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1973년 공포된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보통 3일장을 치르지만 요즘은 화장장이 부족해 이를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의 노인층 진입으로 상반기 이천시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비단 우리 시 뿐이 아니고 전국적인 현상이다. 이천시의 경우 하루 사망자가 2018년 기준 3.5명이었으나 5년 후인 2024년도엔 5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률도 87%에서 92%까지 추계되는 상황에서 지금도 화장예약에 밀려 4일장을 치르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4~5년 후에는 유족들이 피곤한 몸으로 시신을 싣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원정화장을 하여야만 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현재 경기도내 화장장은 수원(9로), 성남(15로), 용인(11로) 3곳에 있고 1천200만 경기도민 중 하루 사망자는 170명으로 집계된다. 화장로 1기가 하루 3~4구를 화장하면 하루 140구 정도인데, 여기에 해당 화장장 지자체 주민의 우선 예약으로 밀려난 3~40구의 타 지자체 시신들은 원정화장지를 찾아 5일장도 감수해야 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
지역주민의 화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화장시설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다. 삶의 한 조각인 사망으로 살아있는 사람이 고통을 받아선 안 된다. 화장시설이 완공되기까지는 4~5년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지금 시작한다 해도 한참 늦었다.
이를 위해선 시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장례식은 관혼상제 중 가장 품위있는 통과의례임에도 우리 정서상 죽음을 멀리해 후미진 산자락에서 화장을 하고 있다. 화장시설은 아름다운 의식으로 고인을 추모할 뿐 아니라 유가족을 위한 품격있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품있게 장례의식을 치르는 공간이 돼야 할 것이다.
/이종현 이천시 노인장애인과 노인장묘시설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