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애완동물'로 불렀지만, 최근에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존재라는 뜻에서 '반려동물'이라고 부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동물보호법 개정 이후 공식적으로 사용된 용어다. 반려동물 사육 인구가 늘면서 TV를 통해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고 '펫티켓','펫펨족' 등 신조어도 생겨났다. 반려동물 관련 경제활동도 의·식·주 분야뿐만 아니라 미용·장례·훈련·놀이터·호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관련 시장 규모는 약 2조 8천900억 원이며, 2020년에는 5조 8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증가에 따른 부작용도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반려동물의 인기만큼 유기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인데, 주인에게 버려진 동물들이 야생화되면서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일부 질병이 사람에게 전파될 위험성이 있다. 떠돌이 개, 길고양이 들의 외부기생충, 배설물 등은 놀이터 등에 오염되어 공중위생을 해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 그리고 일부 몰상식한 반려동물 사육자의 행태는 동물 학대로 이어져 그 사례들이 TV와 인터넷을 통하여 자주 보도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3월에 동물생산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학대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동물 학대를 방지하고 유기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동물등록제와 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입소부터 보호와 반환·분양 및 이후 관리까지 책임 있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직영 운영이 필요하나 대부분 위탁관리로 운영되고 있으며 직영 운영은 전국 28개소(2015년 기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동물등록제는 2008년 10월 경기도에서의 시범사업 이후, 2014년 7월부터 전국 10만 이하 시·군·구까지 확대 시행돼 2015년 말 기준 97만 9천 두가 등록됐다. 하지만 등록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유기동물이 2016년 약 9만여 두(반환·입양 43%, 자연사·안락사 41%) 발생했으며, 유기동물 관리에 사용된 금액은 2015년 기준으로 128억 9천만 원이었다. 인천시는 군·구에서 위탁 운영하는 7개와 인천시 수의사회에서 운영하는 1개의 보호소를 통해 유기동물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2016년 유기동물 수는 5천634두(반환·입양 2천523두, 자연사·안락사 2천512두)였다.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유기동물 입양을 촉진하기 위해 인천시 수의사회에서 관리하는 유기동물에 대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부터 심장사상충, 브루셀라병과 같은 인수공통감염병과 급성전염병인 디스템퍼, 파보바이러스에 대한 관리와 함께 기생충 구제와 소독 지원을 해오고 있다. 2016년에는 주요 질병 관리와 함께 보호소를 통해 입양되는 유기동물에 대해 광견병 및 전염병 5종에 대한 예방접종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스스로 생각하고 감각을 느끼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존재로 반려동물과의 동거는 많은 인내와 경제적 부담을 요구한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동물도 인간도 생명의 무게는 같다'는 깊은 인식과 '입양 전 충분한 고려'가 없다면 동물 학대와 유기동물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인천시의 이번 조례 제정은 반려동물 증가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사회문제로 받아들여 동물보호복지와 생명존중에 대한 시민의식 정착을 위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이를 위하여 동물복지에 대한 다양하고 심도 있는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성모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