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도심속 쉼터 '남동둘레길'을 만든다
소래포구 일대의 제2코스는 즐길거리 넘쳐
가는 곳곳 스토리텔링 입혀 내년 6월 완공

인천 남동구는 자랑하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아예 '남동둘레길'을 만들기로 했다. 만수산 등 6개의 산과 공원, 하천, 무장애나눔길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33.5㎞ 길이의 도보 관광코스다. 남동둘레길의 4개 코스는 안전이 보장되고, 수평에 옆으로 걷는 자락길 위주로 선정했다. 경사가 심하지 않고 누구나 다닐 수 있는 무장애나눔길을 곳곳에 배치했다. 여기에 인위적 구조물 설치를 최대한 배제하고 친자연적 '흙길' 중심의 노선을 선정해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11.5㎞ 길이의 남동둘레길 제1코스는 천연기념물 제562호인 장수동 은행나무에서 시작한다. 수령(樹齡) 800년을 넘긴 장수동 은행나무는 높이 28.2m, 둘레 9.1m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은행나무에서 시작해 장수천을 따라 걷다 보면 양옆으로 꽃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코스 막바지에는 장아산 무장애나눔길이 있다. 2019년 교통약자의 산림 접근성을 높이고자 조성된 무장애나눔길은 산림청으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을 정도로 이용객의 만족도가 높다.
소래포구 일대를 아우르는 제2코스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제2코스 출발지는 수도권 최대의 생태공원인 소래습지생태공원이다. 광활한 습지와 소금창고, 풍차 등 이색적 풍경과 나란히 걷는 길이 일품이다. 공원을 나서면 수도권 대표 어항인 소래포구가 나온다. 최신시설로 탈바꿈한 어시장부터 제철 음식 향기가 풍기는 식당가까지 발길을 잡아끈다. 해오름광장의 여유와 소래포구 랜드마크 '새우타워'도 인상 깊다. 코스는 늘솔길공원의 편백숲 무장애길로 이어진다. 사계절 녹음을 선사하는 이곳은 완만한 경사로와 숲놀이터 등 세심한 배려로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늘솔길근린공원과 오봉근린공원을 잇는 약 6㎞ 길이의 제3코스에는 남동구 전역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청년미디어타워가 있다. 타워를 지나 듬배산부터 오봉산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우거진 숲과 친화적인 흙길로 이어져 있다. 자연과 가장 가까운 길을 걷다 보면 도심 속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제4코스는 장수동 은행나무를 시점으로 하는 또 다른 코스로, 남동구 지역 구도심인 만수동을 가로지르는 7㎞ 길이로 이뤄졌다. 이 코스에는 인천대공원의 대표적인 명소인 인천수목원이 있다. 인천수목원과 이어지는 만수산 무장애나눔길은 산림복지를 위해 최근 착공했다. 이 길은 201m 높이의 정상까지 평균 6%의 완만한 경사로 이뤄져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편안히 등반할 수 있다. 전동휠체어 충전소와 핸드레일, 점자안내판, 야간조명 등도 갖춰져 있어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의 이용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남동둘레길은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남동구는 둘레길 조성과 함께 코스별로 다양한 세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코스별로 주제를 부여해 스토리텔링을 발굴하고, 지역 대표 축제인 소래포구 축제와 연계한 걷기행사도 준비 중이다. 둘레길을 완주한 사람에게 완주인증서를 발급하는 등 참여를 높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연결하자는 취지로 둘레길 조성을 시작했지만, 거점별 관광명소와의 시너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쉼도 결국 일상을 위한 준비이기 때문이다.
/이강호 인천 남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