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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금성 사건 다룬 영화 '공작'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한국영화 '공작'이 칸을 뜨겁게 달궜다.

12일(현지시간) 새벽 뤼미에르 대극장. '공작'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2시간 20분 동안 숨죽이고 영화를 관람하던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영화의 주역 윤종빈 감독과 배우 황정민, 박성민, 주지훈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고,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감격한 듯 눈가가 촉촉해졌다.

'공작'은 1990년대 북핵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대북사업가로 위장, 북한에 침투한 실존 안기부 첩보요원 흑금성(암호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정보사 소령 출신으로 안기부에 스카우트 된 박석영(황정민 분). 그는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캐기 위해 북의 고위층 내부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대북사업가로 위장한 그는 중국에서 외화벌이를 책임지는 북한 고위급 인사 리명운(이성민)에게 접근하고, 수년에 걸친 공작 끝에 북한 최고 권력을 만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1997년 남한의 대선 직전 당시 김대중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남북 수뇌부 간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목격하고, 내적 갈등에 휩싸인다.

영화는 실화를 토대로 서울과 베이징, 평양 그리고 핵시설이 있는 영변 등을 오가며 숨 가쁘게 전개된다. 그동안 북한 소재 영화가 주로 남한을 무대로 남파 간첩이 등장했다면, '공작'은 북한으로 침투한 남한 공작원을 그린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평양을 무대로 한 장면도 꽤 많이 등장하는 편이다.

영화는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된 1993년부터 1997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 10여 년의 시기를 아우른다. 

윤종빈 감독은 "이 영화는 대한민국 첩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북 공작원이었던 흑금성의 첩보 활동에 대한 궁금함에서 출발했다"며 "현실적이고 과장되지 않은 진짜 첩보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비교적 호평이 많았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윤 감독에 "강렬하면서도 대단한 웰메이드 작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외에 "남북을 둘러싼 특별한 이야기를 영리하고 독창적으로 연출했다"(프랑스 배급사 관계자), "엄청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다 긴장감과 지적인 매력이 있다" (대만 배급사 관계자) 등의 호평이 나왔다.

한편, 영화 '공작'은 순제작비만 160억에 달하는 거대 블록버스터로, 하반기에 개봉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