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시장 엄중한 책임감속 임기 절반 지나
시정 수행시 주민과의 소통 중요성 깨달아
군포형 실리콘밸리 조성 공간혁신 청사진
'시민우선, 사람중심' 다시 마음 다잡는다


한대희 군포시장1
한대희 군포시장
시장 임기의 절반이 지났다. 2년을 정신없이 보냈다. 초선 시장임을 명심하고 초심을 유지하려 노력해 왔다. 물론 시장직 수행은 녹록지 않다. 여기저기 걸림돌도 많고 변수도 많다. 곳곳에 뇌관이 깔려 있다.

그래서 모든 사업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임했다. 시정이라는 일은 밖에서 바라볼 때와는 사뭇 달랐다. 군포시민이 된 지 30년 가까이 됐으니 군포에 대해 알만큼은 안다고 자부했지만, 시장이 되니 얘기가 달라진다. 시장이라는 자리 자체가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서 매사 조심이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외교·국방·사법·경찰 등 중앙정부 업무를 제외하고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관한 웬만한 사안은 지방정부인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고 있다. 그만큼 지자체의 권한과 역할, 기능이 커진 것이다. 당연히 엄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시민들이 왜 나를 선택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시민 우선, 사람 중심'을 기치로 내건 이유다.

시정을 수행하다 보면 공약이나 구상대로 실천되는 사업도 있고, 간혹 현실에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민에 빠진다. '그대로 가야 하나, 아니면 수정해야 하나?' 대표적인 경우가 최근 군포2동 주민센터 이전 공약의 변경이다. 시장 취임 직후 공약을 검토하면서 주민 불편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그럼에도 원안대로 밀어붙여야 할지, 수정해야 할지 참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수정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그대로 추진하기보다는, 다수의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경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지자체장은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다산(茶山)은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백성을 다스릴 방도를 생각할 때, 너그럽고 엄숙하고 간결하게 규모를 정하되 시의(時宜)에 알맞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많은 비판을 받을 각오도 했다. 시민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달았다. 어쨌든 원안대로 추진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관련 지역 주민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

그래도 가장 힘들었던 건 코로나19다. 이 어려움은 현재진행형이다.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때마다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하루에 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적도 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멈출 수 없다. 주어진 권한과 역량을 총동원해 최대한 막아낼 것이다. 코로나19에 밤낮없이 대응 중인 공직자들과 적극 협조해주는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이제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년간 군포 곳곳을 훑어가며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 결과 군포 전역의 새판짜기, 다시 말해 군포 공간혁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를 토대로 임기 후반에는 군포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당정동 공업지역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이 정차하게 되는 금정역 일원을 연계시켜 군포 전역의 공간 혁신을 모색하겠다. 판교에 버금가는 군포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하고 그 영향 범위를 수도권 전체로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남은 임기 2년 내 완성할 순 없겠지만, 첫 삽을 뜬다는 심정으로 추진하겠다.

시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취임 초기 다짐한 초심이 흔들린 적도 있었다. 시정이 꼬이고 엉킬 때 특히 그랬다. 그럴 때마다 정신을 가다듬고 자세를 바로 했다. 일각에서 한대희식 시정을 '뚝심 행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의 목표는 시민이 주인 되고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군포를 만드는 것이다. 즉, 시민 우선 사람 중심이다. 아직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뚝심 있게 부단히 계속될 것이다.

노래 '이등병의 편지'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렇다. 이제 다시 초심이다. 2년 전 오늘로 되돌아가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한대희 군포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