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낙영
송낙영 경기도의원(민·남양주3)
클라우스 슈밥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저서를 통해 앞으로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변화무쌍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력이 필요한 인공지능 중심의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며 우리 학교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

요즘 경기도교육청의 야간자율학습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학교현장 안팎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실시해온 야간자율학습은 과연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구시대적인 학습방법의 개선이 절실한 것이다. 대부분의 고등학생은 점심 식사는 물론 저녁 식사까지도 학교 급식으로 식판에 밥을 먹고, 아침부터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늦은 시간까지 학교 일정에 쫓기고 같은 책상과 의자에서 교사의 관리하에 하루를 보내는 '지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많은 학생이 야간자율학습을 학생 스스로 '선택과 자율성'에 의해서 참여하기보다는 학교의 방침, 학년부 참여 독려 등에 의해 의무적이거나 관행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렇게 학생의 '자율성'이 배제된 하루 일과가 과연 교육적인가? 학생들의 역량 함양과 정서적 안정에 옳은 교육 방향인가?

경기도교육청의 '2017 고등학생 자기주도활동 지원 계획'은 고등학교의 관행적인 학교문화를 정상화하고 야간자율학습의 비교육적, 비효율적인 운영 방식 개선을 통해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는 자기 주도적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규 교육활동을 마친 후 학교에서 자율적인 학습을 하고자 원하는 학생들에게 도서관 등을 개방해 학습공간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교육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종일 학교 일과에 따라 50분 수업, 10분 휴식 등 시간표대로 학습에 임했던 교실에서 벗어나 좀 더 편안하고 여유 있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학생이 원하는 시간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정한 '자율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특히 많은 선진국 학생들은 지역의 도서관이나 커뮤니티 센터에서 자유롭게 책도 읽거나 과제 수행과 친구들과의 토론, 다양한 그룹 활동을 한다. 학생의 자율적 선택인 것이다. 우리의 교육도 정규 수업 이후의 교육활동은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선택, 그리고 자율성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경험과 진로체험 등이 이루어지는 학교 밖 학습 경험이 풍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제4차 산업혁명의 지능정보사회에는 한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한 다양한 경험을 통한 지성과 감성의 확장은 필요조건이 되어야 하며 이에 미래 사회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적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대를 사는 학생들에게 12시간 넘게 한 장소에서 자율성을 가지지 못한 채 학습에 임하게 만드는 학교문화는 비정상인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관행에서 벗어나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하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때 진정한 학생 중심 교육이 실현될 것은 분명할 것이다. '야간자율학습 개선'으로 선택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학생 중심 교육'이 제대로 발휘하길 기대한다.

/송낙영 경기도의원(민·남양주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