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경기도는 2015년 1천59억 달러로 도 수출사상 첫 감소를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수출액이 981억 달러까지 내려갔다. 역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어렵게 달성한 1천억 달러 수성에도 실패한 것이다.
반세기 넘게 한국경제를 이끌어 왔던 수출이 주춤하고 있다는 사실들이 여기저기서 확인되고 있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대인 우리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수출 부진은 국내 경제의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경기도는 이런 문제의식을 담아 지난 1월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한 통상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228억5천600만원의 예산을 투입, 도내 1만3천개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무너진 수출 1천억 달러의 벽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통상전략의 핵심은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을 보유한 내수기업이나 수출 초보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수출유망기업,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데 있다. 이는 중소기업의 수출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핵심동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경제의 수출이 5.9% 감소했지만 국내 중소기업은 약 2% 정도의 수출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갖고 있지만 수출 인프라와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조금만 옆에서 도와주면 이들이 우리 수출의 중심이 될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경기도 중소기업을 내수·수출초보기업, 수출유망기업,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분류하고 각 단계별 맞춤형 육성 전략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1단계로 내수·수출초보기업의 기본 역량 강화다. 수출을 잘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뜻으로 외국어에 능통하며, 무역 지식을 갖고 있는 트레이드 매니저나 은퇴한 무역전문가를 중소기업과 연계해주는 멘토링 사업 등이 지원된다.
2단계 수출 유망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해외 수출거점을 확충한다. 도는 올해 중국 충칭과 이란 테헤란 등 모두 4개의 경기통상사무소를 신설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도는 9개국에 12개의 통상사무소를 갖추고 도내 수출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3단계로 어느 정도 실력이 입증된 수출유망기업은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해외유망전시회에 개별참가를 지원하고,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에게는 그에 맞는 코디네이터와 기업지원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수출초보기업이 1단계 지원을 통해 2단계 기업이 되고, 이들이 다시 3단계 지원을 통해 세계적 강소기업이 되는 구조가 마련되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표방, 최근 중국의 방한령 및 통상제재 강화 움직임 등이다. 이는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불확실성의 파고도 넘어야 한다.
희망적인 것은 지난해 말부터 금년 1월까지 4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됐다는 소식이다.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수출증가에 경기도 통상전략이라는 채찍과 당근을 더해야 한다.
/임종철 경기도 경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