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주거환경정책과장
김기문 인천시 주거환경정책과장
지자체의 도시정책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현행 재개발·재건축 방식의 도시정비사업은 물리적인 정비 위주로 추진돼 원주민의 재정착이 어려웠고, 지역 공동체를 해체하는 문제를 초래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지자체에서는 공동체 복원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책들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주민 간 관계를 회복하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실천하는 사업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인천시도 주민이 직접 참여해 주도하는 '구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과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은 공동체가 형성된 지역에 기반시설과 주민공동이용시설을 확충하고, 주택을 보전·정비해 나가는 시설형 사업이다.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은 주민이 공동체를 형성해서 마을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는 프로그램형 사업이다.

지난 4년간 주민제안 공모를 통해 200여 개 마을공동체가 성장했다. 마을공동체 활동은 시민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주민모임이 마을공동체로써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마을을 돌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인천시는 시설형 사업을 추진할 때 나타나는 갈등과 분쟁을 주민 스스로 해소하고, 주민협의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지원해왔다.

하지만 마을공동체가 지속하기 위한 추진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인천시의 지원 없이 계속 활동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가 적을 뿐 아니라, 수년간 활동해온 마을공동체라도 재정적인 자립, 상근활동가의 확보 등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을에서는 원하는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이나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종합적인 계획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애초 목적인 공동체의 회복은 요원하다.

인천시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행정적·재정적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소통하는 마을공동체가 확산하도록 여러 가지 형태의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첫째, 지속적인 마을활동의 보장이다. 기존 마을공동체의 활동과 마을공동체 활동에 관심 있는 새로운 주민모임의 활동을 지원한다. 둘째, 마을 안에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선발해 교육한 마을일꾼을 통해 마을 활동을 하고자 하는 주민모임을 전담 지원한다. 셋째, 단위별 마을관계망 구성이다. 선·후배 마을공동체가 모여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활동을 지원한다. 넷째, 마을공동체 전수조사다. 공모사업에 참여한 마을공동체의 활동 여부와 필요사항 등을 확인해 활동의지와 참여를 이끌어 낸다. 다섯째, 기존 조직의 마을공동체 활동이다. 마을공동체 설명회를 통해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회 등과 같은 조직이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느끼는 문제점이나 필요로 하는 것들을 공동체 활성화 과정을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의 공공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면서 주민 행복을 제고하고, 마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인천시에서는 지역 정체성을 회복하고 활성화를 이끄는 마을공동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당분간은 마을공동체의 역량 자체보다는 제도적 지원, 이해관계자 협업, 실효성 있는 교육을 통해 주민의 역량을 향상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의 협동과 지속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김기문 인천시 주거환경정책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