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장점 안보고 단점만 보는 '확증편향'
일부 정치적 이유로 '반대' 구민들 보고있어

필자가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곧 열릴 연수구의회 임시회에서 시설관리공단 설립 운영조례안을 심의하기 때문이다. 그간 공단을 설립하기 위한 시도는 번번이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 과정에서 보인 의회의 태도는 앞서 언급한 '확증편향'과 '부작위편향'에 빠졌다고 의심할 만하다.
먼저 공단 설립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 지난해부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송도지역의 생활폐기물, 하수도, 공원녹지, 옥외광고물, 도로 등의 업무가 연수구로 이관됐다. 하지만 인력은 그만큼 충원되지 않아, 향후 행정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문화체육시설, 도서관 등 공공시설물이 증가하고 있다. 공단을 설립하면 이들 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고, 안전 분야의 전문가를 배치함으로써 혹시 모르는 재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 각종 수익형 공공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수구의회가 공단 설립을 반대하는 논리는 빈약하기만 하다. 공단 운영에 따른 적자와 인건비가 과도하게 지출된다는 것, 현재 공단이 없이도 시설물들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억지만 반복하고 있다. 공단 운영의 수익성은 그 자체가 본질적인 주요 목적이 아니라, 공공목적을 수행하는 과정에 얻어지는 부수적인 것이다. 수익성보다 공공성이 우선이다.
일례로 연수구는 견인업체가 경영난으로 폐업한 이후, 사업자가 나서지 않고 있어 수년째 불법주차 차량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건비 논쟁도 다른 시각으로 보면 공단 설립으로 양질의 공공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오히려 공공시설물의 통합관리로 업무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확보해 예산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천시에서 시설관리공단이 없는 곳은 연수구와 동구, 옹진군뿐이다. 물론 공단 설립에 따른 득과 실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반대 입장만을 정해놓고 장점은 보지 않고 단점만 보고 있으니, 이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겠다는 명백한 '확증편향'인 것이다. 또 연수구의 급격한 행정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전문성을 갖춘 시설관리공단 설립은 반드시 필요한 실정인데도 아직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반대하는 것은 가만히 있어 중간만 가겠다는 '부작위편향'이다.
공단 설립을 놓고 일부 구의원들이 정치적 이유만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든, '확증편향'과 '부작위편향'의 함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든, 그 모습을 구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연수구의 미래를 위한 준비가 더뎌지지 않도록 이번만큼은 연수구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