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양대학교 김태웅 교수
김태웅 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컴퓨터의 성능향상과 함께 기상예보 분야는 시간단위 예보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하였지만, 아직 정확성에는 한계는 있다. 특히 기후변화는 일기예보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인자로 작용하고 있어 강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물관리 분야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54일이라는 역대 최장 기간동안 장마가 지속되었고 약 852㎜의 엄청난 강우가 발생하여 1973년 이후 최장기간 최대강우 장마를 기록하였다.

반면, 지난 2018년의 여름은 111년 기상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이 있었고, 2014년에서 2019년까지 전국의 장마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어 이른바 마른장마를 기록하는 등 기후변화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하여 예견되는 극한의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물관리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홍수피해를 계기로 물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물관리의 방향을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기상예측 기술을 고도화하여 예보의 오차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금년 홍수피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예보시스템의 영향도 있다. 홍수기의 정확한 기상예보는 댐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예보정확도의 3요소로 관측자료 성능, 수치예보모델 성능, 예보관 역량을 들고 있다. 국지적 집중호우 등의 기상상황 대응을 위해 기상관측망의 해상도를 높이고 기상분석 모델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기술적 노력과 더불어 기상청과 물관련 기관의 일기예보를 담당하는 전문가 간 긴밀한 업무 협조를 통해 홍수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물과 관련된 정책집행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물관리 일원화의 완성이 시급하다. 2018년 물관리 일원화 이후에도 하천관리 체계는 정책 결정과 집행이 환경부와 국토부로 이원화되어 있어 일관된 정책추진과 홍수 등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하천법을 관장하는 국토부와 소하천정비법을 관장하는 행안부, 그리고 발전용수는 산업부, 농업용수는 농림부로 하천의 규모와 용수의 용도에 따라 또다시 나뉘어져 있어 일관성있는 의사결정이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금년 장마의 홍수피해는 댐과 제방의 설계빈도의 차이 즉 홍수대응 능력 차이에 따른 제방유실에 원인도 있으나, 각 관리주체가 상이함에 따라 책임한계가 불명확하다. 따라서 빠른시일 내에 물관리 일원화를 완성하여 하천에 대한 개선된 정책집행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치수와 이수의 균형있는 정책수립을 통한 기후위기의 대응과 극복이 필요하다. 금년 홍수피해와 관련하여 댐의 홍수기 운영수위의 결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홍수와 물부족에 대응해야 하는 다목적 댐의 특성상 운영수위 결정의 딜레마는 항상 존재할 것이다. 최근 경험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의 폭우와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홍수의 방어와 대응을 목표로하는 치수계획과 대체수자원 까지 고려하여 물부족에 대응하는 이수계획 등이 균형 있고 실현 가능하며 자연과 조화될 수 있는 물관리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직결된 물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기후변화의 현상을 뉴노멀로 받아들여야겠다. 또한 기후변화에 맞는 혁신적인 물관리 정책을 마련하여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정책을 집행함으로써 올해와 같은 수해의 재발을 방지하고, 책임공방으로 낭비되는 힘을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김태웅 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