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 뻗어 나가는 서호천은 폭이 38m가 돼 어떠한 장마에도 여유가 있는 준용하천이다. 그런데 서둔동에 위치한 농대교가 교량 폭이 좁고 높이가 낮아 수원시 하수관리과에서는 지난 1월 30일 농대교를 2m 정도 더 높이고 교량 폭을 32m로 확장했다.
그러나 농대교를 높이면서 우기 시에 육교에서 내려오는 많은 물이 서호천으로 빠져 나갈 수 있는 배수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과거에는 육교에서 흘러오는 물이 대부분 농대교를 넘어 서호천으로 빠져나갔고 일부는 서둔동 벌터지역으로 흘러갔다. 그러면서도 십여 년 전 장마때 벌터지역이 침수돼 다수의 수재민이 발생하게 되자 수원시에서는 급히 '서둔동 배수펌프장'을 설치했다.
이 정도로 수재에 취약한 지역인데 수원시에서는 농대교 확장공사를 하면서 엉뚱하게 서울농대 농장과 도로 사이에 있는 폭 4m의 수로 200m 정도에 관로를 묻고 복개했으니 앞으로 재앙을 시가 자처한 꼴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 수로는 농장 시험작물의 시험용수나 빗물이 흘러 서호천으로 빠져나가는 수리시설인데 이것을 복개해 장마철에는 9만9천여㎡의 농장 빗물이 고스란히 도로를 넘어 벌터 주택 밀집지역으로 밀려올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수 백세대가 살고 있는 반지하 빌라, 다세대주택은 모두 침수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시 하수행정의 시행착오 때문에 발생하는 인재라 하겠다.
앞으로 기상이변에 따라 국지성 폭우가 오거나 400~500㎜의 강우량이 집중적으로 내린다면 엄청나게 발생하는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는 전적으로 수원시의 귀책사유가 될 것이다.
시에서는 이런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농장 수로에 매설한 관로를 반드시 제거하고 수로를 원형대로 복구해야 한다. 농대교 좌우에 배수시설을 설치해 우기시 육교에서 내려오는 빗물이 서호천으로 빠지도록 해 주길 바란다.
/이성국 전 경기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