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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6 16강 토너먼트 대진표 /유로2016 트위터 캡처

유로2016 16강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변 없이 우승 후보들이 16강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그러나 유로2012에서 결승전을 벌였던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16강에서 격돌하게 됐고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들이 한쪽으로 몰려 혼돈의 토너먼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16강에는 사상 처음으로 유로 대회에 참가한 팀들이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A조에서는 개최국 프랑스가 1위로 진출했고 2위는 스위스가 차지했다. B조에서는 1위 웨일즈와 2위 잉글랜드, 3위 슬로바키아가 16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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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6 조3위 상위 4팀 표 /유로2016 홈페이지 캡처

C조는 1위 독일, 2위 폴란드, 3위 북아일랜드가 진출했고 D조는 1위 크로아티아, 2위 스페인이 올라갔다.

죽음의 조로 불린 E조에서는 이탈리아와 벨기에, 아일랜드가 스웨덴을 제치고 16강에 합류했다. F조에선 헝가리, 아이슬란드, 포르투갈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포르투갈과 북아일랜드는 D조 3위 터키와 A조 3위 알바니아와 승점(3점)이 같았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16강에 합류하는 행운을 얻었다.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어난 이번 대회에서는 1위와 2위는 16강에 자동 진출했고 각 조 3위 팀 중 상위 4개 팀이 16강에 올랐다.

스위스 vs 폴란드(25일(
한국시간) 밤 10시·스타드 조프루아 기샤르)

스위스는 개최국 프랑스가 속한 A조에서 알바니아와 루마니아를 따돌리고 조 2위로 비교적 수월하게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리니트 샤카(아스날)와 발론 베라미(왓포드) 이끄는 미드필더 진은 호화라인 프랑스와도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풀백인 스테판 리히슈타이너(유벤투스),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볼프스 부르크)를 통한 내구성 강한 수비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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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그라니트 샤카(왼쪽)와 폴란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AP=연합뉴스

다만 공격에서 세르단 샤키리(스토크시티)에 의존하는 공격 루트는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대회 직전 복병으로 꼽혔던 폴란드(C조 2위)는 우승후보 독일과 무승부 성과를 보였고 북아일랜드와 우크라이나를 제압했다. 하지만 유럽 최고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가 집중 견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조별리그 무득점이 그친 것이 아쉽다.

다만 공격력 난조에도 공수 조율을 하며 홀로 빛난 그레고리 크리호비악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16강 스위스 전에서 샤카가 이끄는 미드필더 진과의 대결이 기대된다.

웨일즈 vs 북아일랜드(26일 새벽 1시·파르크 데 프랑스)

16강에서 웨일즈와 북아일랜드가 맞붙게 되면서 영국 더비 2탄이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유로2016에서 영국 연방 3팀(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은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유로 2016에서 가장 핫 한 팀을 꼽자면 단연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이 이끄는 '붉은용' 웨일즈가 꼽힌다. 비록 잉글랜드와 대결에서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B조 1위로 진출하면서 현재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해있다.

웨일즈는 처음으로 출전한 유로 대회에서 첫 승과 함께 16강 진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여기에 에이스 베일이 절정의 골감각으로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득점 순위에서 스페인 알바로 모라타(3골)와 함께 공동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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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즈 가레스 베일(왼쪽)과 북아일랜드 마이클 맥거번. /AP=연합뉴스

베일의 원맨팀으로 불렸던 웨일즈는 조별리그에서 베일에 의존하지 않고 아론 램지(아스날), 닐 테일러(스완지시티), 조 앨런(리버풀) 등 EPL 출신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웨일즈와 마찬가지로 첫 출전에서 16강에 진출한 북아일랜드(C조 3위)는 비록 와일드카드라는 행운이 따랐지만 독일과 폴란드, 우크라이나가 속한 그룹에서 살아남았다.

북아일랜드는 특별한 선수가 없이 조별리그에서 극단적인 수비 축구로 살아남았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골키퍼 마이클 맥거번(해밀턴)이 없었다면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맥거번은 이번 대회 최다 세이브(16개)를 기록 중이다.

웨일즈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맥거번이 또 한 번 신들린 선방과 고공 플레이를 이용한 세트피스를 활용한다면 이변을 다시한번 연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로아티아 vs 포르투갈(26일 새벽 4시·스타드 볼라르트 들렐리스)

탄탄한 전력으로 4강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크로아티아가 조별리그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면서 이번대회 최대 복병임을 확인했다.

크로아티아는 스페인을 제치고 D조 1위(승점 7)로 16강에 진출했다. 만약 다 잡았던 체코와의 2차전을 승리했다면 전승으로 진출할 수도 있었다. 그만큼 크로아티아의 기세는 무섭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로 구성된 미드필더진 2선 공격 자원은 대회 최고 수준이다. 특히 스쿼드 밸런스에 약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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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왼쪽)와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연합뉴스

온몸이 무기인 스트라이커 마리오 만주치키(유벤투스)와 이반 페리시치(인터밀란),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인터밀란)가 자리한 공격진은 빠르고 정교한 역습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부친상을 당한 우측 풀백인 백전노장 다리요 스르나(샤흐타르)가 전성기 때의 날카로운 크로스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다만 모드리치와 만주키치가 경미한 부상이지만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어디까지 회복할지가 관건이다.

졸전끝에 턱걸이로 F조 3위로 16강에 진출한 포르투갈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헝가리와의 최종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살아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우여곡절 끝에 진출하긴 했지만 포르투갈이 단판 승부로 접어든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잡고 반등에 성공한다면 토너먼트 끝에 이름을 올릴 수 도 있다.

여기에 호날두의 부활과 나니(페네르바체)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유리한 토너먼트 대진표를 통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 vs 아일랜드(26일 밤 10시·스타드 드 리옹)

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된 개최국 프랑스는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를 잡는 이변을 일으켜 막차로 16강에 진출한 아일랜드와 격돌한다.

개최국 프리미엄과 안정된 공수 전력을 자랑하는 프랑스는 여전히 강력하다. 하지만 좌우 윙백 파트리스 에브라(유벤투스)와 바카리 사냐(맨체스터 시티)가 조별리그에서 제 몫을 못해 불안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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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디미트리 파예(왼쪽)와 아일랜드 로비 브래디 /AP=연합뉴스

여기에 팀을 이끌어야 할 폴 포그바(유벤투스)와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공격을 이끈 디미트리 파예(웨스트햄)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8강 진출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32년 동안 개최국이 유로에서 우승한 국가는 없다. 마지막 개최국 우승은 프랑스(1984년)였다.

죽음의 조로 꼽히는 E조에서 살아남은 아일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멋진 팬을 보유했다는 평을 받고있다. 이런 팬들의 응원을 보답하며 극적으로 16강 진출한 아일랜드는 강호 프랑스를 상대해야 한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에 임하며 무너졌던 아일랜드는 이탈리아 전에서 공격 축구로 변화를 줘 승리했다. 프랑스 전에서도 압박을 통한 공격 축구를 선보인다면 이변을 다시 연출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vs 슬로바키아(27일 새벽 1시·스타드 피에르 모루아)

2014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 독일(2승 1무, 조1위)은 조별리그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마리오 괴체(도르트문트)를 이용한 제로톱 전술과 마리오 고메즈(베식타스)의 원톱 전술을 선보인 요하힘 뢰브 독일 감독은 저조한 공격력으로 고민에 빠졌다. 메이저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순도높은 골을 넣던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까지도 침묵했다.

2선 공격수들의 동반 부진을 보이고 있는 독일로서는 공격력 회복이 8강 진출에 최대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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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메수트 외질(왼쪽)과 슬로바키아 마렉 함식. /AP=연합뉴스

다만 조별리그 묵묵히 공격을 이끈 메수트 외질(아스날)과 무실점을 기록한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와 마츠 훔멜스(바이에른 뮌헨) 수비라인은 여전히 견고하다.

B조 3위로 16강에 진출한 슬로바키아는 듀오 마렉 함식(나폴리)과 블라디미르 바이스(레크위야)를 앞세워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마틴 스크르텔(리버풀)과 마터스 코자시크(빅토리아 플젠) 골키퍼가 이끄는 수비라인은 견고하다는 평가다.

슬로바키아가 팀으로는 유로 첫 출전이지만 (구)체코슬로바키아 시절 1976년 유고슬라비아 대회에서 지금의 독일(서독)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슬로바키아는 지난달 30일 유로 2016을 앞두고 가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3-1로 승리한 바 있다.

헝가리 vs 벨기에(27일 새벽 4시·스타디움 드 툴루즈)

헝가리가 돌풍을 일으키며 F조 1위로 44년 만에 유로 대회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황금세대 벨기에와 16강에서 일전을 펼친다.

1972년 4강 이후 유로 본선조차 나서지 못했던 헝가리는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히던 팀이다. 1,2차전 오스트리아와 아이슬란드 전은 그렇다 쳐도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우연이 반복된 게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렸다.

벨기에전 기대되는 선수로는 졸탄 게라(페렌츠바로시)와 발라시 주자크(부르사스포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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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에당 아자르(왼쪽)와 헝가리 졸탄 게라. /AP=연합뉴스

황금세대 벨기에는 1차전 이탈리아 전에서 0-2 완패하며 침울했던 분위기를 아일랜드와 스웨덴을 완파하고 서서히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보이고 있다.

에당 아자르(첼시)와 케빈 데 브루잉(맨체스터 시티)이 정상 궤도로 올라섰지만,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에버튼)가 기복을 보이고 있고. 골을 기록했지만 악셀 비첼(제니트)과 라자 나잉골란(AS로마)의 성향이 비슷해 플레이가 겹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결국 황금세대로 불리는 벨기에가 메이저대회에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선 화려한 스쿼드를 잘 활용해 공격력을 극대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vs 스페인(28일 새벽 1시·스타드 드 프랑스)

지난 대회 결승전에서 만났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한번의 실수로 너무 일찍 만나 버렸다. 이번 유로 2016 16강 최대 빅매치다.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한 이탈리아는 최종전에서 백업 자원을 활용해 선발 라인업 변화를 줘 아일랜드를 상대했다. 그러나 후반 막판 아일랜드에 일격을 당하며 0-1로 패하며 선수단 분위기를 망쳤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벨기에를 꺾고 이번 대회에서 자신들이 과소 평가됐음을 알렸던 이탈리아는 16강에서 스페인과 리벤지 매치를 앞두고 있다.

베테랑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 든든하게 골문을 지키고, 안드레아 바르잘리와 레오나르도 보누치, 조르지뇨 키엘리니가 지키는 유벤투스 수비라인은 이 대회 최고 수비진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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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알바로 모라타(왼쪽)와 이탈리아 잔루이지 부폰 /AP=연합뉴스

특유의 빗장수비(카테나치오)가 발동되면 토너먼트에서 쉽게 패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다. 다만 수비와 달리 대형 공격수 부재가 최대 약점이다.

이에 맞서는 스페인은 한번의 실수로 3연패 꿈이 완전히 꼬여 버렸다. 크로아티아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조 2위로 밀리면서 가시밭길로 들어섰다.

4년 전보다 전력이 못하다는 평가지만 여전히 안드레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와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 등이 버티면서 최강 전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조별리그에서 3골을 터트린 알바로 모라타(유벤투스)의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페인의 유로 3연패 전진이냐, 이탈리아의 4년전 패배 설욕이냐가 관심을 모은다.

잉글랜드 vs 아이슬란드(28일 새벽 4시·스타드 드 니스)

조별리그에서 골 결정력 부재를 드러낸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구 33만의 소국인 '얼음왕국' 아이슬란드와 16강에서 격돌한다.

웨일즈에 뒤진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서 잉글랜드의 토너먼트는 험난한 일정을 예고하고 있다. 상승세를 탄 돌풍의 주역 아이슬란드에 8강에서는 프랑스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최악의 토너먼트 편성이다. 이보다 시급한건 조별리그에서 노출한 전방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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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해리케인(왼쪽)과 아이슬란드 질피 시구르드손 /AP=연합뉴스

점유율에서 앞서면서도 좀처럼 문전에서 골을 넣지 못했고 해리 케인(토트넘)의 부진도 로이 호지슨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급기야 언론에 뭇매를 맞고 케인을 빼고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와 다니엘 스터리지(리버풀)를 기용하면서 웨일즈를 꺾어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최종전에서 또 한번 무기력한 경기를 보였다.

결국 잉글랜드가 살려면 케인이 살아나야 우승으로 갈 수 있는 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이슬란드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유로 대회 첫 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감독은 23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아이슬란드 현지는 축제 분위기다.

조별리그에서 선수비 역습 전술로 재미를 본 아이슬란드는 잉글랜드 전도 유사한 전술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수비에 문제를 만들 수 있는 전술로는 정확한 킥을 자랑하는 길피 시구르드손의 세트피스 상황이다. 코너킥과 프리킥 찬스에서 핀포인트 크로스나 직접 슈팅으로 가져가 잉글랜드 수비에 균열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구르드손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프리킥 전문가 중 하나였다. 유로 2016에서 시구르드손이 특유의 킥력을 자랑한다면 잉글랜드에게 패배를 안기며 돌풍을 이어갈 수도 있다.

/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