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항만입지 하늘·바닷길 막혀 피해 심각
연관산업 집적지 도산 직전 선제 대응 인지
군산 발빠른대응 교훈 지체없는 결정 기대

이날 중구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입지해 국내외 간 여객과 화물 운송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공항·항만산업 및 연관산업 집적지인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다른 지역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간접적인 피해가 극심하므로 선제적 대응이 긴요함을 역설했고, 지역전문가와 공항·항만의 주요기업체, 상인회 및 노조 대표들은 현장의 어려움을 여과 없이 전달함으로써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시급함을 호소했다. 지역전문가들은 중구의 주력산업인 공항·항만산업 생태계가 붕괴되면 산업복원력 상실로 우리나라 국가기간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과 지역내 연관 서비스업에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중구 측 대표들은 코로나19로 전반적인 회사경영에 위기가 오고 있으며, 대부분의 회사에서 유·무급휴직이 진행 중이고, 이런 상황이 좀 더 지속될 경우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을 토로했다. 비교적 물동량 등 안정세를 보였던 항만해운업계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작이 불러올 변수와 리스크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해 왔기에 코로나19 초기에 위기대응이 가능했을 뿐 작금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항만산업도 공항산업 보다 결코 피해가 적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 지상 조업사는 경영상 위기로 인해 유·무급 휴직을 진행 중이고,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한 기내식 생산업체는 전 직원의 80~90%가 유급휴직 중이나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이 만료된 이후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전히 세계의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혀 있는 지금 관련업계의 도산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에는 '고용위기지역 지정'의 실효성도 떨어지고 코로나19 이전의 상태로 단기간에 회복시키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이 비단 우리 '구'만이 아니라 이 나라와 전 세계까지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구는 기존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제조업 집적지와는 전혀 다른 공항산업과 항만산업 및 연관 서비스업 집적지에서 발생된 위기이며, 특히 인천공항은 지방공항 대비 국제선 비중(국제선 여객의 81.4% 점유)이 월등히 높아 인천공항의 여객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입국제한 해소가 선행돼야 하는바 여객 수 회복에 상당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디스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세계 항공수요는 2023년에나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년 전인 2018년 4월 정부는 조선업의 도산과 자동차업의 공장 폐쇄에 따라 심각한 고용위기를 겪은 군산을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당시 군산은 법령상 고용위기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관련 규정을 고쳐서라도 선제적으로 군산을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또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5월 국민생활 안정과 경제회복 지원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고, 우리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적절한 시기에 지급돼 경제회복에 큰 도움이 됐음을 목도하기도 했다. 이런 영향으로 우리나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고, -6.5%이었던 1분기 민간소비가 2분기에는 1.4%로 반등하기도 했다.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감률 및 평균 피보험자 수 감소율 등 각종 요인으로 지정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했으나,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군산을 신속하게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함으로써 경제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사례는 현재 우리 중구의 고용위기지역 지정에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고용노동부 민관합동조사단이 우리 '중구'의 지역경제 상황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를 했고 현장 의견도 충분하게 수렴했으므로 더이상 지체없이 우리 중구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기대한다.
/홍인성 인천 중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