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최고 경지·희망을 상징한다
국민은 생사기로를 헤매는데
위정자들은 편가르기 권력 다툼만
국민이 주인, 섬김 정신 되찾고파

지난해는 코로나19라는 광풍이 국민들이 평생 일궈 온 희망을 빼앗아 버렸으며 살기 위해 몸부림친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국회의원을 비롯한 위정자들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의 잇속과 소속 정파를 위한 당파싸움에 골몰한 한 해였다. 지역 경제는 도탄에 빠지고 자영업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민생에는 관심 없고 정파 보존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오죽하면 고향 동무들이나 지인들은 조선시대의 굴욕적 역사를 다시 보는 듯하다 했으며 연산군과 중종 때의 사대사화, 선조와 인조 때의 사색당파의 환상이 떠오른다고 했다. 위정자들은 거리에서 회자되는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히려 국민들은 이 나라의 안위와 미래에 대하여 노심초사 밤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 위정자들은 아랑곳하질 않고 차기 정권 보존과 탈환에만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현재의 위정자들을 불신하며 선거 때의 공약처럼 국민을 주인처럼 떠받들어 달라는 주문은 고사하고 "국민에게 더 이상의 스트레스를 안 주었으면 좋겠다"는 조소 어린 소망을 호소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범죄 집단이 아닌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에 따른 여야의 공방,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하는 모습을 왜 뉴스에서 봐야 하는지 그 피로감은 말로 형언 할 수 없다고 한다. 공자는 위정자의 덕목에서 가장 으뜸은 백성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라 했는데 그 신뢰성은 추락한지 오래되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일 년 동안 코로나19에 묻혀 희망했던 모든 것들이 이유도 없이 사라져 버렸으며 내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 사이클의 고귀한 인생 속에서 누구나 보석 같은 희망 하나쯤은 가슴 깊이 간직하며 살아간다. 희망은 현재시간 안에서는 보이질 않지만 스스로가 목표를 설정하고 로드맵을 따라가게 되면 희망했던 파라다이스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희망은 태양과 같은 존재이며 온몸이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우리는 절망하지 않는다. 따라서 절망은 미래가 보이질 않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마음의 병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 나라를 통치하는 위정자들은 희망을 잃어버린 병든 국민을 치유하는 의사와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생사의 기로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내 편 네 편, 편을 가르며 권력 다툼과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며 칼춤을 추고 있는 것이 위정자들의 행태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코로나19가 몇 명 발생했고 몇 명이 사망했다는 우울한 뉴스부터 접한다. 그리고 몇 명 이상 모이면 사적모임 집합금지 대상이며 최대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문자 메시지가 연일 쏟아진다. 이제 정말 희망이 없는 것 같다. 희망은 앞날에 대한 기대이며 미래에 대한 바람이다. 신축년 올 한 해, 국민들은 국회의원을 비롯한 위정자들이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신념을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정신으로 다시 인식하고 작년에 잃어버렸던 희망을 꼭 찾고 싶은 것이다.
/정겸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