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팔달 관리계장 임동수 (2)
임동수 수원시팔달구 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계장
내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방분권과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헌법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정치권은 벌써부터 열기가 대단하다. 지금 시기에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은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목표와 방향 즉 매니페스토(정책)를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렇다면 과거 당선자들 중 선거때 제시한 공약이행율은 몇 퍼센트에 달할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017년 전국기초단체장 공약이행평가 발표 자료에 의하면 공약이행률이 52.24%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약 완료율이 50%정도 수준에서 머무는 이유는 정치인들의 사전 준비 부족과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정책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포장한 선심성 공약 남발, 구체적인 이행방법이 결여된 포퓰리즘 공약이 아닐까 싶다. 개인간의 약속을 어기면 신의를 저버린 사람으로 인식하듯 정치인의 주민에 대한 공약 미이행은 정치 불신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니페스토가 2006년 지방선거에 도입된 후 수차례 공직선거에서 활용된 바 있어 이제는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필수용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공약 완료율이 50%에 머문 것을 보면 한국에서의 매니페스토는 선거 장식품이거나 형식만 있고 실속이 없는 속빈 강정에 불과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영국시민들은 각 정당 후보자의 공약집을 서점에서 유가로 구매해 숙독할 만큼 매니페스토가 일상화돼 있다고 한다. 또한 집권 가능성이 큰 정당의 매니페스토가 발표되는 날에는 정책 관련 산업과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일 만큼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유권자의 합리적인 사고, 그리고 공약의 진정성에 대한 깊은 신뢰가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현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매니페스토는 어떻게 이룰 것인가? 우선 입후보예정자들은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공약에 대한 고민을 지양하고 지금부터라도 삶의 현장에서 국민신문고처럼 주민제안을 받아 지방자치의 문제점 개선방안 등 정책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길 장·단기적 청사진을 제시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정당은 입후보예정자들이 마련한 정책·공약을 보고 제1순위로 공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유권자는 지역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입후보예정자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투표장에서 정책의 구체성과 실현가능성 및 소요예산 등 꼼꼼히 살펴보고 실천할 정치인에게 한 표를 던져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립적인 시민단체와 언론사는 유권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공약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향후 공약 이행 여부를 꾸준히 모니터링하여 유권자에게 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매니페스토 운동의 확립자인 로버트 필은 "겉만 번지르르한 공약은 잠시동안 유권자의 환심을 살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실패하게 마련이다. 매니페스토란 표를 얻기 위해 하는 거짓말을 응징하는 운동이다"라고 역설했다. 다가오는 지방정부 시대에 입후보예정자들의 자질·비전·공약들이 올바로 제시되고 정확히 평가받는 정책중심의 선거로 자리 매김하기 위하여 매니페스토는 지금 시작돼야 하며 2018년 이후 4년간의 지방정부 로드맵을 준비할 때도 지금이다.

/임동수 수원시팔달구 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