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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영 유한대 경영정보과 교수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국내기업 회의 문화 보고서에 따르면 주평균 3.7회, 평균 51분씩 회의하는데 비효율·불통·무성과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직장인들이 기업 회의 문화에 매긴 점수는 100점 만점에 효율성 38점, 소통수준 44점, 성과 51점으로 나타나 직장인들이 회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직장인들이 느끼는 회의는 '상명 하달, 강압적, 불필요함, 결론 없음' 등 부정적 측면이 91.1%인 반면 '자유로움, 창의적'과 같은 긍정적인 측면은 9.9%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상사가 발언을 독점하느냐는 질문에 61.6%, 상사의 의견대로 결론이 정해지느냐는 질문에 75.6%가 '그렇다'고 응답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과거 직장인들에게 중요한 요소는 급여와 만족감, 인사고과 등이었지만 1983~2003년에 태어나 지금 15세에서 35세 사이인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은 직업의 목적과 의미, 원활한 의사소통,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우리사회는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이러한 변화에 미래지향적으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갤럽의 클리프턴 회장은 "오늘날의 직장인들은 충족감을 얻기 위해 몰입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는 조직문화 속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과거 개발도상국시대에 통용되던 명령과 통제 위주의 수직적 조직 문화에서 개성(Individualism) 발휘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강조되는 수평적 조직 문화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정치·경제·문화 분야 등에서 발생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비효율·불통으로 대표되는 국내 조직 문화가 정부, 기업 등 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개도국 성장기의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지금의 단계에서 그대로 답습하여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러한 구태의연한 방식이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직장 생활 적응에 있어 문제점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16년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신입사원 조기퇴사 이유는 조직 직무·적응 실패가 49%, 급여·복리후생 불만 20%, 근무지역·환경불만 15.9% 등으로 응답해 조직 적응 문제가 신입사원 조기퇴사의 주요 원인으로 드러났다. 또한, 대졸 신입사원 채용 후 1년내 퇴사율도 2012년 23.6%, 2014년 25.2%, 2016년 27.7% 로 증가되는 추세이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 세대가 상명하복의 소통부재 기업문화를 감내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 신입사원 조기 퇴사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이다. 반면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과 교육에 투자한 비용을 감안하면 이들의 조기 퇴사는 반갑지 않은 결과이다. 대졸 신입사원이 제 몫을 하려면 평균 18.3개월의 교육기간과 연간 6천여만원의 교육비가 소요된다는 조사도 있다.

청년 취업난으로 취업이 힘든데 어렵게 취업을 했더라도 새로운 기업문화 적응 문제 등으로 조기 퇴직률이 증가되고 있어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과 기업 조직문화 개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근 일부 국내 기업에서 매주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해 월요일 회의 준비로 주말에 직원들이 쉬지 못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일을 위한 일, 효율보다 형식 위주 문화'를 없애고 업무에 몰입하여 성과를 내도록 하는 스마트워킹 등 멜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기기와 함께 사춘기를 보냈다. 과거 세대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나의 행복이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이다. 2025년께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의 중추 세력으로서 46%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핵심 경제인구로 급부상할 것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급변의 시대에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과 조직 문화의 개혁이 필요하다.

/최대영 유한대 경영정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