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공부하는 자녀들 '동량지재' 되길
평생교육 학습지원·인재 네트워크화 계획

옹진군은 지역발전과 주민의 정주 의욕 고취를 위해 기존의 1차 산업 위주의 경제방식을 탈피하고자 노력했다. 농수산물 가공으로 부가가치 창조, 관광산업 활성화 등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과거보다는 삶이 한결 윤택해졌다는 것에 어느 정도 만족함을 느껴왔다. 그러나 지역적 생업활동의 한계로 인한 경제적 빈곤과 교통의 불편함으로 겪어야 하는 청소년들의 교육문제는 섬에 사는 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원죄처럼 느껴지는 갈증이었다.
옹진군은 2007년 3월 9일 주민들의 오랜 숙원 해결과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해 '재단법인 옹진군 인재육성재단'(구 옹진군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2012년 2월 24일에는 도서주민자녀 대학생들이 저렴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옹진장학관을 개관했다. 장학관은 9층, 46실에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필자는 당시 장학관 현판식에서 "한 지자체의 장으로서 우리 학부모와 자녀들의 교육문제만큼은 책임지겠다"며 이들에게 경제적 안정과 용기를 북돋아 줘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재단 설립 초기에는 기본재산이 적고 금융권 이율이 매년 하락해 고등학생 및 대학생 일부에게만 장학금을 지원할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각 기관, 재향 군민 및 도서지역 주민, 그리고 공직자 직원 등 각계각층의 전폭적인 지원이 잇따랐고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설립 당시 옹진군에서 출연한 10억원을 기본재산으로 시작한 재단은 2017년 말 현재 금융재산 160억원과 부동산 36억원 등 총 196억원을 가진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갖췄고 이사회를 통해 재단개편이 결정됐다. 재단은 2017년 12월 20일 드디어 '옹진군 장학재단'에서 '옹진군 인재육성재단'으로 대외명칭을 개편하고 활동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이제 재단은 초·중·고, 대학생까지 장학금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청소년부터 성인까지의 평생교육 학습지원과 지역 인재 네트워크화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각급 학교와의 청소년연계사업, 학교 개선사업 및 프로그램 지원사업, 국제적 언어감각 향상을 위한 해외연수사업 등도 적극 추진된다.
재단은 2008년부터 2017년 말까지 1천67명의 학생에게 20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장학관은 2012년부터 2017년 말까지 333명의 학생이 이용했다.
이제 필자는 군수로서 임무가 6개월밖에 안 남았다. 재임 기간 중 마지막쯤에는 연평도 물양장을 걷고 싶다.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퍼부은 포탄이 비처럼 쏟아졌던 곳이다. 연평 주민들이 지난날의 아픔을 뒤로 한 채 물양장에 앉아 꽃게가 가득 걸려 있는 그물코를 분주히 만지고 있을 것이다. 잡아올린 꽃게를 보면서 육지에서 공부하고 있을 아들딸이 '동량지재(棟梁之材)'가 되기를 꿈꾸는 한 어머니의 미소 짓는 표정을 보고 싶다. 그날의 석양은 정말 아름다울 것이다.
/조윤길 옹진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