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회
최영회 의정부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장
무더운 여름이 다가왔다. 즐거운 여름, 바다로 갈까? 계곡으로 갈까? 신나는 물놀이를 즐길 시원한 강과 바다를 찾아갈 생각에 육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그러나 요즘 '생존수영'이라는 단어가 TV나 신문, 인터넷 등 대중매체를 통해 유행처럼 거론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단어는 매우 긍정적이고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오지만, '생존'이라는 용어에는 즐거운 물놀이도 매우 큰 위험이 잠재돼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실제 2014년~2016년 6~9월 물놀이로 인한 사망사고 현황을 보면 매년 30명(총 95명) 안팎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 원인은 수영 미숙(32명)이 가장 많았고, 안전 부주의(21명), 음주 수영, 높은 파도, 튜브 등 기구 전복이 뒤를 이었다.

더욱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물놀이 사고 장소다. 지난해 국민안전처가 공개한 장소별 사망자 수를 보면 위험해 보이는 해수욕장·계곡·유원지(4건)보다 유속의 흐름이 완만한 하천·강(19건)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오히려 높은 파도나 급류가 없어서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은 하천·강 물놀이에서 사망사고가 유난히 많은 것은 왜일까? 필자는 안전요원, 감시자의 유·무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수난구호와 관련된 안전요원이 상시, 비상시로 근무하고 있는 장소, 즉 해수욕장이나 공공 유원지에서는 사고가 빈발하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의 안전의식에 그 원인이 있다. 아직까지 남에 의해 강제돼야만, 남이 시켜야만 실천하는 안전, "모든 사회시스템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마련돼 있겠지"라는 안일한 서비스 안전의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천·강은 물의 깊이가 일정하지 않고 바닥의 돌, 수초 등의 상태를 알 수 없기에 특히나 위험한 데다 안전을 강제화시키는 어떠한 인적, 물적 도구가 없다. 물놀이 주의 경고 표지판이 있어도 감시자가 없다면 수영능력과 관계없이 무리한 행동을 한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하는 물놀이에는 어른들이 안전요원, 감시자가 돼야 한다. 얕은 물이라고 방심하게 되는 그곳이 가장 위험할 수 있고, 어린이의 튜브사용은 뒤집힐 때 아이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참변을 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보호자와 함께 하는 물놀이에서만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 어린이는 순간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익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초등학교 생존 수영교실', '잎새뜨기 생존수영법' 기사 자체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오지만 매우 무서운 제목이다. 어린이들이 생존수영을 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미연의 사고예방에 어른들의 세심한 안전지도가 필요하다.

/최영회 의정부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