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jpg
투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복지서비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 발인이 경기도 수원시 중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2022.08.2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수원시연화장 내 봉안시설에 안치된 '수원 세 모녀'의 유골이 화성시로 옮겨진다. 이들 모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오빠) A씨의 유골이 있는 봉안당에 함께 안치하기 위함이다.

빚 독촉에 시달리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수원 세 모녀는 지난달 21일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먼 친척 관계인 유일한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포기하며 이들의 장례는 수원시가 '공영장례' 방식으로 대신 치렀다. 이후 세 모녀의 유골은 지난달 26일 수원시연화장 봉안담에 모셔졌다.

이 과정에서 세 모녀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화성시 배양동 주민들은 세 모녀의 유골을 화성시추모공원으로 이전해 줄 것을 수원시와 화성시에 요청했다. 화성시추모공원은 앞서 2020년 4월 희귀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 숨진 A씨의 유골이 봉안된 곳이다.

A씨는 아버지의 사업 부도 이후 빚 독촉을 피해 숨어 생활한 세 모녀 가정의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희귀병 투병을 하던 와중에도 주변 지인들에게 세 모녀의 생계걱정을 털어놨을 만큼 이들 모녀를 각별하게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7
수원시 권선구 수원중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수원 세 모녀' 빈소에서 한 시민이 조문하고 있다. 2022.8.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2020년 희귀병 사망 화성에 봉안
이웃 요청… 지자체들 이전 합의


세 모녀 가정의 사정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화성시 배양동의 한 주민은 "아들(오빠)의 유골이 화성시추모공원에 있다. 죽어서라도 세 모녀가 아들 옆에 자리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건의에 공감대를 형성한 수원시와 화성시는 최근 세 모녀의 유골을 화성시추모공원으로 옮기는 것에 합의했다. 이전과 관련한 세부 일정은 추석 명절 이후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수원시와 구두상으로는 협의점을 찾았다. 안치하는 위치나, 이전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전 날짜를 정할 것"이라며 "늦어도 이달 안에는 세 모녀의 유골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재흥·이시은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