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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가평군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최근 우리 사회는 많은 가치 혼란을 겪고 있다.

수십 년이 지났으나 친일 세력의 잔재와 개발독재의 잔상이 우리 사회를 배회하고 있는 가운데 신자유주의 우월적 가치에 대한 담론과 배타적 민족주의 담론이 여전히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다.

게다가 지난 정권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의 회귀와 극우 세력의 시위, 재벌기업의 전근대적 세습을 통해 보여주는 사태는 일종의 비동시성의 동시성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방영된 좀비를 주제로 한 미국드라마 'The Walking Dead'는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에서도 부산행이라는 영화 누적 관객 수가 1천만명이 넘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좀비 영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본주의로 인해 나날이 인간성을 포기토록 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그러진 욕망의 이기적 탐욕만을 좇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한 메타포(은유)가 아닐까 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의 행동과 자본주의적 물질 만능주의에 감염되어 타락한 욕망을 좇는 모습이 좀비와 어찌 다를 수 있겠는가 하는 고민이다. 이런 사회적 가치의 혼돈 속에서 인류의 공멸을 막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상생하는 길을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서 우리는 역사적으로 민중의 삶을 관통했던 두레와 같은 공동체적 삶의 방식을 자본주의 사회에 맞춰 새롭게 해석한 사회적 자본의 확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사회적 자본은 좀비와 같은 자본주의적 무한경쟁, 승자독식과 같은 이기적 욕망에 길들여진 삶에서 스스로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을 이뤄갈 수 있는 신뢰, 소통, 협력을 중시하는 이타심에 기반하고 있다.

신뢰는 타인을 돕는 행동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믿음을 키워가는 것으로 서로에 대한 관심사를 찾으며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공동체성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소통과 관련되어 있으며 소통은 상대방과의 협력적 기반을 매개하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은 일단 한번 생성되면 개인이 배타적으로 소유할 수 없는 공공재의 성격을 가짐으로써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가치 제고를 위해서 필수적 요소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가치의 혼란으로 벗어날 수 있는 방안 중의 하나가 사회적 자본일 수 있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가 신뢰, 소통, 협력을 기반으로 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고도로 발달된 신자유주의가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사회적 자본의 확충은 우리 시대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기회로 또 다른 가치와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김경호 가평군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