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창단·38년 공직 마치고 전념
"단원 9명 재능기부… 못 챙겨줘 미안"
추석특집 다양한 레퍼토리로 준비중

부천시에서 38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6월 정년 퇴임한 신현덕(61)씨는 자선공연으로 인생 2막의 행복을 채우고 있다.
부천 요양원에서 그가 이끄는 '좋은이들공연단'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공직생활 중에는 주말에 짬을 내 자선공연을 해 왔던 그는 퇴직 후에는 자선공연에 전념하고 있다. 그만큼 공연 횟수도 늘어났다.
학창시절부터 노래를 좋아해 지난 2001년 공연단을 창단하고 거리공연을 하다가 2011년 주부, 직장인들로 공연단을 새로 구성해 자선공연에 본격 뛰어들었다.
2011년부터 15년까지 연간 60~70회 하던 공연은 그가 퇴직한 2017년에는 무려 165회, 올 들어 9월 현재까지 120회를 넘기고 있다.
그는 "공직에 있을 때 보다 요즘이 더 바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시간은 1시간 정도지만 음향세팅에서 간이무대 설치까지 일일이 챙기다 보면 4~5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신 씨는 "함께 공연해 주는 단원들에게 가장 미안하다,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기 때문"이라며 조심스레 속내를 비추기도 했다.
그는 인근 모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요양원 공연을 하면 월 20만원 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곳에서 공연하는 이들이 부러운 생각도 든다고 했다. 단원 9명에게 늘 재능기부만 해달라고 한 게 미안했는지 말을 끝내 잇지 못했다.
요양원 주차장 입구가 좁아 접촉사고를 내는 바람에 공연할 분위기가 나지 않았던 날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이 '최고 왔다. 최고가 왔어!'라며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에 신이 나서 공연을 했다고 회상했다.
요양원 어르신들에게 그는 어느새 '최고'로 불린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는 '섬마을 선생님', '불어라 열풍아', '찔레꽃' 등 다양하다. 통기타 7080, 가요, 색소폰 연주 등으로 그는 부천 마루광장, 인천월미도, 시흥 오이도 등에서도 공연한다.
올해 추석특집은 좀 더 다양한 레퍼토리로 자선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시간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그가 이끄는 공연단은 원미동 문학동, 춘의동 진달래 동산에서 봄축제 때 7차례 공연을 해 100만원을 모았다. 공연단은 이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원미1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공연 때 마다 많은 관객들이 모금에 호응해 주고, 박수를 보내주면 힘이 더욱 솟는다"며 "시민들 한테 받은 사랑을 어르신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