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갯골… 바닷물 들어와 배닿던 곳
헌책방·전국 최초 사립학교·성냥박물관
다양한 문화공간·문화재 많은 인천 명소
5년계획 문예거리 지정 대표관광지 시동

허인환 인천광역시 동구청장
허인환 인천광역시 동구청장
배다리는 인천 동구 금곡동 입구, 경인전철 다리 아래 주변 지역을 말한다. 구한말인 1800년대 말까지 이곳에는 큰 갯골이 있었고, 썰물 때면 이 갯골을 통해 지금의 배다리 입구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 1900년대 경인철도가 생기며 철로 주변을 개발할 때까지 이곳에 배가 들어 왔고, 작은 선창에 배가 닿는 다리가 있어 배다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말에 '배다리'는 '작은 배를 한 줄로 여러 척 띄워 놓고 그 위에 널판을 건너질러 깐 다리' 나 '교각을 세우지 않고 널빤지를 걸쳐 놓은 나무다리'를 말한다.

현재 배다리에는 전국 3대 헌책방 거리로 유명한 골목이 있다. 이곳에는 아벨서점을 비롯한 드라마 도깨비의 주요 배경 장소로 나왔던 한미서점 등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 개관한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 문화예술공간인 스페이스빔, 개방형 북카페 배다리안내소, 배다리전통공예상가, 실감콘텐츠 체험관 '탐' 등의 문화체험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 평일과 주말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동구는 도시재생사업과 함께 배다리 지역을 앞으로 집중적으로 활성화하고자 한다. 배다리 지역에는 인천 최초의 공립보통학교이자 인천의 3·1운동 발상지인 창영초등학교 구교사 건물과 전국 최초의 사립학교이며 근대교육의 산실인 영화초등학교 본관동 건물이 있다. 그리고 19세기 말 미국 감리교회가 보낸 여선교사들의 합숙소로 이용했던 인천기독교사회복지관 건물도 있다. 배다리 지역은 동구 근현대사의 문화·관광 중심지로서 헌책방거리와 다양한 문화공간, 근대역사 문화재가 많아 50대 이상의 인천시민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인천의 명소다.

배다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옛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인프라 구축사업을 통해 역사 문화마을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에는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냥공장이었던 조선인촌 주식회사 자리에 '배다리 성냥마을박물관'을 개관했고, 배다리 지역에 대한 스토리텔링 개발, 걷고 싶은 거리, 가로변 파사드 경관개선 사업 등의 '배다리 헌책방로의 테마거리'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자 배다리 지역을 '문화예술의 거리'로 지정하여 다채로운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는 청년 및 문화예술인 창업점포 30개소 육성을 목표로 2024년까지 총 1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상가 외관 및 내부인테리어 개선, 간판정비, 임대료 지원 등 다양한 창작활동·창업지원 정책을 실시할 예정이다. 더불어 배다리 북 카페촌 육성, 도깨비장터 활성화, 여인숙 리모델링을 통한 문화체험형 게스트하우스 조성, 동구 문화관광해설사 양성, 배다리 문화투어 등의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배다리 지역을 역사와 테마가 있는 인천의 대표적인 근대문화관광 지역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관광인프라 확충을 통한 내·외국인 관광객 을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구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 동구만큼 풍부한 역사적·문화적 가치 유산을 지닌 곳도 드물다. 100년의 역사를 품은 동구는 과거로의 여행을 즐기는 공간으로서, 공동체와 전통문화 존중, 문화예술 부흥 등 전통가치를 계승할 수 있는 문화관광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다. 관광은 지역경제에 크나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굴뚝 없는 산업'이다. 씨줄과 날줄이 정교하게 잘 엮이듯 가치 있는 동구의 근대역사문화자산에 관광인프라를 더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허인환 인천광역시 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