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과 미래교육 담론이 뜨겁다. 저마다 총론과 방향을 말한다. 그러나 실천 사례가 바탕이 된 각론은 드물다. 미래교육을 준비한다면서 테크놀로지에 집중하는 게 아닌가 하는 모습도 보인다. 기술이나 공학적 하드웨어는 필요조건일지 언정 이것만으로 미래교육이 충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미래교육,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오랫동안 몽실학교 학생 활동을 주시하였던 조윤정 박사(경기도교육연구원)는 '학습자 주도 학습의 의미와 가능성'이라는 연구물에서 미래교육의 본질을 시사했다. 핵심은 학습자 주도 학습이었다.
2018년 몽실학교는 학생이 주도하는 50개 프로젝트 활동을 진행한다. '교육의 시대'에서 '학습의 시대'로 패러다임을 전환, 명실상부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교육의 실질적 사례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에 근거한 것이다. 몽실학교 학생 주도 프로젝트 활동은 삶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학생 스스로 만들고 실행한다. 프로젝트 기획과 실행, 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의 주도권이 학생에게 부여되는 것이다. 프로젝트 활동에는 초, 중, 고 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장기적으로 지역사회 학습장을 활용한 무학년 학점제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서다. 프로젝트 활동을 위해 5~20명 정도가 한 팀을 구성한다. 팀마다 연간 60시간 내지 80시간의 활동을 수행한다.
'챌린지' 프로젝트는 중·고생들에게 창업을 경험하게 하여 도전과 기업가 정신을 키워준다. 내가 사는 마을을 제대로 알아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마을' 프로젝트는 초등 5학년 이상 학생들이 참여해 탐구, 체험, 융합의 방법으로 진행한다. 고등학생들이 사회문제를 포착해 연구하는 '더혜윰Ⅰ'과 학생들이 직접 교과 커리큘럼(Curriculum)을 짜 심층 주제를 탐구하는 '더혜윰 Ⅱ'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또 올해는 지역사회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초등 전문 과정인 '둥지' 프로젝트도 신설했다. 이 밖에 '어린이날 한마당, 플리마켓((Flea Market), 정책마켓' 등도 학생들이 주도하는 몽실학교 활동이다. 학생 주도 프로젝트 활동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몽실학교의 슬로건이다. 공동체성, 자발성, 공공성, 공익성이 여기에 담겨 있다.
잠자는 교실, 질문이 사라진 교실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많다. 그러나 현실은 대책만큼 나아질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끌어내는 방법보다 무엇을 만들어 자꾸 제공하는 데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학습자가 학습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하는 데서 답을 찾아야 한다.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즐거움이라는 말도 있지만,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것이 기쁨이라는 말도 있다. 미래사회 적합성이 더 높은 활동이 무엇일지는 분명하다. 자고 나면 달라지는 학생들이 그것을 말해준다.
/이정현 도교육청 북부청사 장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