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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환 인천 동구청장
퀴즈로 이 글을 시작한다. '다음 중 체벌이 필요한 아이를 고르시오'. ①음식 가지고 장난을 친 아이 ②숙제를 미리 하지 않은 아이 ③부모의 말을 듣지 않은 아이 ④공공장소에서 뛰어다닌 아이. 정답은 무엇일까.

100년 전, 이 사람이 등장하기 전까지 어린이들은 애새끼, 딸년, 아들놈으로 불렸다. 이 사람은 '인격을 가진 한 사람이자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란 뜻을 담아 '어린이'라는 단어를 짓고 '잘 살려면 어린이를 위하라'고 선포하며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임을 새기는 '어린이날'을 만들었다. 이 사람은 어린이들의 영원한 벗 '방정환' 선생이다. 그가 찾아준 아동의 권리는 100년이 지난 지금, 유엔 아동권리협약에도 담겼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18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아동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세상 모든 아동이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과 보호, 발달과 참여의 권리가 담겨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안전한 곳에 살면서 교육을 받고 자유롭게 활동하며 차별과 노동, 폭력과 학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말이다. 


①음식 장난 ②숙제 안하고 ③말 안듣고 ④
공공장소에서 뛰는 아이중 누구를 체벌할까


우리 인천 동구에는 7천511명의 아동이 살고 있다. 동구는 인천에서 가장 작은 도시이고 가장 적은 아동이 살고 있지만(강화·옹진군 제외) 아동이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키워주는 도시이기도 하다.

동구는 2018년 8월8일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Child Friendly Cities) 인증을 받은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다. 아동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살피고 아동의 참여를 통해 살기좋은 동구를 함께 만들기 위한 조례를 만들어 3년째 11개 부서에서 103개의 동구 특화형 아동친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최초 아동의견 소통채널을 온라인(나도 한마디!)과 오프라인(파랑새 우체통)으로 운영하고 QR코드를 활용한 동구형 아동권리 워크북과 영상을 개발해 동구의 초·중·고교 아동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통해 우리 아이들을 민주시민으로 키워가고 있다.

동구는 아동들이 코로나19와 일상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어린이 안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주변 CCTV 설치를 확대하고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해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과 아동을 위한 안심보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 스마트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교통과 소방시설 안전교육을 지원하며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도록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는 마스크를, 어린이집과 경로당에는 공기청정기를 지원해 생존과 안전의 보호권리를 지키고 있다.

동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스마트한 돌봄으로 아동이 행복한 동구를 만들기 위해 AI 로봇을 활용한 지역돌봄 시스템을 마련하고 관계기관과 전문가와 함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통합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동구의 똑똑한 아동친화 정책들은 올해 인천 스마트도시 사업 공모에 선정되는 성과로 이어져 아동이 직접 가상현실을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스마트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올해부터 민법상 징계권 폐지… 정답은 없다
아이들이 살기좋은 세상 만들기 지렛대 역할


이제 퀴즈의 정답을 알려드리겠다. 정답은 '없다'. 올해부터 민법상 징계권이 폐지돼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아이를 체벌할 수 없다. 이 퀴즈는 '모든 아이들이 웃을 수 있도록 아이들의 권리를 존중하자'는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의 캠페인이다. 아동의 권리를 지키고 존중하는 아동친화도시 동구도 이 캠페인에 함께 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로 잘 알려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아동의 발달을 위한 최고의 지원으로 '자신의 힘에 대한 확신'을 키워줄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힘'을 믿는 아동은 용기 있는 어른으로 자라나 자신의 힘으로 고난과 시련에 맞설 수 있다고 했다. 아동기 없는 성인은 없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세상과 긍정적으로 관계 맺으며 힘껏 자라날 수 있도록 사회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인천에서 가장 작은 도시 동구. 작은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지렛대처럼 아동친화도시 동구는 도시와 국경을 넘어 모든 나라의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허인환 인천 동구청장