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학원 등 수천여곳 방역 점검 초긴장
위기속 이웃들 자발적인 봉사·성금 '감동'
구민마음 보답위해 전직원 자기소임 충실

"하여간 부평은 많아. 뭐든지 많아"라고 누군가 말했었다. 사람과 건물 모두 집약된 도시 부평을 잘 표현한 거여서 동의했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확진 환자가 추가로 나왔다.
시장 전체는 물론 학원 942곳, 종교시설 523곳, 노래연습장 419곳, 실내체육시설 201곳, PC방 117곳 등 수 많은 곳이 점검 대상에 올랐다. 공직자들은 추가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을 샅샅이 훑었다. 코로나19 상황 일선에서 보건소와 안전총괄과는 진작부터 24시간 근무를 이어갔다. 나뭇가지로 폭우를 막는 기분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긴장감과 피로가 내리붓던 때, 마음을 울리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점과 형태는 각각이었지만 공통점은 같았다. '사회적 위기 상황에 남을 위하는 마음'이 울림을 주었다는 점이다.
3월3일 정오쯤 갈산2동 행정복지센터에 50대로 보이는 주민이 찾아왔다. 그는 빨간 돼지저금통과 편지 한 통을 민원업무 책상 위에 두곤, 이름을 묻는 직원의 요청에 손사래를 치며 떠났다.
그분의 편지에는 "마스크를 직접 구입해 전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저금통이 이웃에게 도움이 될까 하고 부탁 드린다." 돼지저금통은 금액으로 따질 수 없었던 감동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른 이야기도 있다. 3월16일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에 할머니 한 분이 찾아오셨다. 아흔이 넘으신 할머니는 자녀에게서 받은 용돈 50만원과 마스크 11장을 직원에게 건네며 "자식들이 준 용돈과 마스크인데, 나는 별로 쓸 일이 없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평소에도 직접 된장을 담가 이웃에게 기부해 오신 분이다. 할머니는 "마스크를 봉투에 담아 줘야 하는데 그냥 줘서 미안해"라고 했다.
부평구에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주민들이 꽤 있다. 올해 일반회계 예산 8천903억원 중 5천686억원(63.87%)이 사회복지 분야 사업일 정도로 수혜대상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마음들은 넉넉하다. 구민들은 자신의 저금통과 마스크 한 장까지 선뜻 내놓았다. 그렇게 모인 마음이 지난 6일 기준 3억원을 웃돈다. 성금 말고도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비롯해 수고하는 보건소 직원에게 줄 간식으로 빵과 음료수가 왔고, 이웃에게 전해질 갈비탕, 직접 만든 수제 마스크, 양말, 쌍화탕까지 잇따랐다.
동네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방역 소독을 자처한 단체도 30여 개, 주민도 수백 명을 넘는다. 착한임대료에 참여한 건물주, 자원봉사에 나선 의사도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 주신 구민들께 마음으로부터 감사를 전한다.
공직사회가 그 마음에 보답할 길은 자명하다.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감염병에 대한 불안이 엄습해도 구민을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해야 한다. 부평구 전 직원은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온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에 경제적으로 신음하는 구민을 지원하는 일도 놓치지 않고 있다.
부평구는 부평e음 전자상품권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비롯해 정부·인천시와 함께 긴급재난지원금, 저소득층 한시 생활지원, 특수고용직·무급휴직자 생계비 지원, 아동돌봄 쿠폰 지급 등 여러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구민들이 꽃 피는 봄을 만끽할 수 있도록, 그리고 돼지저금통에 보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차준택 인천광역시 부평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