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삼공사서 맡은 새직책 '코치' 최선 각오
1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만난 김성철은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고향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우승도 맛보고, 은퇴도 하고, 여기에다 이제는 고향팀의 코치로 새 출발을 하는데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냐"며 여전히 호탕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성철이 은퇴에 대해 고민한 것은 2011~2012시즌 후반부터다.
당시 김성철은 2~3년은 더 코트에 나설 자신이 있었지만 벤치에 앉아 있는 후배들이 코트에 설 수 있도록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김성철은 2011~2012시즌을 우승으로 마친 후 자신의 그런 생각을 구단에 밝혔지만 박찬희의 군입대와 오세근의 재활 등 선수단 운영에 숨통을 트여 주기 위해 1년간 더 코트에 섰다.
허리 부상 중이었지만 정규리그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후배들의 부상이 속출해 허리 부상을 안고 출장을 강행하기도 했다.
김성철은 "6강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가며 부상이 더 심해졌지만 (김)태술이도 그렇고 (양)희종이도 그렇고 후배들 모두 자잘한 부상을 안고 뛰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후배들이 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코트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김성철은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프고 힘들었지만 코트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김성철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2011~2012시즌 우승을 꼽았고 잊지 못할 순간으로 데뷔 시즌인 1999~2000시즌을 꼽았다.
그는 "모든 선수가 우승을 맛볼 수 없는게 현실이다. 프로 14시즌 동안 간절히 원했던 우승을 일궈내고 그 기쁨을 후배들과 만끽했던 순간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철은 "1999~2000시즌은 프로에 데뷔해서, 생애 한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했기 때문에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나로 인해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빠졌지만 기사회생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 팀이 승승장구했기에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철은 "당시 주장을 맡고 계셨던 분이 이상범 감독님이시다. 자유계약선수로 전자랜드로 이적한 후 다시 고향팀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고, 명예롭게 은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믿고 맡겨 주신 코치라는 자리에 맞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