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들의 반란' 3기 리더 정하나(사진 오른쪽부터)씨를 비롯 김경, 장나연, 박인경, 정현주씨가 활짝 웃고 있다. /이준배기자 acejoon@kyeongin.com

[경인일보=이준배기자]"사람들이 중년의 '아이유'래요."

최근 남성기혼자, 소위 아저씨들이 만드는 직장인 밴드가 여기저기 우후죽순 생겨 새로운 사회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비해 기혼 여성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에 설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은 게 사실이다. 이런 열악한 사회적 환경에도 불구, 기타를 들고 나선 용기있는 주부들이 눈길을 끈다.

순수 아줌마들로 구성된 통기타 밴드 '주부들의 반란 3기'가 기지개를 켜고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용인 수지지역 주민들의 인터넷 카페인 '수지사랑'(cafe.naver.com/sujilove)을 통해 지난 3월부터 아마추어 밴드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40~50대에 걸쳐있는 주부들. 용인여성회관 기타교실에 참여하면서 구성된 '주부들의 반란'은 연장자인 '초코초코' 박인경(52)씨를 비롯해 '새벽안개' 정현주(48), '단아' 장나연(47), '블랙로즈' 김경(45), 그리고 리더인 막내 '해피해피' 정하나(41)씨까지 총 5명이 모두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한다. 이들은 이달 케이블방송 C&M 어버이날 행사, 청계산 철쭉제 등 최근 크고작은 무대 섭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클래식기타 3년 경력 스포츠댄스동호회장 박인경씨, 당구장 사장님 장나연씨, 분당 곱창집 운영에 밴드까지 병행중인 억척주부 김경씨, 성가대 활동중인 정현주씨, 최근 두 번째 솔로 정규앨범을 내놓은 정하나씨 등 다들 가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해오면서도 매주 한 번씩 2시간 이상 꾸준히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근 연습장에서 만난 이들은 대표곡인 '다 그렇게 사는거야'를 열창하며 즐거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연습 후 어떻게 모였냐는 질문에 "미모 순으로 뽑았다"며 이구동성 '까르르' 웃음을 그치지 않는 이들의 얼굴은 여전히 꿈많은 여고생이었다. 그러면서도 "무대 나가면 떨리기보단 오히려 더 재미있다"며 역시 베테랑 아줌마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사실 '주부들의 반란'은 이번이 첫 결성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처음 출범한 주부 통기타밴드 '주부들의 반란'은 연이어 두 장의 앨범을 내놓으며 매스컴으로부터 조명받았다. MBC라디오 변창립의 '세상 속으로'와 SBS TV '김미화의 U' 등 각종 라디오 및 공중파 TV에 출연하는 등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들의 노래 지도와 음반 기획을 맡고 있는 정기수씨는 KBS 드라마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바 있는 대중음악 작곡가다.

정기수씨는 "기타 교실을 지도하면서 결혼 후 자신의 문화예술적 능력을 펼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해 아쉬워 하는 기혼 여성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남성들에 비해 설 무대가 적은 주부들의 이번 '반란(?)' 행위가 새로운 문화코드로 인식되고 일반화되길 기대한다"며 "올 가을에는 '주부들의 반란' 신곡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