교적 깨달음을 얻은 후 전나무 한 그루를 집안에 들여놓고 촛불을 매달아 장식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전나무는 대표적인 겨울나무이다. 겨울산이 하얗게 쌓인 눈들로 은빛으로 빛나고 우뚝 선 전나무에도 순백의 눈이 덮이면 크리스마스 카드속 그림처럼 아름답다. 전나무는 조선시대 산수화에서 소나무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다. 겸재 정선이나 김홍도 등 조선후기의 화가들이 그린 금강산 그림에는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주변 경치와 어우러져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특히 장안사를 그린 그림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전나무는 오대산 월정사나 부안 내소사, 청도 운문산 등 오래된 사찰 입구에서도 볼 수 있다. 사찰을 새로 짓거나 중건할 때 기둥으로 쓰기 위해 심은 흔적이 보이는데 재질이 단단하지 않아 기둥재로 적합한 목재는 아니지만 길고 곧은 목재를 얻을 수 있어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하는 곳인 수다라장, 양산의 통도사와 강진의 무위사 기둥의 일부도 전나무를 사용했다. 합천 해인사 학사대에는 고운 최치원 선생께서 평소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고 홀연히 떠났는데 그 지팡이가 자라 전나무 거목이 됐다는 이야기가 동국여지승람 등에 전해 내려온다. 현재 천연기념물 541호로 지정된 전나무는 최치원선생이 심은 전나무가 고사한 후 1757년경 후계목으로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전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전국의 깊은 산에 자생하며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데 토양이 비옥하고 습도가 높은 곳을 좋아해 고온 건조한 기후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심은 뒤 7, 8년까지는 매우 느리게 자라지만 그 이상이 되면 생장속도가 빨라진다. 나무 높이는 40m에 달하고 둘레길이는 1.5m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색 또는 암갈색이고 오래될수록 잘게 갈라진다. 잎은 납작한 바늘모양으로 길이가 4cm정도이며 뒷면에 흰기공선이 있다. 가지는 어긋나게 나며 수평으로 퍼져 나무형태가 전체적으로 원뿔모양을 이루어 매우 아름답다. 꽃은 4월 하순에 가지 끝에 피는데 황록색의 수꽃은 아래로, 연한 녹색의 암꽃은 위를 향해 달리는데 꽃처럼 생기지 않았다. 열매는 구과로서 원통형이며 10월초에 익는다.전나무는 나무에서 우윳빛 액이 나와 젖나무로도 불렸는데 전나무로 표준식물명이 정해졌다. 옛날에는 수피에 흰빛이 돈다고 해서 백송이라고도 불렀고 중국에서는 회목이라고 한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12-18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늦가을 물들이는 황금빛 낙엽송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요즘 울긋불긋 화려함을 뽐내던 단풍이 지고 난 후 뒤늦게 홀로 황금빛을 자랑하며 마지막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나무가 바로 낙엽송이다. 낙엽송은 단풍뿐만 아니라 초봄 연둣빛 신록의 자태도 고운데 박두진 시인은 낙엽송이란 시에서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 받들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옵다'라고 할 정도로 싱그러운 생명력과 꽃보다도 곱다고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있다. 낙엽송은 소나무과의 침엽수로 일본이 원산지이며 상록수인 소나무과의 다른 나무들과 달리 가을이면 물들어 잎이 떨어지는 큰키나무이다. 정식 이름은 이렇게 잎을 갈고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해서 일본잎갈나무이다. 우리나라 금강산 이북지방에 자생하는 잎갈나무가 있는데 백두산에 가면 울창한 원시림을 이루고 있으며 낙엽송과 구분이 쉽지 않다. 낙엽송은 잎갈나무와 달리 비교적 춥지 않은 중부 이남의 비옥한 땅에서 잘 자라며, 높이 30m 직경 1m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갈라져서 긴 비늘조각처럼 벗겨지며 가지는 수평으로 뻗거나 아래로 처진다. 잎은 선형으로 짧은 가지에 20~30개씩 모여나는데 밝은 녹색으로 소나무나 잣나무보다는 길이가 짧다. 꽃은 5월에 노란색 타원형의 수꽃과 담홍색의 달걀모양 암꽃이 한 나무에서 따로 피며 열매는 솔방울 모양으로 9~10월에 익는데 처음에 아래쪽을 향하다가 열매가 익을 때 위쪽을 향한다. 낙엽송은 자라는데 햇빛이 많이 필요한 나무로 병충해에 강하나 공해에는 비교적 약한 편이다.낙엽송은 1904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다. 60~70년대 이후 치산녹화계획에 따라 정부주도하에 나무심기가 한창일 때 1순위 권장수종으로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현재는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6.2%인 27만2천㏊를 차지하고 있다. 낙엽송은 자라는 속도가 빨라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목재를 생산할 수 있으며 특히 목질이 우수하고 곧게 자라 상품성이 좋아 경제 수로 각광 받고 있다. 목재는 강하고 결이 세서 못이 잘 박히지 않을 정도이며 탄력이 적어 전봇대나 갱목, 건물을 신축할 때 건물 바깥쪽 공사판 지지대용으로 널리 쓰였고 나무젓가락을 만드는 단골재료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지는 잘 부러지는 특징이 있어 눈에 의한 피해에 약하며 옹이가 많은 게 단점이다. 나무껍질에서는 염색의 재료와 타닌을 채취하고 수지에서는 테르핀유를 채취하기도 한다. 얼마 전 태백산 일대의 낙엽송과 관련된 얘기가 언론을 장식하고 많은 사람이 반대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다.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태백산 숲의 11.7%를 차지하고 있는 낙엽송 50만그루를 5년간 베어내고 그 자리에 우리나라 고유수종인 참나무와 소나무 등을 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낙엽송은 일본이 원산지이므로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에는 걸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 토양과 기후에 잘 적응해서 우거진 숲을 이룬 낙엽송을 짧은 기간에 대면적 벌채를 하는 것은 산림훼손은 물론 숲 생태계를 파괴하게 되므로 무작정 외래종이라는 이유로 나무를 베어내는 일은 무엇보다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이다. 다행히 한 발 뒤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건 아닐까 싶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11-20 조성미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노란 낙엽으로 가을 정취를 더하는 은행나무

뜨거웠던 여름이 물러간 후 짧은 가을이 아쉬울 만큼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눈에 담는 풍경마다 그림 같다. 산과 들은 물론 도심까지 노란빛으로 치장해 붉은 단풍과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나무, 은행나무다. 은행(銀杏)은 '은빛 살구'라는 의미로 열매의 모양이 살구를 닮아서 붙인 이름인데, 송나라 때 지방 정부가 중앙 정부에 제공하는 조공품 목록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잎이 오리발과 닮아서 압각수(鴨脚樹),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의 열매가 손자 대에 열린다 해서 공손수(公孫樹)라 부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유교와 불교의 전파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 낙엽 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잎은 부채모양으로 흔히 2개로 갈라지고 잎끝에 미세하게 물결모양의 무늬가 있다. 잎은 긴 가지에 어긋나게 나지만 짧은 가지에는 뭉쳐서 난 것처럼 보인다. 꽃은 5월에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핀다. 나무껍질은 회색으로 두꺼운 코르크질이 발달했으며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은행나무가 지구 상에 처음 뿌리를 내린 것은 무려 3억 년 전 정도이며 혹독한 빙하기를 거치면서 많은 생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는데도 살아남아 메타세쿼이아와 함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린다. 은행나무가 이렇게 오랜 세월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강하기 때문이었다.요즘 도심에서는 은행이 떨어져 고약한 냄새를 풍겨 민원의 원인이 되곤 한다. 벌레나 동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딱딱한 속껍데기를 감싸고 있는 노랗고 물렁한 껍데기에 포함된 은행산과 점액질의 빌로볼 성분이 특유한 냄새의 원인물질이다. 또 은행나무 자체에도 플라보노이드라는 살균과 살충 성분이 있어 벌레의 유충이나 식물에 기생하는 각종 곰팡이,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이러한 보호 장치를 통해 은행나무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가 되었다. 은행은 폐기능 개선에 도움을 줘 천식에 효과가 있으며,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혈전을 없애는 기능을 한다. 어린이 야뇨증이나 피로회복에도 은행만큼 좋은 게 없다. 그러나 청산배당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 날것으로 먹으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하며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란 은행나무에 세계 어느 곳에 있는 것보다 약리적 물질이 월등히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은행나무는 높이 60m까지 크게 자라며 모양이 아름답다. 수명이 길어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수령이 1천10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 나무 중 가장 키가 크고 당당한 위엄을 보이는데, 조선 세종 때 정3품 당상관의 품계를 하사받기도 했다. 은행나무는 예로부터 절이나 사원, 문묘 등에 많이 심고 보호해 왔기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 중에 은행나무가 가장 많다. 병충해가 거의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 때문에 정자 옆에 많이 심었고, 자동차 배기가스를 흡수해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건조해도 잘 자라며 추위에도 강해 도심지 주변의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서울인천경기 본부장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서울인천경기 본부장

2016-10-23 조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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