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중위권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 남자 프로배구 수원 한국전력의 주축 세터 김정석은 프로배구계에서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로 꼽힌다.

김정석은 지역 여건이 열악한 제주도 출신이다. 김정석이 졸업한 제주 효돈중과 서귀포과학고에서조차 배구팀을 해체해 현재 제주도에는 학교 운동부조차 없다.

경기대·한양대·성균관대·인하대 등의 명문팀 출신이 각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는 배구계의 현실에서 조선대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이력이다.

혹자들은 한국전력의 선수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지만 프로 데뷔 3년만에 팀의 주전 세터로 자리잡은 점이 이런 평가를 불식시키고 있다.

김정석은 세터를 평가하는 세트 성공 개수에서도 527개(18경기)를 기록해 리그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도 김정석에 대해서 경험이 부족할 뿐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평가한다.

신 감독은 "팀내 세터 중 수비와 몸놀림이 가장 좋다. 공격수들의 속공도 잘 이끌어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팀의 전술을 담당하는 세터로서 김정석은 하위권으로 처져있는 팀 순위가 못내 아쉽다.

김정석은 "지난해 팀 공격을 이끌었던 서재덕에 이어 올해에는 전광인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기대가 많았던 시즌이다. 팀이 번번이 승리 문턱에서 주저앉을 때마다 세터로서 경기를 잘못 운영한 거 아닌가하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세터로서 공격수들이 쉽게 볼을 때릴 수 있도록 볼 컨트롤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장이 작아 블로킹 능력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뒤처지지만 경기 흐름을 잘 분석해 센터들의 도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정석은 "팀의 중위권 진출에 힘을 보태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후반기 도약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