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3.24% '비오리' 160마리등
북한 일대 '49종 10여만마리' 관찰
北 환경관심 높아 효과적 교류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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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갯벌을 가진 한반도의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이동성 물새'에 관한 남북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물새·환경 보전 관심도가 높은 만큼 가장 쉽고 빠른 교류 분야가 될 전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월 국가과학원 생물다양성연구소가 '물새조사사업'을 벌인 결과 북한 일대에서 49종에 10여만마리의 물새를 관찰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6일부터 15일간 국가과학원 생물다양성연구소 조류학자들과 생태학자들은 평양시와 평안남도, 남포시, 황해남도, 함경남도, 강원도 등 20여개 조사지점에서 물새들을 관찰했다.

조사 대상은 람사르협약에서 정의된 물새 범주에 속하는 논병아리류, 가마우지류, 펠리칸류, 고니류, 두루미류, 도요류, 갈매기류 등이었다.

관찰 결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비오리(남한말 호사비오리), 흰두루미(두루미)와 물개리(개리), 바다꿩, 흰죽지오리(흰죽지), 검은오리(검둥오리), 붉은꼭두오리(청머리오리), 댕기도요(댕기물떼새), 흰부리다마지(흰부리아비) 등이 관찰됐다.

특히 황해남도 금산포간석지에서만 전 세계의 3.24% 수준인 비오리(호사비오리) 160여 마리가 서식했다. 호사비오리는 세계적으로 4천500마리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드물게 나타나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흰두루미(두루미) 역시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김대환 인천야생조류연구회장은 "다양한 새가 온다는 것은 그 지역 환경 수준과 생물 다양성 수준이 높다는 방증이며 한반도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갯벌을 갖추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곳"이라며 "최근 한 외국인 연구자가 북한에서 미기록종 1마리를 발견했는데, 남한과 북한이 공동 연구 교류를 한다면 다양한 보전활동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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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은 1987년부터 아시아지역물새조사(AWC)에 참여했고, 대북 제재 정세 속에서도 람사르습지,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에 가입하는 등 환경 분야에서는 국제 사회 일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권전오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환경 보전에 관심이 많은 만큼 남북 공동조사를 한다면 생물 다양성 보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북한으로 연구를 간 조류 전문가들이 부족한 점으로 꼽은 탐조 장비, 책자(도감) 발간 등의 부분들을 함께 보완해 가며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