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식-김포대교수
한광식 김포대 CIT융합학부 교수
우리나라는 급속히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국민 평균수명은 남자 79.2세, 여자는 85.5세를 넘어섰고 65세 이상은 700만명을 돌파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2015년 UN이 정한 새 연령 분류표에서는 청년이 18~65세, 중년 66~79세, 노년은 80~99세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50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됨을 고려할 때, 퇴직 및 은퇴 후에도 제2의 인생을 안정되고 보람되게 설계하자는 의미에서 생긴 '인생이모작'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일모작 중심의 정책이 추진돼왔다. 하지만 15~64세의 생산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는 40명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사회보장제도가 선진국과 비교해 열악하므로 적어도 70세까지는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즉, 앞에서 설명한 인생이모작 활성화가 우리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청년층 고용은 물론 50세 이상에 적합한 다양한 직종 개발에도 힘을 보태야 한다.

지금의 사회가 과거 산업화 사회보다 크게 달라진 점은 기대수명이 훨씬 길어졌고,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 어려워졌으며, 너무 빠르게 변하는 새로운 기술환경에의 적응이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히 재취업 교육이나 실업수당 지급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효율적인 규제 활용을 통해 일자리를 최대한 늘려야 한다.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대해서는 많은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도 너무 크다. 물론 어렵겠지만 임금격차를 줄일 방안도 뒤따라야 한다. 가급적 청년수당도 줄여나가 본인의 눈높이보다 낮은 곳이라도 취업하도록 유도하는 관련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또 하나의 우리 사회 당면과제는 모든 직종에 임금피크제를 빠르게 도입·추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임금피크제란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근로자의 고용을 최대한 보장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일정 연령이 되면 자연스럽게 은퇴해야 했다. 그러나 어찌 보면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일부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시행하는 임금피크제만으로는 우리가 안고 있는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요컨대, 지금 우리에게 당면한 고용과 복지 문제는 결코 정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국민 모두 빈부격차·저성장·고령화 등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서로 양보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고용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광식 김포대 CIT융합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