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장진 우석대 명예교수
손장진 우석대 명예교수
지금 우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남·북한 간에 국방-안보의 긴장감 속에 살고 있지만, 국민들은 안보 불감증이 심하다. 또 불황의 늪에 빠져 경제전망 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있으나, 정부와 청와대는 '경제가 안정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중소기업 상인들은 폐업하고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면서 정부의 지원을 바라고, 정부는 돈을 풀어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주장한다. 이 마당에 일본이 첨단 소재부품 수출에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한국기업을 몰아내면서 오히려 북한과의 동맹을 과시하는 상황이다.

한·미·일 동맹 관계에서 우리 외교는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의 외교력을 더욱 발휘할 때다. 북한은 남북군사합의를 깨고 미사일로 위협하면서 "남쪽은 오지랖 펴지 말고 빠지라"는 엄포를 날렸다. 일본으로부터는 부당한 경제보복을 당하고 외교적 대화가 단절된 상태다. 또 미국은 동맹이라는 명목으로 미군주둔 비용을 5배나 많게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첫째, 우리는 36년간 일본의 혹독한 강점기를 극복했다. 둘째, 6·25전쟁에서 폐허로 얼룩진 국토를 일치단결해 회복시켰다. 극심한 좌우대립의 민족감정을 극복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았던 훌륭한 경험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 온 나라가 온통 어수선하다. 국회청문회에서 '그 당시 사노맹에 가입하여 사회주의 활동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나는 지금도 사회주의자'라고 천명한 사람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법무장관으로 내세운 청와대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이 세 번째 위기가 아니길 바란다.

정부는 잘못된 정책은 속히 수정해 위기를 잘 넘겨야 한다. 현 상황이 총체적 위기인 점은 분명한데, 어찌하든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것은 재기할 자신감을 나타내는 표현일 것이다. 우리에게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손장진 우석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