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곡천 복원 성숙한 도시로 '터닝 포인트'
산과 물 '100리 수변길' 조성 하반기 완공
생태·레저·문화 어우러진 휴식공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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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부천시장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공자의 말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장소는 각기 다르다. 하지만 부천시민들은 멀리 가지 않고도 산과 물, 이 모두를 즐길 수 있다. 원미산, 성주산, 도당산을 중심으로 하는 100리 둘레길이 있고, 부천 곳곳에 물길 따라 걸을 수 있는 100리 수변길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심곡천이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다시 태어났다. 1986년 복개천이 됐으니 31년 만이다. 도심 한복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수변공간에 산책로를 만들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심었다. 심곡천의 복원으로 내(川)가 풍부한 '부천(富川)'의 이름에 걸맞은 명품 수변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심곡복개천은 부천의 원도심을 동서로 가로질러 흐르는 하천이었다. 1970~80년대 급격한 개발 물결에 도심의 하천들은 막히거나 복개됐고 그 시절 심곡천도 도로로 복개됐다. 이번에 복원된 구간은 소명여고 사거리에서 부천시보건소 앞까지 약 1km, 부천의 역사가 녹아 있는 곳이다. 하천을 도로로 복개한 것이 도시 팽창의 상징물이었다면, 복개도로를 걷어낸 것은 부천이 성숙한 도시로 나아가는 터닝 포인트인 셈이다.

심곡천 복원을 두고 처음에는 논란이 많았다. 극심한 교통체증은 어떻게 할 것이며 장기간 공사에 따른 영세 임대상인들의 영업 손실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런 우려를 뒤로하고 28개월간의 공사를 마친 지금, 시민들은 물론 왜가리도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우려했던 교통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고 주변 상권은 활기를 찾고 있다. 주말이면 버스킹공연이 펼쳐져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빛광장에 설치된 야간조명은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날이 더워지면 이곳에서 족욕을 즐기는 어른들과 물장구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청계천처럼 이 일대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가득하다.

복원된 심곡천은 '제2의 청계천'이라고 불린다.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 복개된 것을 다시 뜯어냈다는 점에선 같지만 심곡천이 생태적인 복원을 이뤄냈다는 점에선 청계천과 다른 독보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청계천은 콘크리트 인공하천이지만 심곡천 31년 전에 흘렀던 하천바닥을 그대로 복원한 자연형 생태하천이다. 인공적인 시설 설치도 최소화했다.

한 해 유지보수 비용도 청계천은 75억원이 드는 데 반해 심곡천은 1억2천만원 가량 든다. 청계천에 비해 경제적 부담도 적다. 심사모(심곡천을 사랑하는 모임) 등 자원봉사단체들이 쓰레기를 줍는 등 심곡천 관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청계천은 한강물과 지하철 지하수를 끌어다 하천 유지용수로 쓰고 심곡천은 굴포하수처리장에서 생산되는 2급수의 재이용수를 사용한다. 생태하천 복원과 버릴 물을 다시 살려 쓴다는 이중의 환경적인 효과도 지니고 있다. 5천여 명의 시민들이 기부를 통해 바닥돌과 타일을 만드는 등 시민이 참여해 복원한 하천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심곡천 복원은 원도심 지역의 도시재생을 모티브로 한 프로젝트다. 상동 시민의강이 신도심을 대표하는 수변공간이라면 심곡천은 원도심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부천은 100리 둘레길에 이어 '부천 100리 수변길'을 만들고 있다. 부천 100리 수변길은 심곡천 등 부천시 주요 하천을 순환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결한 총 40㎞의 친수공간이다. 여월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올 하반기 완공되면 산과 물, 이 두 가지 버전의 100리 길 프로젝트가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부천 100리 수변길은 생태체험, 생활레저, 문화축제 등과 어우러져 시민을 위한 휴식·여가 공간이 될 것이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도시, 그것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부천의 모습이길 기대한다.

/김만수 부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