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출신 직원이 있다는 것만으로 '전관 업체'로 싸잡아 보는 건 답답하죠."

철근 누락 사태로 LH 전관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LH 출신 인사이면서 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A씨는 이같이 말했다. 


건축사사무소 설계사의 하소연
"내부에서도 출신 인사들 꺼려
30~40년 일했으면 전문성 높아"


2일 오후 해당 건축사사무소에서 만난 A씨는 "일부 업체들에게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은 LH 출신 인사들이 몸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혜 없이 정직하게 수주한 업체들까지 곤란한 상황"이라며 "저만 해도 LH를 퇴직한 지 14년이 지났다. 이른바 'LH 사태'를 겪고 난 이후, LH에서도 내부 직원들이 퇴직자를 상대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관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LH에서 30~40년 일했으면 그만큼 업무 전문성도 높다. (퇴직 후에도 일하는 시대인데) 그런 사람들이 전문 분야에서 일하지 않으면 전문 지식을 썩히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 각 건설업체가 LH 발주 공사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LH 출신 인사를 채용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편 A씨가 근무하고 있는 건축사사무소는 이번에 철근 누락 문제가 발생한 경기도내 단지 중 한 곳의 설계사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이 회사는 또 다른 건축사사무소와 해당 단지 설계 및 경북지역의 다른 LH 단지 설계를 공동 수주한 후, 이를 나눠서 설계했다. 설계사이면서 정작 설계를 하지 않은 의혹이 남아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