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산림조합장 최수룡
최수룡 인천산림조합장
2016년 8월 SJ산림조합상조주식회사가 자연 친화적인 장례문화 확산과 우리의 귀중한 자산인 산림을 지키기 위해 설립됐다. 장사(葬事)문화가 대부분 산림 내에서 이뤄지고 산림재해예방과 복구, 숲 가꾸기 등 산림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산림조합의 설립취지와 부합된다.

장사 관련 제도는 1961년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2001년 매장 묘지 면적을 축소하고 화장을 권장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로 전문 개정됐다. 2007년에는 자연 친화적 자연장제도 도입과 화장 증가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화장시설 확보 의무제도가 신설됐다.

이런 장사문화 변천은 매장 선호와 과도한 면적의 호화분묘 조성 등으로 산림의 잠식이 국가적 위기의식으로 대두 됐고 산림 내 묘지 확보가 한계에 이르러 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1999년 보건복지부의 '장사시설 설치를 위한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전국의 매장묘는 전 국토의 1%에 달하는 1천7㎢ 면적에 2천만기의 분묘가 차지했고 이중 800만기는 무연고 묘지다. 2015년 말 인천시 총면적이 1천48.98㎢이었으니 전국 분묘 면적의 규모를 짐작케 했다. 화장률(2016년 현재 81.2%) 증가와 1기 당 분묘면적 제한, 매장묘의 신규허가 규제, 집단묘지(공설묘지 등)의 만장, 장사문화 인식 개선으로 매장묘의 증가 추이는 둔화되고 있다. 대신 화장률 증가로 봉안시설이나 수목장림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필자가 2017년 11월에 가족수목장림을 설치 완료했다. 기존묘지 형태지만 봉분 대신 둥근 소나무와 잔디를 심고 비석도 자연석으로 만들었다. 면적은 법에서 정한 100㎡ 이하로 설치했다. 선대묘지 4기를 파묘 화장해 목재함에 담아 소나무 한그루에 고조부모, 또 한그루에 증조부모를 모셨다. 수목 한그루에 여섯 명까지 안치할 수 있어 6그루의 소나무를 심었으니 부모님과 본인, 후손까지 충분한 면적이다. 소나무를 심은 아래에는 가로 10m, 세로 3m의 여유공간도 있다.

이 곳에 가족자연장지를 설치하기 위해 산지허가 등 개발행위 허가, 군사시설 관련 협의 등 사전절차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300㎡가 넘는 기존 선대묘의 파묘지역은 조림, 산림으로 복원할 계획이어서 추가비용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산지관리를 위한 장사제도 개선방안을 제언코자 한다. 효율적 산지관리를 위한 장사제도의 핵심은 선호도 높은 수목장림 확충과 2천만기에 이르는 기존 묘지 관리 및 재활용에 있다. 가족, 종중·문중 단위 수목장림을 기존 묘역의 일부에 설치(정비)할 경우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신고사항으로 완화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잔여부지에 대한 조림비 지원 등의 획기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고려말 문신 이곡의 문집 '가정집(稼亭集)'에 "삶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게 마련이니, 이는 인간의 상리(常理)"라고 했다. 사후의 일은 죽은 자가 처리할 수 없으니, 모두 산 자의 몫이다. 사전에 가족, 종중 또는 문중단위로 수목장림을 조성하면 사후 걱정과 관리 부담이 현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파묘한 기존 묘역의 산림복원이나 유실수 재배 등으로 사유재산의 가치상승은 물론 국토의 효율적 이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산림토목사업, 나무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산림조합이 수목장림과 연계된 사업은 산림조합의 설립 취지와 부합된다. 가족 또는 종중·문중 자연장지 또는 수목장림 조성사업의 개발행위허가가 복잡하고 비용부담이 큰 점을 감안해 임목도 조사, 경사도 분석 등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개발행위, 조성(설치), 관리 단계까지 산림조합이 대행함으로써 자연친화적인 장례문화를 선도하고 효율적인 산지관리에 기여 하고자 한다.

/최수룡 인천산림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