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에 담긴 또 다른 이야기 ‘B사이드’.
사진부 기자의 앨범 속 B컷 사진을 공개합니다.
수확기를 한참 넘긴 어느 추운 날 오전 앙상한 감나무 가지 사이로 드문드문 감 열매가 남아 있습니다. “짹짹” 이윽고 들려오는 지저귐 소리, 어느샌가 날아온 직박구리가 잘 익은 감을 쪼아대며 맛있는 식사를 시작합니다.
‘까치밥’은 이름과는 달리 직박구리, 오색딱따구리, 까마귀 등 여러 날짐승들이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잘 익어 홍시가 되기 직전의 감에서는 이따금 자리 경쟁이 치열하지만, 떫은 단감은 관심 밖일 때도 많지요.
찬 바람이 부는 거리에 까치밥이 보일 즈음이면 양보의 미덕을 되새기게 됩니다. 자연이 인간을 위해 아낌없이 주듯이 우리도 자연에게 좀 더 베풀어도 되지 않을까요?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