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수의원 사진
박용수 경기도의원(민·파주2)
쌀과 콩을 입맛대로 섞어 넣고 밥을 지으면 입맛이 좋아지고 눈이 즐겁고 씹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 예로부터 콩은 밥과 함께하면 콩밥, 삶아 으깨서 덩어리로 만들면 메주, 발효시켜 청국장 그리고 된장으로 변신한다. 그리고 한여름 콩국을 내어 국수, 얼음과 동맹을 맺어 더위를 물리치고 두부를 만들어 새로운 식감을 제공하며 콩고물로 둔갑해 인절미를 사랑으로 감싸준다. 이처럼 콩은 고대시대부터 우리 생활 속에 다양한 먹거리로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연구결과에서 콩 꼬투리가 익어갈 때의 기후가 콩 품질을 결정짓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밝혀졌다. 즉 콩 꼬투리가 익어갈 때의 평균기온이 22℃ 전후, 낮과 밤의 일교차가 11℃ 전후에서 이소플라본이라는 기능성 성분 등 질 높은 영양소가 함유된 고품질의 콩이 생산된다. 이러한 환경에 안성맞춤의 조건을 가진 경기도가 콩의 주산지로 명성을 떨칠 수 있는 이유다. 지난해 11월 3일간 70만명이 방문해 80억여원의 판매실적을 올린 파주 장단콩 축제를 보더라도 경기지역에서 생산된 콩의 우수성을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파주 장단콩 축제의 주인공인 장단콩은 콩 중의 으뜸 콩으로 꼽힌다. 여기서 장단콩은 장단지역에서 재배된 콩이란 뜻이다. 한국전쟁 전 인구 6만명 정도의 경기도 장단군이 있었는데 지금은 파주시로 편입돼 대부분 지역이 민통선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장단콩은 한국전쟁 후 자취를 감춰 그 소식을 접하기 어려웠다. 장단지역 대부분이 민통선 안에 들어있어 통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들어 통일촌 사업의 일환으로 장단지역에 마을을 조성하고 영농을 허용했으나 그때까지도 장단콩 재배는 미미한 상태였다. 1990년대 이르러 경제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장단콩을 중점 육성하게 되고 1997년부터는 파주시에서 장단콩 축제를 열었다. '신토불이'를 노래하며 그 시절 축제는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이후 장단콩은 호황을 누리게 된다. 분단의 골 깊은 상처를 보듬으며 천혜의 청정지역에서 호흡하며 자라난 장단콩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처럼 때 묻지 않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자란 콩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탄성마저 나오게 한다.

통일촌의 민간인 출입 제한은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한다. 주말과 평일 구분 없이 통일촌의 장단콩 전문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장단콩 두부, 청국장, 된장 등을 입맛과 두 손에 담아가는 것이 유행처럼 여겨진다. 장단콩이 우리나라 콩 브랜드 중에 정점의 자리에 있음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폭발적 인기에 장단콩 구하기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처럼 어렵다는 푸념 섞인 말도 들린다. 장단콩이 이름을 떨친 이유는 '장단백목'이라는 우리나라 최초 콩 보급품종의 발원지라는 점, 민간인 접근이 어렵고 최상의 품질의 콩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조건이 구비된 것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파주 장단콩축제가 오는 24~26일 임진각광장 및 평화누리 일대에서 개최된다. 파주 장단콩 판매장 운영, 파주 농특산물, 가공품 판매장 및 재래장터 운영, 장단콩 먹거리 마당 및 향토음식점 운영, 꼬마 메주 만들기 등 장단콩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의 이목구비를 즐겁게 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통해 웰빙 명품으로 전래되는 파주 장단콩의 우수성이 더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 그리고 장단콩이 파주의 명품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장단콩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민건강 증진에 소임을 다해 나가길 소망한다.

/박용수 경기도의원(민·파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