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은 입시교육이 아니라 인성교육이다. 학교에서 사제의 정을 찾는다는 것이 요원해진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도 휴대전화 문자로 부모님과 대화하는 실정이다. 가정도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니 총체적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가정이 살아야 인성이 살고, 인성이 살아야 교육이 살며,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호소하며 단 10분의 아침 한 끼라도 식구들이 얼굴을 마주하며 먹는 '아침먹기운동'을 강조해 온 것은 이러한 총체적 사회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제시의 일환이다. 통일이나 통일교육에 앞서 소통과 통합과 같은 인성과 평화 교육이 반드시 선행돼야만 하는 이유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30일 백재현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이 대회장으로 활약한 제3회 백범상 시상자로 필자가 선정됐지만,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피스코리아는 백범 김구 선생의 통합정신을 계승하고 남북화해운동, 평화통일운동을 전개해 왔다. 최근에는 '생명을 살리는 통합인성교육원'을 출범시켜 전국 순회강연을 통해 우리 사회의 소통과 통합을 위해 필요한 인성교육 및 새로운 통일운동에 나서고 있다.
필자는 지난 1976년까지 8년간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하다 1981년 숭실대 강단을 거쳐 30여년간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한 바 있지만, 통일과는 연관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당시 평양 방문 후에 국내 수학교육과 통일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한의 수학교육은 처음부터 끝까지 암기 위주, 입시 위주다. 북한 방문길에 살펴본 북한의 수학책들과 수학 관련 연구자료들을 살펴보니 암기 위주가 아니라 수학의 원리를 근본부터 접근하고 있었다. 북한 교재들은 암기 과목이 아닌 수학의 원리를 차근차근 반영하고 있었다.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북한에 대한 편견이 봄눈처럼 녹아내렸다. 1945년 해방 직전 일제의 농단으로 북한을 소련이 점령에 버리고 광복과 더불어 'UN일반명령 1호'로 미군이 남한에 주둔하게 되면서 시작된 남북분단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축적된 북한에 대한 편견이 참 컸음을 실감했다. 교육과 통일 모두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통일은 분명 당면한 민족문제이며 출산율 저하로 인한 내수시장의 축소와 실업률 증폭 등 엄청난 국가재난을 극복하게 할 수 있는 탁월한 대안이 될 수 있으나, 교육이 바로 서야 진정한 통일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교육은 입시가 아닌 인성교육이 필요하며, 그 출발은 가족 구성원 각자에서부터 출발해야 원만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해야 진정한 통일을 맞을 수 있다.
/배종수 (사)피스코리아(구 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통합인성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