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취재를 위해 전통시장에 갔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시장임에도 규모가 커 놀랐지만, 평일 낮시간에 젊은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 더 놀랐습니다. 관광객인가 싶어 지켜보니 20·30대 사람들이 야채도 사고 고기도 사면서 정말로 장을 보고 있었죠. 한둘이 아니라 시장 곳곳에서 장 보는 청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인근의 대형마트에 오히려 파리가 날리는 풍경과 대조돼 더욱 생경하게 다가왔습니다.
시간이 오래됐다고 해서, 모두가 낡은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진부한 것 또한 아니죠. 위기를 극복하려 상인들 스스로 시대를 고민하고, 변화에 주저하지 않은 오산 오색시장을 취재하며 어쩌면 근본을 지키면서 시대가 원하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때, 오래된 시간은 강력한 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레트로K 보통의 역사의 마지막편이 그 가치를 제대로 지켜내고 있는 곳이라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레트로K’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도 비슷합니다. 경기도·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이 간직한 오래된 민중의 역사를 바탕으로 현대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취재와 기사를 통해, 경인일보를 사랑하는 독자에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징검다리를 놓아주고 싶었습니다. 어떤 독자에겐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또 다른 독자에겐 몰랐던 역사를 앎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대화할 수 있는 기회였길 바랍니다.
연휴 기간에도 부지런히 일한 경인일보 기자들의 유익한 기사들을 소개합니다. 이번주 일목요연 출발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